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회담을 계기로 우리에게 치욕의 역사 한 페이지가 또 기록됐다. 한중 두 정상의 이번 회담은 완연한 갑과 을의 국제 망신극의 모델 케이스였다. 문 대통령의 방문에 공항에 마중 나온 중국 관리는 차관보급이었다. 통상 국제적 국빈 영접 관례는 최하가 차관급이다.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처럼 차관보급이 나와 영접하는 경우는 들어본 일이 없다. 지극히 무례한 의전이었다.
리커창 국무총리와의 오찬회동도 난징 일제 양민 학살사건 추도식에 간다는 이유로 취소되었다. 리커창 총리는 추도식에 간 것이 아니고 북경에 머물러 있었음이 나중에 밝혀졌다. 중국 측 일정 취소로 열 끼나 비공식 식사를 해야 했다. 공식만찬은 단 2번이었다. 왕위 외교부장이 문 대통령과 나란히 서서 악수하며 어깨를 툭툭 치는 장면이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을 수행했던 우리나라 기자들이 중국측 경호원들에게 집단 뭇매를 맞고 중상을 입었다. 중국정부는 이 폭행사건에 대해 사과 한마디도 거절하고 있다. 바로 지난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의 대표적 상징인 ‘자금성’ 내실을 숙소로 제공하고 전 각료들이 총동원돼 만찬을 베풀고 갖가지 공연을 선보이며 아양을 떨던 그들이다. 문 대통령의 중국 방문 현장은 전세계가 목격하고 있었다. 중국의 체질은 강자 앞에 아부 굴복하고 약자에게는 잔인한 습성이 있다.
중국과 근접한 지역은 모두 소유권 분쟁이 일어난다. 2차대전 이후 러시아와 우수리강 유역 영유권 분쟁을 빚어왔고, 한반도와 접해 있는 백두산 일대와 간도 땅도 모구 삼켜버렸다. 서남쪽으로 카시미르 분쟁도 계속되고 있다. 티베트는 바로 얼마전 수도 라싸에 진격하여 저항하는 시민 수천명을 학살하고 아예 병탄해 버렸다. 베트남과의 파라셀 군도 소유권 전쟁에서 패퇴했고, 외몽고를 흡수했다. 일본과의 센카쿠 열도(중국명 다오위다오, 한국명 조어도) 분쟁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상한선 없는 중국의 탐욕으로 국제적 분쟁은 멈출 날이 없다.
탐욕에 비해 중국은 한반도 전쟁에서 이긴 적이 없다. 몽고에 패하여 3백여년 간 지배당하고 청일전쟁에서도 일본에 참패해 수난을 당했다. 영국과의 아편전쟁에서도 패했고 프랑스, 포르투갈에게도 저 홍콩, 마카오를 내주고 상하이의 조계를 헌납했다. 그러면서도 한국 등 약소민족에겐 저주를 받을 만큼 잔인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중국 방문에서 당한 수모를 지켜보며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청나라 태종 홍타이치에게 우리의 인조 임금이 당한 남한산성 앞 삼고구궤 삼전도 치욕을 떠올릴 것이다. 조선의 항복을 받은 청나라는 인조 임금의 두 아들을 비롯하여 남녀 55만명을 끌고 가 노예로 만들었다. 구한말에 와서는 고종 황제가 저들에게 고분고분하지 않자 그의 아버지 흥선 대원군 이하응을 납치, 배에 태워 산동성 부근으로 끌고 가 3년 동안이나 유폐시키고 온갖 고초를 겪게 하기도 했다.
원래 중국은 생명존중이니, 인권존중이니 그런 개념 자체가 없는 나라다. 얼마전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 수만명의 사상자를 낸 천안문 사건이 떠오른다. 노자, 장자, 공자, 맹자 등의 고매한 인본주의 사상은 오히려 공산독재의 철퇴를 맞았다. 그들에겐 모든 인간이 왕권이나 독재권력을 누리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중국어에는 ‘하느님’이라는 단어가 없다. 기껏해야 황제보다 한층 높다는 ‘상제’라는 단어가 있을 뿐이다. 저들은 만리장성을 대위업이라고 내세우지만 그 장성은 권력보호를 위한 수단일 뿐이었다. 장성 구축을 위해 수백만 백성이 배고픔과 혹사에 목숨을 잃었다.
모택동은 “모든 권력은 총구로부터 나온다”고 버릇처럼 외쳐왔다. 전쟁원리도 ‘인해전술’이 기본이다. 날아오는 모든 총알을 사람 목숨으로 때우자는 인간백정의 전략이다. 6.25 사변 때 중공군의 개입이 없었다면 우리는 통일이 됐을 지도 모른다. 중국의 조선에 대한 만행은 필설로 열거하기 조차 어려울 지경이다.
한반도 분단을 계기로 강국이 되었다고해서 우리 대통령에게까지 참담한 수모를 안기다니 시퍼런 세계역사 앞에 저절로 탄식과 함께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도대체 문재인 정부는 중국의 흉계를 파악도 안해봤나. 그들의 본질을 그렇게도 몰랐던가. 순진하게도 미국 등 동맹국가의 밀도를 벗어던진 3불정책을 덥석 물고 접근하다 수모만 당했다. 동행했던 대규모 경제인들과 빈손으로 돌아오다니 이 무슨 외교적 낭패인가. 시진핑 주석과 회담 후 공동선언이 없는 해괴한 모양새는 뭐고 양측 발표내용이 조목마다 엇박자를 드러낸 변태는 뭔가. 우리 외교부의 능력이 이것 밖에 안되나. 모든 외교의 기본 수칙인 사전조율은 아예 없었던가. 완전 해결됐다고 큰 소리 치던 사드 문제를 트집 잡아 쐐기를 박자는 거다.
문 정부는 리커창 총리와의 두 차례 회담과 충칭 시장과의 오찬회동을 내세워 국민 눈가림에 급급하고 있다. 국빈으로 중국에 간 것이 아니고 중국 총리와 정치 유망주 만나러 갔었단 말인가. 이쯤되면 문 대통령의 비중은 어떻게 되고 우리나라 이낙연 총리의 위상은 또 어찌되는 건가. 우리나라 외교라인의 무지무능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이상 외무장관은 물론 주요 국가로 내보낸 무경험 대사들까지 모두 재검토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헛스윙 외교가 앞으로 어떤 파국을 더 몰고 올지 크게 걱정된다. (571)326-6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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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용 자유광장 회장 페어팩스,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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