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리버 크루즈 여행 3
▶ 배 안에 머물며 이틀간 모스크바 관광
강변 개발붐이 일어 콘도, 아파트 등 높은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위). 생활수준이 높아졌다. 모스크바 강가의 요트들(오른쪽 위). 이것이 오늘의 모스크바 상가이다(오른쪽 아래).
-11세기에 지은 크레믈린
크루즈를 타면서 6일을 거쳐 나는 러시아의 도시로서는 작기는 하지만 각각 다른 맛이 나는 5곳에 내려서 러시아의 또 다른 모습을 즐겼다. 이제 크루즈 배는 모스크바에 들어서고 있다. 강변에 낚싯대를 내리며 지나가는 우리에 손짓에 화합을 하는 낚시 족이 있는가하면 생활수준이 높아졌는지 요트 족도 꽤나 많아 보인다. 그리고 강 양편으로 고층 건물을 짓는 크레인들이 눈에 띤다. 배는 거의 점심때가 되어서 선착장에 도착했다. 그러니 모스크바에서 2일간 관광이라 할지라도 오늘 반나절과 내일 하루 관광인 셈이다.
그래서 부지런을 떨어 첫날 오후는 크레믈린(Kremlin)과 붉은 광장을 찾는 것으로 시작했다. 7년 만에 다시 찾는 크레믈린으로 가는 길이 꽤나 사람들로 넘쳐 났다. 그리고 광장에 870 이란 숫자가 적힌 형형 색의 커다란 깃발들이 나부끼고 있었다. 주위에서 사람들이 크레믈린 탄생 870주년이라는데 정확히 어떤 것인지 잘 모르겠으나 내 생각으로는 아마도 12세기 크레믈린 성체를 완성하는 무렵에 모스크바 공국의 어떤 역사적인 기념의 870주년이 아닌가 싶다.
사실 크레믈린이란 성체라는 뜻으로 러시아에 여러 곳에 몇 개의 크레믈린이 있지만 보통 크레믈린 하면 모스크바의 크레믈린으로 통한다. 11세기부터 나무 목체로 지은 크레믈린으로 시작되어 12세기에 총 길이 2.2킬로, 20개의 문을 가진 성체가 지어졌고 그리고 1271년 모스크바 공국의 다닐 네프스키가 오늘날의 성체의 모습으로 완성했다.
바리톤 가수 샤리핑. 1930년대 일본 수상이 맹장수술을 했다. 방귀를 꾸어야 수술이 성공했다는 것인데 소식이 없어 온 국민이 초조했다. 그날 샤리핑이 호텔에서 호텔보이의 일생 소원이라며 자기 노래를 듣기 원해서 호텔 방에서 호텔보이 한 명을 위한 노래를 선사했다. 그 순간 수상이 방귀를 꾸었다. 다음날 톱 뉴스는? 샤리핑 노래 선사이었다(왼쪽). 후르시초프 묘(가운데). 깨어진 종.
-성모 승천성당
크레믈린 관광이라 하면 언제나 크레믈린 안에 있는 무기 제작소, 지금의 푸틴 대통령이 근무하는 정부청사, 7년 전에 왔을 때에 당시 현지 가이드가 다시 러시아에 오면 보기 싫은 이 건물은 없어질 것이라고 장담했던 흐루시초프가 지은 흉물스러운 공산당 대회장이 그대로 남아있는 이곳들을 지나서 들어서는 곳이 성당 건물들이다.
다시 성모승천성당을 보았다. 로마노프 왕가가 수도를 세인트 피터스버그로 옮겨도 짜르 황제 대관식만은 이곳에서 거행했다. 역시 다시 보아도 압권이다. 나는 러시아 수호신 미카엘 천사장을 모신 대천사 사원에서 초기 황제 및 대공, 귀족들의 묘역을 끝으로 이 성당들의 구경을 끝내고, 몽고를 물리친 이반 대제에게 헌정한 종탑을 보며 이곳에서 나왔다.
그리고 한 번도 써 보지도 못한 무식하게(?) 큰 대포, 깨어진 종이 전시된 광장을 거닐었다. 그런데 누구인가가 보도에서 차도로 발 한 발자국을 내렸나 싶더니 젊은 군인들이 달려와서 빨리 보도로 올라가라고 야단을 친다. 바라보니 푸틴이 근무하는 청사로 가는 길이었다. 많이 자유화된 러시아를 일주일이나 보았건만 아직도 공산주의 나라라는 인식이 남았는지 기분이 좋지 않아서 나는 곧바로 붉은 광장으로 나왔다
-왜 붉은 광장인가
러시아 사람들은 붉은 색을 아름다운 색으로 받아들인다. 붉은 광장은 큰 국가 행사 때에 러시아 군의 첨단무기와 군인들의 사열 때문에 붉은 광장하면 무력의 표현으로 보여 지지만 러시아 인들은 붉은 광장은 아름다운 광장이다. 크레믈린 궁벽 쪽으로 레닌의 묘 등 전직 서기장(국가 원수) 묘역이 있지만 그래도 몽고군을 물리친 이반 3세를 기리는 그 유명한 바실리 성당 등은 참으로 몇 번 보아도 아름답다.
꽤나 오래 이곳을 거닐다가 바로 옆에 있는 굼 백화점에 들어가서 긴 줄을 서며 기다리다가 그 북은 광장 방문 기념행사가 되어버린 아이스크림 콘 하나를 먹고 배로 돌아 왔다. 저녁을 먹고 밤에 그 유명하다는 지하철을 타기도 하고 구경도 해야 했으니 말이다.
배에서 저녁을 먹고 다시 배에서 나와 모스크바의 야경을 즐기며 지하철 관광을 했다. 지하철은 역시 소문대로 깊숙이 아마도 수백 미터나 내려가야 했고, 그리고 역 청사는 소문대로 잘 만들어져 있었다. 이것 역시 스탈린의 작품이다. 그리고 역과 벽 천장에 조각그림으로 유명하다고 많이 들어 왔었다. 화려한 미술작품 전시실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눈여겨보니 공산당의 선전 특히 지하철 준공 당시에 필요했던 집단농장, 산업화 선전과 우크라이나를 합병하면서 합병의 당위성을 선전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제 지하철 타고 있는 러시아 손님들은 이미 보아 온 터라 그 전시 그림보다 열차 안에 붙어 있는 상업광고, 은행 융자 광고 같은 실생활 광고에 관심이 있을 뿐인 듯했다
그 유명한 바실리 성당(왼쪽, 앞에 있는 동상은 성당의 주인공 이반 3세)과 크레믈린 궁 안 성모 승천 성당. 지하철 벽화는 공산당 선전그림이다. 산업화와 집단농장화 된 스탈린 시절 트랙터 운전수가 인기였다(오른쪽).
-공산당 대회장, 레닌 묘, 전차
다음날이자 마지막 날이다. 내일이면 러시아를 떠난다는 말이다. 7년 전 왔을 때에 다음에 오면 3가지는 못 볼 것이라 했다. 그것이 바로 크레믈린 안에 공산당 대회장, 레닌 묘, 그리고 전차이었다. 그 중 정말 없어진 것은 전차뿐이다.
하지만 그래서인지 도로 소통이 좀 나아진 것 같다. 그리고 아쉽기도 하고 러시아다운 정말 없어질 것 같지 않은 것이 없어진 것은 거리의 꽃 장사, 책장사이었다.
“책은 안 읽고 공연히 히쭉히쭉 웃는 골빈 자본주의 놈들! 책 좀 읽어 봐라” 하면서 세계의 마돈나 열풍에서 오직 공연 티켓이 매진되지 않은 모스크바의 사람들이었지만 이제는 그런 사람들이 더 있을 것 같지 않다. 나는 이런 새로운 사람들과 섞여서 많이 걸어 다녔다.
그리고 그 중에 가장 인상이 깊었던 곳이 노보데비치(Novodevichy) 사원과 그 옆에 있는 유명인사 묘역이었다. 본래 이 수도원은 이름을 남긴 유명 성직자들 그리고 귀족들의 묘역이다. 그런데 장소가 꽉 차서 그 옆으로 늘려나간 곳이 이제는 더 유명하다. 이곳에는 장군, 문학인, 음악인, 과학자들도 있고 정치인도 많다. 나는 흐루시초프, 옐친 대통령 묘를 비롯하여 수많은 유명 인사들의 묘를 보면서 러시아에는 참으로 존경할만한 그리고 인류 역사에 길이 남길 인사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러시아의 힘은 어디서 나올까
이번 러시아 여행에서 내가 던진 스스로의 질문에 답을 찾으려 했다. 나의 질문은 어찌 러시아가 나폴레옹 군대를 물리칠 수 있었을까? 무슨 힘으로 히틀러 군대를 이길 수 있었을까? 그리고 20세기의 역사는 민주주의와 사회주의 양축의 대결이었다. 그런데 러시아 민주주의 서방 세계라기보다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와 대결했던 한 축이었다. 그런데 사실 러시아는 인구가 약 1억 1천만명이다. 미국은 고사하고 1억 2천만명의 일본보다도 작다. 일인당 국민소득은 1만 불이 조금 넘어 한국보다도 훨씬 못하다. 이러한 러시아가 무슨 힘으로 한 축을 이룰 수 있었을까? 나는 그들의 삶의 가치에 대한 신념, 사상, 철학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원천은 문학이다, 책이란 말이다. 내가 문학 사랑을 하는데서 생긴 편견일까?
더하여 내가 러시아를 사랑하기 시작해서일까? 내가 보는 러시아의 미래는 밝다, 라는 생각이 아주 뚜렷하게 들었다. 왜? 사실 우리가 무심히 넘기며 오해하고 있는 것이 있다. 공산주의, 마르크스주의, 사회주의, 자본주의라는 단어는 사상과 철학, 경제학으로 존재한다. 그러나 민주주의란 단어를 잘못 인식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사상이 아니고 정부의 경영 통치 제도이다 그리고 반대, 대칭 말은 공산당 통치 제도이다. 공산당 통치 제도가 민주주의 통치제도에 완전하게 패했다. 그래서 러시아는 바닥으로 떨어졌던 공산당 통치제도에서 이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그래서 밝은 미래로 가고 있다는 말이다.
러시아 기행의 마지막 밤이다, 나는 민속무용 관람으로 보네면서 혼자 미소를 지으며 이런 생각을 했다.
‘여러 나라 여행 중 다시 오고 싶다는 마음을 스페인에서 느꼈었는데 이제 하나가 더 늘었네. 정말 러시아도 한 번 더 와 보아야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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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묵<문인, 맥클린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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