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는 내재된 기본가치가 없는 자산에 투자하기에 버블이고, 폰지 사기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한 투기라고 보는 시각도 있고, 혁신적인 기술적 가치를 가진 신사업이라고 보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투자 대상이라고 여기기도 한다.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화폐는 최근 몇 년간 급격한 시세의 급등으로 인해 투자나 투기의 대상으로만 비춰지기도 하지만, 개발자가 애초에 의도했던 것처럼 거래 청산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아마존, 홈디포, 마이크로소프트, 엑스피디어 등을 포함한 10만개 이상의 업체들이 이미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받고 있다. 가상화폐는 암호화되어 보안이 용이하고, 금융거래 중간에 참여해서 수수료를 받아가는 은행, 카드회사 등이 필요없어지게 되고, 화폐를 인쇄하지 않아도 되어 금융거래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게 해준다.

■소득

흔히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고 한다. 미 연방세법 61조에서 소득을 정의하고 있는데, 세법에서 따로 규정해서 면제를 해주는 대상이 아니라면 모두 소득에 포함된다라고 되어있다. 따라서 가상화폐를 통한 이익이 과세대상인지를 따지는 것은 사실 무의미하다.

가상화폐를 통한 이익이 과세나 보고의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떤 정부의 통제도 받지 않는 암호화된 전자화폐를 컴퓨터나 스마트 폰을 통해 익명으로 거래하는 만큼 거래내용이나 소득이 발생하는 시점 등을 추적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과세를 피해갈 수 있다고 믿는 것일 뿐이다. 가상화폐에서 얻게되는 이익의 성격을 세법상 어떻게 규정할 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소득에 포함하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물건을 판매한 대금이나 서비스를 제공한 대가를 달러화가 아닌 가상화폐로 받게되더라도 소득에 포함해서 보고를 해야 한다. 이때에는 미국 달러로 환산한 금액을 사용하게되는데 가상화폐를 지급받은 날짜의 시세로 계산하게 된다. 급여를 가상화폐로 지급 받는다면, 그에 대한 사회보장세, 소득세 등도 달러로 지급받는 급여와 마찬가지로 원천공제를 하게된다. 또 흔히 말하는 채굴(Mining)이라는 과정을 통해 가상화폐를 얻게되면 채굴된 날짜의 시세로 소득에 포함해야 한다. 1099폼을 발행하는 것 등 기타 세법상의 신고의무도 달러화로 거래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세금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는 가상화폐를 화폐로 보느냐 아니면 자산으로 보느냐가 중요하다. IRS에서 발표한 Notice 2014-21에서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를 통한 이익은 과세 대상이 된다고 명확히 했다. 그리고 이어서 과세목적으로는 가상화폐는 화폐라기보다는 자산으로 간주한다고 했다. 즉, 거래이익이 발생했을 때 외환거래 등에서 얻은 환차익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산거래에서 얻은 자본이득(Capital Gain)으로 본다는 것이다.

달러화 결제시와 달리 가상화페로 지급결제를 하게되면 그 순간 거래이익이나 손실이 추가로 발생하게 된다. 예를 들어보자. 1월1일에 1비트코인이 5백달러 일때 구입했다고 가정하자. 2월1일에 1천달러짜리 스마트폰을 1비트코인을 지불하고 아마존에서 샀다면, 물건값 지불과 동시에 5백달러의 자본이득이 생긴 것이 된다. 이 5백달러의 자본이득에 대해서 세금을 내야한다. 이렇게 가상화폐는 거래나 사용을 하게되면 매번 이득이나 손실이 발생된다.이렇게 본의 아니게 발생하는 이득 또는 손실 등을 세금보고에 반영하려면 가상화폐를 구입하거나 양도 받은 날짜와 그날의 시세, 매각하거나 양도해준 날짜와 그날의 시세 등 가상화폐를 거래한 기록뿐만 아니라 사용기록을 평소에 정확히 해두어야 한다.

딜러가 아닌 일반적인 투자자로 분류된다면 보유한 가상화폐를 거래했을 때 자본이득이나 손실이 발생한다. 일년이상 보유한 자산에 대한 자본이득에 대해서는 일반세율이 아닌 자본이득세율 (Capital Gain Tax Rate)이 적용되는데, 일반세율보다 낮은 15% 나 20%의 세율을 적용받게 되어 세금을 적게내는 장점이 있다. 1년이하 보유한 가상화폐를 거래하면 그보다 높은 일반세율이 적용된다.

반면에 자본손실이 있게 되면, 상쇄할 만한 자본이득이 없다면 매년 3천불까지만 일반소득과 상쇄되고 나머지 금액은 다음해로 이월된다. 즉, 손실을 적용하는데 제약이 있어서 큰 손실이 나게되면 손실을 모두 당해년도에 사용할 수 없게 된다.

■ 해외금융계좌 신고 의무

가상화폐를 거래하기 위해서 미국내 거래소뿐만 아니라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인들의 경우 한국에 아직 대부분의 경제적 기반을 두고 있는 경우 종합적인 재산관리를 하기 위해 한국에서 가상화폐를 거래하기도 한다. 이렇듯 해외에서 자산을 운영하는 것이 더 간편하고 편리해서 일 수도 있고, 나라마다 다른 가격에 거래되는 가상화폐의 가격 차이를 이용해 이득을 올리기 위해서 일 수도 있다. 소위 김치프레미엄이라해서 한국의 가상화폐 가격이 국제시세보다 많을 때는 20-30% 정도 높을 때도 있어 이 차이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다만 외국인은 한국의 여러가지 인증절차 등의 불편함으로 인해 쉽게 한국거래소를 이용하지는 못 하고 있다.

가상화폐 지갑(Wallet)을 한국 등 해외거래소 등을 통해 보유하고 있다면 해외금융자산 신고의 의무도 발생할 수 있다. 아직 가상화폐의 해외금융계좌 신고에 대해서 IRS에서 공식적이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단 한번 지난 2014년에 IRS의 고위인사가 IRS에서는 비트코인을 FBAR 보고 의무에 포함시킬 생각이 없다는 개인적인 의견을 낸 적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2014년에만 해당된다고 못 박아서 얘기했다.

최근 IRS의 해외금융계좌 보고에 관련된 의무조항을 확대 적용하려는 태도, 가상화폐와 유사한 게임머니에 관련된 법원판결을 가지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면 보고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 2014년에만 해당된다는 비공식적인 IRS고위인사의 의견을 바탕으로 계속 보고를 하지 않는 것은 사실 많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의도적이지 않은 미보고에도 1만달러의 벌금이 부과 될 수 있고, 의도적이라고 간주되면 계좌금액의 50%나 10만달러까지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어서, 이런 많은 금액의 벌금을 물게될 수 있는 리스크를 피하려면 신고를 하는 것이 좋다. 특히 가상화폐 거래를 통한 이익이 있음에도 해외금융계좌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 의도적이라고 볼 여지가 많다.

보통 해외에서 부동산, 금 등의 자산을 직접 개인적으로 보관 관리 하고 있다면 이런 자산들은 해외금융계좌 보고의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이런 자산들이 금융계좌를 통해서 관리된다면 보고의 대상이 된다. 마찬가지로 가상화폐를 거래소의 계좌인 지갑(Wallet)을 통해 관리한다면 보고의 대상으로 보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가상화폐는 블록체인(Block Chain)이라는 기술에 의존하는데, 이 블록체인 기술자체가 공공 장부 (Public Ledger)기능을 하는 것이라서 더더군다나 금융계좌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법원 판례를 살펴보자. 미국 정부 대 홈 (U.S. v. Hom) 2014년 법원 판결 케이스에서 보면 FirePay, PokerStars, PartyPoker와 같은 온라인 도박계좌를 해외에 보유하고 있었으나 해외금융계좌 신고를 하지 않은 납세자에게 2006년 3개 계좌 미보고와 2007년 1개 계좌 미보고에 대해서 총 4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납세자는 항소를 했고, 2016년 항소법원에서는 PokerStar와 PartyPoker를 IRS에서 금융계좌로 취급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IRS의 손을 들어주었다. 또 항소법원은 온라인 도박에 이용되는 계좌들이 신고 되어야 할 금융계좌의 범위에 포함되는지를 정의했다. 법원 판결에 따르면 금융기관에서 관리되는 계좌이면 모두 보고의 대상이 된다고 했다. 이점을 판단하기위해 금융기관을 정의 했는데, 은행, 사금융기관(Private Bank), 라이선스 받은 송금기관, 또는 돈을 전달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 등으로 상당히 광범위하게 정의 했다. 따라서 가상화폐거래소도 그 범주에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이런 법원 케이스로 미뤄볼 때 가상화폐계좌도 같은 방식으로 취급될 여지가 상당히 많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최근 IRS의 가상화폐거래에 대한 과세 노력

현재 IRS에서는 가상화폐거래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IRS는 미국의 납세자들이 탈세할 가능성이 있는 방법을 관찰하는 것이 의무라는 입장이다. 제 3자 등을 통해서 손쉽게 검증이 되는 일반적인 금융거래와 달리 가상화폐거래는 검증이 힘든만큼 더 자세히 살피려고 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1월30일에는 미 연방법원에서 IRS에게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Coinbase, Inc.)에 2013년부터 2015년사이의 고객들의 거래정보를 요청하는 소완장을 보내는 것을 허가 했다. 과거 비밀주의로 유명했던 스위스 은행들이 결국에는 미국정부에 미국인들의 금융거래 내용을 제공하게 된 것 처럼, 코인베이스를 비롯한 가상화폐 거래소들 역시 멀리 않은 미래에는 IRS에 고객정보를 보고하게 될 것이다.

<[도움말 주신 분] 마틴 박 공인회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