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드, 영화 속 ‘머스탱 390GT’, 재해석한 모델 ‘블릿’ 내세워, GM은 ‘가장 빠른 차’ 명성 잇는
▶ 755마력 ‘코르벳 ZR1 첫 공개, 현대·기아차 벨로스터·K3 신차, 벤츠 등 유럽은 ‘개성’으로 승부
46년만에 완전 변경을 거친 최고급 SUV 메르세데스 벤츠 ‘G클래스’.
완전변경 모델인 FCA의 대형 픽업 ‘램’.
고성능 브랜드 ‘N’을 부착한 현대차 벨로스터N.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외관의 인피니티 ‘Q인스퍼레이션’.
68년 영화 ‘블릿(Bullitt)’에 쓰인 ‘머스탱390GT’을 재해석한 신형 머스탱.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에서 지난 13일 개막한 세계 4대 모터쇼인 ‘2018 북미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가 28일까지 이어진다.
새해 첫 모터쇼인 만큼, 올 한해 자동차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다.
주요 글로벌 브랜드들은 지난해 이어 여전히 인기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중심으로 올해 북미시장을 공략할 신차를 선보였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미국을 공략할 벨로스터 시리즈와 K3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홈그라운드인 미국 브랜드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반영이라도 하듯이 과거 자동차 강국의 명성이 담긴 머슬카(근육질의 출력 높은 자동차)나 픽업트럭(짐칸에 덮개가 없는 소형 트럭)을 앞세우며 미국만의 특색을 과시했다.
■ 유럽 일본 한국 ‘개성 있는 차’로 미 시장 노크
2018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주요 업체들은 북미시장이 SUV 중심으로 재편된 상황을 고려해, SUV 위주로 신차를 내놨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46년 만에 풀 체인지를 거친 최고급 SUV ‘G클래스’를, BMW는 쿠페 형태의 SUV ‘X2’를, 혼다 고급브랜드 아큐라는 RDX의 3세대 프로토타입(시제품) 등을 최초 공개했다.
G클래스는 전면 디자인은 1세대 모델을 그대로 계승했지만, ▲4.0ℓ V8 트윈터보 엔진 채택 ▲상시 사륜 구동 ▲실내 디자인 변경 등의 변화를 줬다. 디터 체체 벤츠 회장은 “지프 랭글러와 포르쉐 911, 포드 머스탱처럼 전통을 지켜나가는 디자인적 개성을 고수했다”고 말했다.
모터쇼답게 고성능ㆍ고출력 자동차인 ‘슈퍼카’도 주목을 받았다. BMW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i8 쿠페를 공개했다. 최고 시속이 249㎞에 달하고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2초, 369마력 등 강력한 성능을 갖췄다. 포르쉐는 제로백 2.9초를 자랑하는 911 터보 S 익스클루시브를 전면에 내세웠고, 페라리는 2018년형 GTC 4 루쏘를, 람보르기니는 최신형 우라칸, 혼다는 F1 기술을 집약한 아큐라 NSX를 전시했다.
현대ㆍ기아차는 각각 벨로스터와 K3(미국명 포르테)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벨로스터는 7년 만에 풀 체인지로, 미국시장이 글로벌 누적판매량의 51.9%를 차지한다. 1세대 모델보다 쿠페 느낌이 한층 강해졌으며 주행성능이 개선됐다. 특히 고성능 브랜드 ‘N’을 부착한 벨로스터N도 미국 시장에 선보였다. 2.0 터보 엔진에서 최고 275마력을 뽑아낸다.
앨버트 비어만 현대차 사장은 “N은 현대차가 모터스포츠를 바탕으로 얻은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완성한 고성능 신차로, 현대차 역사의 새로운 장을 미국 시장에서 열 것”이라고 말했다.
■ 미국 빅3 픽업트럭 머슬카 앞세워 “시장 넘보지마”
미국 ‘빅3’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FCA)는 “시장을 빼앗길 수 없다”는 SUV, 고성능차, 픽업트럭 등을 앞세워 부활하는 미국 경제에 발맞춘 미국적 자동차를 뽐냈다.
포드는 한정판 머스탱 ‘블릿’을 내세웠다. 배우이자 레이서였던 스티브 맥퀸이 1968년 출연한 영화 ‘블릿(Bullitt)’에 쓰인 ‘머스탱390GT’을 재해석한 모델이다. 맥퀸의 손녀 몰리가 차량과 함께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5.0ℓ V8엔진과 475마력을 자랑하며 영화 블릿의 유전자를 계승한다는 의미에서 출연 차량과 같은 하이랜드 그린 색을 썼다.
GM 역시 쉐보레 브랜드의 2019년형 ‘코르벳 ZR1’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65년 코르벳 역사상 가장 빠른 차’란 부제 그대로, 최고출력 755마력과 최대토크 96.5㎏ㆍm의 강력한 힘을 자랑한다.
2014년 크라이슬러를 합병해 탄생한 FCA는 크라이슬러 닷지 브랜드인 2018년형 ‘닷지 챌린저 SRT’를 공개했다. 최대 707마력의 6.2ℓ V8 엔진을 장착해 “가속 반응이 마치 우주로켓 같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빅3는 또 약속이나 한 듯 모두 신형 픽업트럭을 출시했다.
포드는 2011년 미국시장에서 단종시킨 픽업트럭 ‘레인저’를, GM은 쉐보레의 대형 픽업인 실버라도와 GMC의 중형 픽업 캐년을, FCA는 대형 픽업 ‘램 1500’을 각각 선보였다. FCA는 지프 브랜드의 중형 SUV ‘체로키’부분변경 모델과 랭글러 풀 체인지 버전도 내놨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업체들이 픽업트럭 신차에 주력하는 것은 승용차에 비해 판매이익이 3배 가량 높기 때문”이라며 “친환경차 경쟁보다 당장 수익원을 외국업체에 내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콘셉트카는 미니멀리즘이 대세
미래 지향적인 세계 가전 박람회 ‘CES 2018’에 이어 열린 모터쇼이어서인지, 미래형 콘셉트카는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디자인을 추구하며 극단적인 미니멀리즘을 추구하기는 경향이 눈에 띄었다. BMW X7 i퍼포먼스 콘셉트카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사용해 배기구를 없앴고, 차문 손잡이도 찾아볼 수 없었다. 스웨덴 전기 트럭업체 아이라이드의 ‘티포드’는 자율주행 기술 채택으로 아예 운전대가 없앴다.
닛산의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의 ‘Q인스퍼레이션’은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외관이 돋보였으며, 닛산 ‘크로스모션’은 운전자의 뇌 신호를 해석하는 차세대 인텔리전트 모빌리티 기술을 탑재하기도 했다. 크리스티안 뫼니에 인피니티 글로벌 총괄 부사장은 “첨단기술 적용으로 운전자에게 더욱 많은 자유를 줄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차량 디자인도 여기에 맞춰 간결하게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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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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