Only don't know; immediate Satori!
단지불회(但知不會), 시즉견성(是卽見性)!
'Satori Generation'이란 말이 있습니다. 사토리 제너레이션? 득도(得道) 세대? 깨달은 세대? 그것도 꽤 젊은 세대를 지칭하는 말이라니 정녕 이 지구촌에 '만인 붓다'의 시대가 이미 도래?
영어로 굳은 말 'satori'는 깨달음[悟]이란 뜻. 인터넷 영어사전 'dictionary.com'은 '사토리'를 이렇게 정의하고 있네요: "the state of sudden indescribable intuitive enlightenment." 말로는 형언키 어려운 직관적 깨달음의 상태. 짧게는 그저 'sudden enlightenment'라 했으니 문자 그대로 돈오(頓悟, 홀연 깨달음)의 경지를 나타냅니다.
'Satori Generation'이라. 과연 어떤 부류의 세대를 가리키는 말인가? 만물백과 위키피디어 사전을 들춰봅니다. 제법 긴 해설이 나오는데 요약하자면, 자본주의 사회의 무한경쟁/적자생존 등을 무시하고 마치 득도(得道)한 불자(佛子)처럼 세상을 초월(?)해 사는 21세기 일본의 젊은 세대를 가리킨다네요. 다른 사람들 눈치 보지 않고 다만 개인의 실존적 행복에 자족하며 소박하게 사는 세대. 좋은 의미론 득도한 세대, 그러나 대한민국에선 할 수 없이 이것저것 다 포기한 'N포세대'로 정의되기도 한다네요.
Only don't know; immediate Satori!
단지불회(但知不會), 시즉견성(是卽見性)!
마치 세상을 달관한 듯 달너머 구름가듯 사는 세대. 21세기를 사는 일본의 젊은 세대들이 이미 구가하는 득도의 삶. 자의든 타의든, 어쨌거나 지금/여기[Here & Now] 지속되는 삶의 질은 꽤 그럴싸 해보입니다. 애써 일류 대학에 매달리지 않고, 부러 힘든 정규직은 피해가며 당분간 살다 갈 듯 아르바이트로 풋풋하게 일하며 즐깁니다. 비싼 취미나 사치성 여행 등은 아예 엄두도 내지 않고 혼밥/혼술에 만족하며 연애/결혼/출산 등은 과감히 포기하기도 합니다.
요컨대, 과거/현재/미래의 어디에 방점을 찍겠느냐는 떡 장수 보살의 질문을 이미 다 알아버린 세대. 굳이 금강경을 수지독송하며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主
而生其心)을 명심할 필요도 없는 세대. 저절로 집착이 끊기는데, '응당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라'는 말에도 걸림이 없는 세대. 이미 득도해 '사토리'를 얻었는데 머물고 말고 할 것도 없이 그저 탁 트인 마음일 뿐!
'3포'니 '5포'니 '7포'니 결국 갈 데까지 다 가보자는 'N포'가 모두 부질없다는 것. 연애/결혼/출산/집/경력/희망/취미/인간관계 등등 모두 포기한 게 아니라, 그저 다 내려 놓았다는 실존적 행복추구 세대. 말이 쉽지 그게 그렇게 마음 편하게 접수되는 삶의 방식은 아닐 터. 그런 젊은 세대를 은근히 부러워 하면서도 끝내 스스로는 내려 놓지 못하는 기성세대들은 부러 쯧쯧 혀를 차보지만 다만 언감생심(焉敢生心)이어라?
Only don't know; immediate Satori!
단지불회(但知不會), 시즉견성(是卽見性)!
혹시, 만에 하나, 그렇게 유유(悠悠)/자족(自足)하는 '사토리 제너레이션'을 닮고 싶다면 여기에 한 비결을 힌트합니다. 만사를 "몰라! 괜찮아!"로 대하는 겁니다. Don't know! OK! 몰라! 괜찮아! 돈~노우! 오우케~이! 줄여서, DK, OK! 그저 모를 뿐. 그리고, 다 괜찮을 뿐! 그렇게, 가볍게, 온전하게, 다 내려 놓는 겁니다. 득도는 다 모른다 할 때, 갑자기, 홀연![suddenly] 다가오더라?.
서구 눈 파란 지성들을 대거 눈 푸른 납자(衲子)들로 이끈 조선 땅의 선객 숭산(崇山) 조사는 늘 한마디, "오직 모를 뿐!"으로 '사토리'를 끌어내지 않았던가.
21세기 지구촌의 당당한(?) 무리, 바로 그 'Satori Generation'을 닮는 첩경은 바로 "Only Don't know!" 오직 모를 뿐! 그리고, 다 괜찮을 뿐! 덜 먹고 덜 싸면 다 될 일! 어찌 애써 어려운 삶을 영위하랴.
득도 세대를 본받아 '영(靈)이 가난한 삶'을 꾸리고자 하는 어진 이들이여. 기억하시라, "DK면 OK!"란 것을. 고려 보조국사(普照國師) 지눌이 "수심결(修心訣)"에서 "오직 모르면 즉시 견성!"이라는 목우자(牧牛子)의 지혜를 일찌기 전한 바 있거니와, '사토리 세대'가 이끄는 삶의 지혜 또한 "DK, OK!"로 귀결되고 있음을 2018 무술년(戊戌年) 정초 음력설 덕담으로 전합니다. 자나깨나, 오매일여(寤寐一如), “Only Don’t Know; It’s OK!” 몰라, 괜찮아! 그저 “DK, OK!” Don’t Know; OK! 디~케이, 오~케이. 몰라, 괜찮아.
Shalom!
<
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영어서원 백운재 대표]>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