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몹시 불편하게 할 일들이 매일 터지고 있다. 지난 금요일에는 트럼프의 국가안보 보좌관이었던 마이클 플린이 FBI에 거짓말을 했다는 죄목에 유죄를 자인한 일이 연방법원에서 전개되었다.
트럼프의 대선 당선 후인 작년 12월 키슬리악 당시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와의 통화내용에 대한 FBI 요원의 심문에 대답하면서 그 전화 내용이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내린 대 러시아 정부에 대한 제재 조치와 무관하다고 주장한 것이 거짓말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플린의 유죄 자인은 그가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수사에 협조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에 트럼프의 밤잠이 설쳐질만하다고 짐작된다.
예를 들면 러시아 대사와의 접촉이 대통령인수위원회의 고위층에서 나온 것이라고 했는데, 그것이 트럼프의 사위 쿠슈너였다니까 점점 포위망이 자기 가까이 오고 있다고 느낄 것 같다.
또 플린이 금년 2월에 파면된 것은 펜스 부통령을 속였기 때문이었다는 것이 백악관의 주장이었던 바 트럼프는 한 트위터에서 “플린은 부통령과 FBI에게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해고되었다”고 주장해서 눈길을 더 끌었다.
FBI에게 거짓말을 한 것을 알면서도 FBI 국장이었던 제임스 코미에게 플린이 좋은 사람이니 조사를 중단해달라고 말했을 뿐 아니라 그 즉후 코미를 해임시켰으니까 사건수사, 즉 사법절차를 방해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트럼프의 변호사 한 사람은 그 트윗의 실제 저자는 자기라고 주장했을 뿐 아니라 트럼프가 행정부 수반이기 때문에 사법절차를 방해한다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억지를 부리기까지 해서 빈축을 사고 있다.
6일에는 트럼프의 큰 아들이 하원정보위원회에 출두해 장장 7시간 질의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 작년 6월 클린턴 여사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다는 러시아의 여변호사와 트럼프타워에 회동한데 대한 질문들이었다. 그 회동에는 당시 트럼프 선대위원장이었으며 현재 뮬러 특별검사팀에 의해 기소 당한 상태인 폴 매나포트, 그리고 트럼프의 사위 쿠슈너도 동석했었다.
그에 대한 기사가 뉴욕타임즈에 의해 대서특필 되기 전에 당시 유럽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던 트럼프 쪽 대변인의 논평 요구를 받고는 그 회동이 러시아 고아들의 입양관계였지 대선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는 믿기 어려운 설명이 트럼프에게서 나온 배경도 추궁되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트럼프 아들은 변호사와의 상담 내용은 비밀유지가 가능하다는 것을 핑계로 답변을 거부했단다.
그러나 하원정보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위원은 “부자간의 비밀유지”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트럼프의 심기를 가장 불안케하는 것은 아마도 로이터 통신의 최신 보도일 듯하다. 뮬러 특검 팀이 도이치뱅크에 트럼프와 트럼프 비즈니스에 대한 문서 소환장을 발부했다는 보도이기 때문이다.
1970년대 초 워터게이트 사건 때 워싱턴 포스트의 두 기자들의 비밀 제공자였던 당시 FBI 부국장이 “돈의 흐름을 추적하라”고 조언했기 때문에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사무실에 야반침입했던 사람들의 배후에 닉슨재선위원회와 백악관이 도사리고 있었음이 점차로 판명되었음을 상기해 볼 수 있다.
널리 보도되었던 것처럼 트럼프는 네 번이나 파산선고를 했었기 때문에 신용을 잃어 미국의 금융기관들로부터 융자받기가 어려웠을 게 당연하다. 보도들에 의하면 그 때 독일의 가장 큰 은행 중 하나인 도이치뱅크가 트럼프에게 많은 돈을 빌려주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러시아가 크레미아 지역을 침공하고 우크라이나 영토를 넘보는 소규모 전쟁 배후에 있었기에 유럽과 미국의 경제제재 아래 있게 된 후 많은 은행들이 러시아에서나 왔지만 도이치뱅크만은 계속 러시아에서 영업을 했다는 것이 일부 논객들의 주장이다.
고객들 중에는 도이치뱅크가 트럼프에게 융자해준 어음을 러시아 은행들에게 팔았을 것이고, 그 은행들은 러시아 마피아와 관계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마저 있다.
트럼프가 푸틴에게 계속 존경 내지 친근감을 나타내는 이유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도이치뱅크쪽에서는 로이터 통신으로부터 논평을 요구받고 “합법적인 서류요구 절차”에 협조한다고 나온 반면 백악관쪽에서는 트럼프의 금전출납 관계서류에 대한 소환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뮬러 특검측에서는 이미 트럼프의 세금보고서들의 사본도 입수하고 있는 상태라는 보도도 있기 때문에 머지않아 트럼프는 뮬러를 해임시킬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상하 양원의 다수당인 공화당은 그들이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추진해오던 감세 내지 세제 개혁안이 트럼프의 도움으로 상하양원에서 통과된 후 상원안과 하원안의 차이점을 조정하여 법이 되게 하는 것을 최우선 순위에 두기 때문에 트럼프의 러시아 공조여부에 대해 애매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또 트럼프의 부동 지지층이 많이 살고 있는 주들을 선거구로 가지고 있는 의원들은 실제로 트럼프 지지자들을 두려워하고 있다. 만약 트럼프가 뮬러를 해고시켜 러시아의 대선개입에 트럼프 진영이 공조한 것의 여부에 대한 조사를 중단시킬 때 공화당에서 그를 탄핵할 것인가?
트럼프의 좌충우돌이 첨예화 하는 국제위기 때문에 백악관의 어른들이라는 매티스 국방 등 일부 각료들이 펜스와 함께 수정헌법 제 25조를 발동할 것인가? 정말로 미국이 어찌 돌아가고 있는지 불안하기 짝이 없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트럼프 때문에 미국의 국제적 신망과 위치가 크게 추락되었다는 사실이다.<변호사 MD, VA 301-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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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선우 변호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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