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해는 참으로 특별한 해였다. 세상을 내가 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우리 모두는 천부적인 선의를 가지고 있고 인간의 관계는 서로의 그 천부적인 선의를 인정하고 존경함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 나의 신념이었다. 일년내내 가슴속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무슬림국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여행금지 명령에 가족이 찢어져 추방당한다는 뉴스. DACA 프로그램이 연장되지 않아 이땅이 제나라로 알고 살아온 나라에서 추방당해야 하는 위협속에 놓인 사람들. 백인우월주의자 KKK의 폭력적인 시위를 반대 하는 시민의 시위가 대통령에게서 KKK와 같은 폭력 집단으로 취급받는 노스캐롤라이나 주민들... 등등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는 발언으로 중동사회를 분노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지만. 국제법상 어느 나라의 소유도 아닌 도시이다. 이스라엘이 주장해 왔지만 그들의 무기를 사용한 불법적인 점령이기에 유엔을 비롯해 어느나라도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전세계가 인정하는 이스라엘의 수도는 텔아비브이다.

예루살렘은 3개의 유일신 종교,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성지이다. 알라와 야웨가 다른 신이든 유일신이든 예루살렘은 이 두 유일신의 성지이다. 예루살렘의 3천년 역사동안 유대인이 지배했던 기간은 550년뿐이었고 기독교가 400년, 무슬림이 무려 1200년이나 통치했다.
예루살렘에 유대인의 성전이 남아 있는 것은 서쪽 벽뿐이다.. 헤롯왕 때의 제2의 성전의 유일하게 남은 벽이다. 이를 통곡의 벽이라 부른다.

일년내내 가슴속에서 흐르던 슬픔이 연말에 들어와 통곡으로 변했다. 마치 예루살렘의 통곡의 벽이 내 마음에 옮겨진듯이. 사방을 둘러 보아도 벽이다. 사람들은 더 이상 진실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하지 않고 지식은 휴대폰에서 꺼내면 되고 길을 모르면 GPS를 따라 가면 되고 인간 관계는 SNS에서 처럼 일방통행이어도 된다.

나는 무엇을 잃어버렸기에 이토록 통곡을 하는가? 우리 공동의 집이 허물어 지고 있는데 정부는 그것이 거짓말이라고 하고 오히려 더 허물어 뜨리고 있기에?. 우리가 멸종 위기로 죽어가는 동식물의 신음소리를 듣지 못하고 허물어지는 생태계를 보지 못하기에? 아니 불편하기에 조금만 주의를 주면 듣고 볼 수 있지만, 없는 척 아닌척 하고 사는데 익숙해 있기에?

우리의 모든 행동에는 탄소발자욱이 붙어 있고 파괴적인 행동일 때는 탄소발자욱이 몇배로 더 커서 환경적 충격으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후변화의의 진행을 가속화 시킨다.

그가 거짓말을 할 때마다, 동정심이 거세된 행정명령을 발표할 때마다, 그로 인해 사회가 혼란해 지고 테러의 빈도수가 높아 질때마다 우리 공동의 집은 허물어져 가기 때문에 나는 통곡하는가?

나는 무엇 때문에 통곡을 하나? 그 통곡은 결국 나의 동물적인 종족 보존 의식과 연결된 본능이다. 내가 이세상에 없어도 나를 품고서 살아갈 나의 미래세대들, 그들에게 내가 아는 지구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지 못할 수도 있다 두려움. 온화하고 분명한 사계절, 계절마다의 아름다움과 새들의 노래와 바다의 싱싱한 고기들 산짐승들의 울음소리 그 당연하던 자연을 우리들의 손주들은 즐기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 자연의 다양성과 아름다움이 아름다움 자체뿐만이 아닌 우리의 생존기반인 것을 바보같이 이제야 알게 되었다. 그러나 사방이 벽이다.

알베르트 까뮈의 “모든 벽은 문이다”라는 말에서 그 답을 찾아본다. “그 문은 나가는 문이다. 현실에서 도망가는 문도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삶을 방해하는 것들과의 두터운 싸움이다. 위대한 생각은 비둘기처럼 내려온다. 귀를 기울여 듣는다면 들릴 것이다. 그 생각은 우리의 나라와 우리의 마음에 안개처럼 피어날 것이다. 그 미세한 날개짓은 우리의 삶과 희망을 부드럽게 자극한다. 어떤 사람은 이 희망이 나라에 머물것이라 하고 어떤 사람은 이 희망이 개인속에 살 것이라고 한다.”

새해 아침에는 이세상에서 가장 고요한 곳으로 갈 것이다. 그리고 비둘기의 미세한 날개짓으로 내려오는 위대한 생각에 귀를 기울이자. 그것이 희망으로 내게 머물하고 이 나라에 머물게 하자. 나를 비롯한 수백만의 개인이 일상의 선택과 결과로 얻어진 지혜를 영양소로 삼고 늘 위협받는 진실을 위하여 싸우는 나만의 기쁨으로 근육을 키우는 전사,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두터운 벽과 싸우는 전사가 되어야 한다.

<김은영 기후변화 전문가 워싱턴 D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