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은 노화가 아닌 질병이다
나이가 들어감과 함께 우리 몸에서도 여기 저기 아픈 곳이 하나 둘씩 늘어간다. 그래서인지 많은 이들이 ‘통증’을 ‘노화’의 자연스런 일부라 여기며 적극적인 치료를 하려 하기 보다 그대로 방치하곤 한다.
하지만 분명하게 알아야 할 것은 통증이 노화의 과정이 아니라 질병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통증이 노화가 아닌 질병이라면 우리는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통증이 결코 자연스런 현상이 아닌, 나의 잘못된 습관이나 사고로 인해 발생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다시 말해, 통증은 예방할 수 있고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지 우리가 어쩔 수 없이 겪을 수 밖에 없고 견뎌내야만 하는 그런 자연스런 노화의 한 과정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이가 젊든 많든 우리는 통증이 없는 삶을 살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
노화가 아닌 질병 으로서의 퇴행성 관절염
여러가지 통증 중에서도 특히나 노인들에게 흔한… 그래서 마치 노화과정의 대명사처럼 잘못 알려진 것 중 하나가 바로 퇴행성 관절염이다. 관절염이란 기본적으로 뼈의 관절면을 감싸고 있는 관절 연골이 마모되어 연골 밑의 뼈가 노출되고, 그로 인해 관절 주변의 활액막에 염증이 생겨서 통증과 변형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연골이 마모되는 원인으로는 유전적인 소인, 관절에 생긴 외상, 염증으로 인한 연골 손상 등 다양한 요인이 있는데, 이 중에서도 퇴행성 관절염이란 오랜 세월동안 계속해서 관절을 사용함으로서 일어나는마모가 주 원인이 되는 관절염을 지칭한다. 물론, 나이가 들면 아무래도 사용량이 많아지니 퇴행성 관절염의 발생 빈도가 높아질 수는 있겠지만, 비만이나 반복되는 심한 운동으로 인해 무릎 근육에 가해지는 하중이 증가하면 젊은 나이에도 퇴행성 관절염은 발생한다. 또 적절한 운동과 의학적 관리를 병행해 온 노인에게는 통증을 동반한 퇴생성 관절염이 나타나지 않는다.
한의학에서 바라보는 퇴행성 관절염의 원인
한의학에서는 이 퇴행성 관절염을 막혀서 소통이 되지 않아 생기는 병증인 비증(痺證)의 범주에 포함한다. 일반적으로 날씨병(천기병)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관절염이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계를 보여 저온, 고습, 저기압성 환경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기온이 내려가면서 활동량이 줄어들면 혈액순환이 잘 안 되고, 추위에 움츠리고 경직된 관절주변의 근육과 인대는 뻣뻣하게 굳는다. 이렇게 굳어버린 근육과 인대가 무릎에 가해지는 체중을 제대로 받쳐줄 수가 없을 때 통증이 악화되는데 이를 한의학에서는 풍, 한, 습의 침범으로 인해 기혈이 엉켜 통증이 유발되고, 막혀서 부족해진 관절 내 진액이 관절을 약화시키는 병이라 설명했다.
퇴행성 관절염의 한의학적 치료원리
보통 이러한 증상의 치료를 할때 침과 뜸 등으로 기혈순환을 도와 통증을 다스리며 모자란 진액을 보충하는 약재를 사용해 치료를 돕게끔 하는데, 그 목적은 더이상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현대의학에서의 단순한 보전적인 치료개념을 넘어선다. 이는 모자란 진액이 보충되고 무릎관절을 지탱하는 근육과 인대가 강화되면 무릎 관절은 우리 몸의 체중을 충분히 지탱할 수 있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염증과 통증이 사라지며 관절 본연의 기능을 다시 수행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는 말처럼 연골이 없으면 그 주변 조직을 더욱 강화시켜 ‘관절로서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한의학 치료의 주 목적이 된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나이와는 상관없이 누구나 통증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통증을 병이 아닌 노화로 인식하면 생기는 문제
문제는 중장년층이 관절염이 생기면 ‘나이가 들면 아픈 것이 당연하다’라는 생각에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고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잦고, 젊은 사람들이 관절염이 생기면 또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나아지겠거니’라는 생각으로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치는 대부분의 경우 무릎관절의 손상을 가속화 한다. 통증으로 인해 기초 동작이 불편해지면 활동성이 둔화되고, 또 많은 경우 쉬면 나을 거라 생각해 의식적으로 아픈 부위의 움직임을 제한하게 되는데 문제는 이것이 ‘기혈의 순환’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체중을 받쳐줘야 할 무릎 주변의 근육과 인대가 약해지면 오히려 연골의 마모는 가속화 되는 것이다.
만약 초기에 치료하였다면 짧은 시간에 간단히 치료할 수 있을 상황이 부지불식간에 치료불가의 상태로까지 악화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관절염이 의심된다면 반드시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필수이다. 관절에 탈이 났을 때 방치하지 않고 전문 한의사와 상담 후 치료에 임한다면 이는 단순히 통증에서 회복되는 것 이상의 활기찬 삶을 돌려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문의 (703)942-8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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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윤 <예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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