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 스토크전서 시즌 7호골…3경기 연속골 폭발
▶ 시즌 3호 도움도…4골에 관여하며 5-1 대승 이끌어
손흥민이 3경기 연속으로 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AP]
말 그대로 ‘손세이셔널(Son-sational)’이었다.
손흥민(토트넘)의 발끝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지난 9일 영국 런던 웸블리스테디엄에서 펼쳐진 스토크시티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6라운드 홈경기에서 토트넘의 왼쪽 윙어로 선발 출장한 손흥민은 전반 날카로운 크로스로 선제골이 된 상대 자책골을 이끌어낸 데 이어 후반엔 결승골을 터뜨리고 마무리 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팀의 4골에 직접 관여하는 실로 독보적인 맹활약을 펼쳤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신들린 활약 속에 5-1로 압승을 거두고 정규리그 4경기 무승행진을 끝냈다. 올 시즌 처음으로 3경기 연속 득점행진을 이어간 손흥민은 시즌 7골(정규리그 4호)과 3어시스트(정규리그 1호)를 기록했다.
공식 통계엔 1골 1어시스트로 잡혔으나 실제론 토트넘의 5골 중 4골이 손흥민의 발끝을 거쳐 나왔다. 특히 전반 초반 토트넘의 주 공격수인 해리 케인과 델리 알리가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며 팀플레이가 살아나지 못했을 때 손흥민은 혼자서 펄펄 날며 군계일학의 모습을 보였다.
전반 12분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다 오른발 슈팅으로 팀의 첫 유효슈팅을 기록한 손흥민은 이어 21분 왼쪽 측면에서 수비수를 순간적으로 따돌리고 예리한 왼발 크로스를 날렸는데 이 볼은 상대 수비수 커트 주마가 필사적으로 뻗은 발에 맞고 살짝 굴절된 뒤 골문 앞에서 또 다른 수비수 라이언 쇼크로스의 가슴에 맞고 스토크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 토트넘의 선제골로 연결됐다. 그때까지 흐름이 그다지 좋지 않았던 토트넘으로선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해준 골이었다.
그리고 손흥민의 질주는 그때부터가 본격 시작이었다. 전반 25분엔 자기 진영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상대 코너킥을 헤딩으로 가로챈 뒤 거의 50야드를 맹렬 질주, 날카로운 오른발 슛으로 상대 골키퍼의 세이브를 이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반대쪽에서 뛰어 들어가던 크리스천 에릭센을 보지 못한 것이 ‘옥에 티’였지만 필드의 절반 이상을 폭풍 질주해 위협적인 슈팅까지 연결시킨 모습은 가슴을 후련하게 해준 장면이었다.
손흥민의 원맨쇼는 계속 이어졌다. 전반 31분엔 왼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수를 계속 농락하며 3연속 코너킥을 이끌어냈고 34분엔 정교한 크로스로 케인에게 결정적인 헤딩찬스를 제공했다. 35분엔 중앙에서 상대 수비수 사이로 빠지는 킬 패스로 케인에게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결정적인 단독찬스를 만들어줬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실수하는 법이 거의 없던 케인의 슈팅이 빗나가면서 완벽한 어시스트를 놓쳤다.
손흥민의 활약은 후반에도 이어졌고 후반 7분엔 승리를 알리는 골을 터뜨렸다. 미드필드에서 역습 찬스를 잡자 손흥민은 전광석화처럼 왼쪽에서 중앙 수비 뒤쪽으로 파고들었고 때맞춰 찔러준 델리 알리의 절묘한 스루패스를 받아 깔끔하게 오른발로 마무리해 2-0을 만들었다. 이 골이 터지자 TV 해설자는 ‘게임 오버’를 선언했다.
기세가 오른 토트넘은 불과 2분 뒤 케인의 헤딩슛으로 3-0을 만들었고 20분에도 케인이 추가골을 터뜨려 4-0으로 달아나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케인의 두 번째 골 역시 손흥민의 발끝이 관여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에릭센이 중앙으로 올린 크로스를 수비 뒤쪽을 파고든 손흥민이 터치하는 순간 상대수비가 간신히 먼저 볼을 건드렸으나 뒤따르던 케인이 논스톱 왼발슛으로 스토크의 골문 왼쪽을 꿰뚫었다.
경기 내내 펄펄 날아다닌 손흥민은 후반 29분 화룡점정이 된 시즌 첫 정규리그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자기 페널티박스 안에서 볼을 잡은 손흥민은 상대 수비수가 적은 상황에서 40야드 이상 빠른 드리블로 치고 들어가다 앞서가던 에릭센에게 완벽한 패스를 연결했고 에릭센이 정확한 왼발슛을 꽂아넣어 대승을 자축했다. 손흥민은 후반 41분 페르난도 요렌테와 교체되면서 토트넘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벤치로 향했다.
경기 후 영국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9.3점의 평점을 부여했다. 2골을 터트린 해리 케인(평점 8.9)을 뛰어넘은 팀 내 최고 평점이자 양팀 최고로 손흥민이 이번 시즌 받은 최고 평점이었다.
한편 스완지시티의 기성용은 이날 웨일스의 스완지 리버티 스테디엄에서 열린 웨스트브롬과와 홈경기에서 풀타임을 뛰며 1-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스완지는 후반 36분 기성용의 왼쪽 코너킥에서 이어진 혼전 상황에서 윌프리드 보니가 결승골을 뽑아내 시즌 3승(3무10패, 승점 12)째를 기록했고 이날 본머스와 2-2로 비긴 크리스털 팰리스(승점 11)를 추월, 최하위를 벗어나 19위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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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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