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풋볼 유일한 전승팀 UCF,‘내셔널 챔피언 등극’선언
▶ 내셔널 타이틀전 나서는 두 팀을 모두 꺾은 어번에 승리
이번 시즌 대학풋볼 내셔널 챔피언십게임이 오는 8일 애틀랜타 머세디즈-벤츠 스테디엄에서 앨라배마와 조지아, 두 SEC(사우스이스턴 컨퍼런스) 팀간의 대결로 펼쳐진다. 이 경기의 승자가 자타공인의 내셔널 챔피언으로 등극하게 된다.
그런데 시즌 그랜드 피날레를 장식하는 경기를 앞두고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건이 펼쳐지고 있다. 센트럴 플로리다(UCF-University of Central Florida)라는 대학이 “우리가 진정한 내셔널 챔피언”이라고 주장하며 홈구장에 내셔널 챔피언 배너를 걸고 오는 7일 월드 디즈니월드에서 내셔널 챔피언 등극을 자축하는 가두 퍼레이드까지 가질 것이라고 발표한 것이다. 엄연히 플레이오프 제도를 통해 결정되는 내셔널 타이틀이 따로 있으니 인정받을 가능성이 전혀 없는데도 불구, 왜 정규시즌 최종랭킹이 12위에 불과했던 UCF가 이처럼 난데없이 “내가 진짜 챔피언”이라는 주장을 들고 나선 것일까.
언뜻 들으면 황당한 주장처럼 들리지만 UCF의 논리를 살펴보면 완전히 말도 안 되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UCF는 올 시즌을 13승무패로 마친 이번 대학풋볼 시즌 유일무이한 전승팀이다. 한 경기도 지지 않은 팀은 전국에서 UCF뿐이다. 내셔널 챔피언십게임에 나서는 앨라배마와 조지아도 모두 1패씩을 안고 있다.
물론 아무리 전승팀이라고 해도 약한 팀 위주로 짜여진 스케줄을 소화했다면 전승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힘들다. UCF가 정규시즌을 12전 전승으로 마치고도 플레이오프 랭킹이 12위에 불과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군소리그인 아메리칸 애슬레틱 컨퍼런스 소속으로 전국적 강호와 싸울 기회가 없었던 팀이기에 그들의 전승기록에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고 아예 플레이오프 후보로 거론조차 되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런데 그 팀이 지난 1일 펼쳐진 피치보울 경기에서 전국랭킹 7위 어번(10승4패)을 34-27로 꺾고 13전 전승으로 시즌을 마감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유일한 무패의 전승팀이라는 무기에 전국 최강팀 중 하나인 어번을 꺾었다는 ‘트로피’가 추가되면서 UCF도 충분히 챔피언 자격이 있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UCF가 마지막으로 꺾은 어번은 이번 대학풋볼 시즌 내셔널 챔피언십게임에 나서는 앨라배마와 조지아를 모두 꺾은 유일한 팀이라는 것이 이번 논란의 하일라이트다. SEC 서부지구에 속한 어번은 지난해 11월11일 홈에서 당시 전국랭킹 1위였던 조지아를 40-17이라는 충격적인 스코어로 대파한 데 이어 11월25일에는 당시 전국랭킹 1위였던 앨라배마를 26-14로 제압하는 기염을 토했다. 같은 시즌에 서로 다른 1위 팀을 두 번이나 꺾는 진기록을 세운 어번은 당시 이미 2패를 안고 있었음에도 전국랭킹 2위까지 상승했고 많은 전문가들은 어번을 전국 최강팀을 꼽았다.
하지만 그런 어번은 조지아와 리매치로 펼쳐진 SEC 챔피언십게임에서 완패하며 랭킹 7위까지 떨어져 플레이오프 진출이 무산됐고 대신 SEC 챔피언십게임에 나가지도 못한 앨라배마가 어부지리로 플레이오프에 나서 디펜딩 챔피언 클렘슨을 완파하고 결승까지 올랐다. 또 조지아는 역대급 난타전 끝에 오클라호마를 꺾고 앨라배마와 타이틀을 놓고 충돌하게 됐다.
결국 이번 결승전에 나서는 앨라배마(12승1패)와 조지아(13승1패)가 기록한 2패는 모두 어번이 안겨줬는데 UCF는 그 어번을 꺾고 유일무이한 전승팀이 된 것이다. “올 시즌 (진짜) 챔피언은 우리”라는 주장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UCF는 피치보울 승리 이후 학교 공식 트위터에 ‘2017 내셔널 챔피언’이라는 로고를 올리고 학교차원에서 내셔널 챔피언을 클레임하겠다고 선언했다. 심지어는 코칭스태프에게 내셔널 챔피언십 우승에 따른 보너스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사실 과거에도 대학풋볼은 투표 주제가 누구냐에 따라 챔피언이 다른 경우가 있었기에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도 UCF가 내셔널 챔피언으로 널리 인정받지는 못하겠지만 최소한 UCF 입장에서 보면 2017년 시즌은 풋볼팀이 역사상 첫 내셔널 챔피언으로 등극한 시즌으로 기록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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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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