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체조연맹의 의사였던 래리 나사르는 정말 악마다 싶을 정도로 흉악한 인간이다. 미시간주립대학(MSU)과 체조연맹의 의사생활을 하면서 적어도 20년 넘게 260명 이상의 어린 소녀들을 무수히 성폭행을 해온 죄로 그는 최고 175년의 형기를 선고 받았다.
로즈매리 아퀼라나 미시간 순회법원 판사는 그에게 성폭행을 당한 모든 피해 여성들에게 발언권을 주어 그의 흉악한 범죄가 자기들에게 끼친 악영향에 대해 설명하게 했다. 상당수는 자살을 생각해보았을 정도로 그 범죄의 후유증은 심각하다.
올림픽 체조 선수들로 금메달 등 메달 수상자들 다수도 포함된 피해자들의 진술은 끔찍한 내용들이다. 평행봉, 철봉 등의 갖가지 체조기계들로 연습하는 어린 여학생들이 허리 등 여러 신체부위에 부상을 당해 통증을 호소하고 치료를 받고자 하는 것은 쉽사리 상상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나사르는 자기에게 오는 어린 환자들의 아픈 곳을 주물러 통증을 완화해준다고 하면서 그들의 치부에 손을 넣어 폭행하기를 일삼아왔다는 것이니 정말 인간말종이란 표현이 꼭 들어맞는다.
그러나 의사인데다가 대학교수, 그에 더해 올림픽팀의 의사라는 이력 때문에 어린 학생들만 아니라 부모들도 안심하고 아이들을 그에게 맡겼을 것이고 보면 그 주변 사람들이 그 자의 흉물스러운 소행을 알았거나 짐작하면서도 수수방관하여 그의 범죄행각이 몇 십년 계속된 것이라니까 안타깝기 짝이 없다. 심지어는 피해자의 부모도 자기 딸 이야기를 믿지 않았던 사례도 있었다.
예를 들면 26세 된 어느 여인은 나사르의 이웃인데 여섯살 때 나사르 집에 갔다가 이상한 일을 당하기 시작했지만 12세가 되어서야 부모에게 그 사실을 알렸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부모가 처음에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았었다는 것이 그의 참담한 비애를 배가 시켰을 것이다. 또 나사르는 부모가 진료실 한 곁에 서 있는데도 진료대에 누워있는 딸에게 성폭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사르가 오랫동안 어린 소녀들에게 흉물스러운 짓을 할 수 있었던 배후에는 진작 그의 소행에 대해 알았으면서도 무슨 연유 때문인지 손을 쓰지 않은 MSU 체육과 당국자들과 미국 체조연맹 당국자들의 무관심이 있어 조사 대상이 될 것이다. MSU 총장이 사직을 했을 뿐 아니라 미시간 주검찰청이 특별검사를 임명했다.
MSU의 체조 코치에게 어떤 여자가 나사르의 추행에 대한 보고를 한 것이 1997년이었고 다른 체육 교육자들에게도 여러 차례 보고했지만 2016년에 가서야 그가 체포된 것은 MSU에서 진작 조사에 착수했다면 수많은 피해자들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참 안타깝다. 어떤 아버지는 세 딸이 나사르의 피해자들로서 법정에서 증언하던 중 “일분간 저 악마와의 시간을 달라”면서 피고석에 달려가 그를 공격하려다가 저지당하기도 했다.
나사르가 2016년 법망에 걸린 원인으로는 쓰레기통에 버린 아동음란물이 있다. 그 때문에 연방법원에서 유죄를 자인했고 40년의 연방형기도 받은 바 있다.
성범죄자들의 행각에는 적극적인 또는 간접적 방조자들이 꼭 있게 마련이다. 몇 년 전 펜 스테이트 대학의 미식축구 부코치가 어린 소년들에게 성폭행을 오랫동안 상습적으로 해오던 것을 양심적인 직원이 발견한 결과 유죄판결을 받았던 사건도 유명 코치와 대학 고위층들이 알면서도 묵과했기 때문임이 드러났다. 그리고 얼마전 사망한 보스턴 가톨릭 교구의 주교는 자기 휘하의 신부가 어린 남아들에게 성폭행하는 것을 알면서도 그 신부를 다른 교회들로 배속하며 그의 범죄가 오랫동안 계속되어 왔던 것이 보스턴 글로브지의 탐사 보도로 폭로돼 주교직에서 물러난 사례도 있다.
나사르의 흉악한 행각을 맹비난하는 어떤 컬럼니스트는 또한 어린 자녀들을 체조나 아이스스케이팅 등 특기로 입신양명 시키려는 부모들의 욕망이 그들의 눈을 어둡게 하여 비극을 자초하는 일이 없는가를 살펴보도록 촉구한다. 그러면서 중세기에 소년들의 아름다운 노래 소리가 커져도 변하지 않도록 거세시키는데 앞장섰던 부모들도 있었음을 상기시킨다. 나사르 사건의 교훈은 무엇인가? 첫째 아동들에 대한 성범죄는 주로 면식범들의 소행일 수 있기 때문에 학교 선생, 가족 주치의, 심지어는 친척이나 친구라도 믿을 수 없다. 둘째 아이들의 말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셋째 아이들에게 남이 만져서는 안되는 신체부위에 대한 설명과 아울러 “이것은 우리끼리의 비밀이니까 아빠나 엄마에게도 말하지 말라”는 못된 어른의 꼬임에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를 준다. 넷째 집에 외설물을 들이지 말라.
정말로 아이들을 학교 보내거나 체조 등 과외를 시키는 것도 위험할 수 있는 무서운 세상이 되었다.
<변호사 MD, VA 301-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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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선우 변호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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