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활 선언한 우즈…목표는‘메이저 타이틀’
▶ 히어로 챌린지서 전성기 경기력 조짐 보여, 우즈 랭킹 1,199위→668위‘껑충’
약 10개월만에 실전무대에 복귀한 타이거 우즈는 재기의 희망이 있음을 보여줬다. [AP]
타이거 우즈가 메이저대회에서 포효하는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까?
10개월 만에 복귀전인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 부활의 청신호를 켜자 우즈의 복귀 일정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사실 우즈가 필드에 복귀한 건 맞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투어에 복귀한 건 아니다. 히어로 월드 챌린지는 PGA투어의 스케줄에는 있지만 정규 투어 대회는 아니고 이번트대회이기 때문이다. PGA투어는 12월에는 정규 대회가 없고 내년 1월4일 센추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부터 재개된다.
우즈는 히어로 월드 챌린지는 마친 뒤 “언제 다시 대회에 나올지 아직 정해진 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즈 캠프에서는 내년 1월 말 열리는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을 복귀 무대로 꼽고 있다는 말이 흘러나왔고 캐디 조 라카바도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이 유력한 것 같다”고 말했다.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이 우즈의 투어 복귀전이 될 가능성은 매우 크다. 이 대회가 열리는 샌디에고 인근 라호야의 토리파인스 코스는 우즈의 안방이나 마찬가지다. 이 대회에서 통산 6승을 올렸고 특히 여기서 펼쳐진 지난 2008년 US오픈에서도 우승트로피를 치켜올린 바 있는데 이는 우즈의 마지막 메이저 타이틀로 남아있다. 우즈는 지난해에도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에 나섰으나 이틀합계 4오버파로 컷 탈락한 바 있다.
이 대회까지는 7주라는 넉넉한 시간이 남았지만 우즈가 지난해 지난해 전철을 밟지 않으려고 복귀전을 더 늦출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4월 초에 개최되는 매스터스를 겨냥해 스케줄을 짤 것은 분명하다. 우즈의 눈높이는 투어 대회 우승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즈는 아직도 잭 니클러스가 보유한 메이저 최다승(18승) 기록 도전을 포기하지 않았다. 우즈는 히어로 월드 챌린지 개막전 인터뷰에서도 “니클러스의 메이저 타이틀 기록을 깰 자신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재기의 첫 걸음을 뗀 우즈는 앞으로 14승에서 10년째 멈춰있는 메이저 우승행진을 재개하기 위해선 매스터스를 앞두고 컨디션을 최상의 상태에 끌어올리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 분명하다.
사실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 보인 우즈의 경기력은 투어 대회에서 우승을 다툴 수준이라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NBC와 골프채널 해설가 브랜든 챔블리는 “우승을 다투는 수준으로 경기력을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내 판단이 틀렸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아닌 게 아니라 우즈의 경기력은 전성기 때를 방불케 했다. ‘그럭저럭 봐줄 만했다’는 박한 평가를 받았던 작년과는 딴판이었다.
전문가들이 주목한 부분은 크게 세 가지였다. 몸 상태와 멘탈, 그리고 쇼트게임 능력이었다.
몸 상태와 멘탈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스윙 스피드와 볼 스피드는 당장 PGA투어에서도 20위 이내에 들어갈 만큼 뛰어났다. 아이언으로 280야드를 날리는 것은 어지간한 스윙 스피드로는 해내지 못한다.
전성기 때처럼 힘찬 스윙을 해내는 데 무리가 없어 보였고 어떤 통증도 느끼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만큼 몸 상태가 좋다는 뜻이다. 사실 지난해 우즈는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는데도 투어 복귀를 서둘렀다.
더 큰 주목을 받은 건 우즈의 멘탈이었다. 무엇보다 볼을 치는 데 두려움을 느끼거나 주저하는 모습이 없었다. 볼을 향해 다가서는 발걸음에 활기가 넘쳤다. 4라운드 내내 그의 표정은 밝았다. 마치 억지로 이 일을 한다는 표정은 어디에도 없었다.
우즈의 이런 긍정적인 멘탈을 읽을 수 있었던 곳은 그린이었다. 우즈의 퍼트는 매번 홀을 지나갈 만큼 강했다. 전성기에 자주 보였던 확신에 찬 퍼트였다. 때론 홀을 훌쩍 지나는 실수가 나왔지만 짧거나 확신이 없어 치다마는 퍼트 스트로크는 없었다. 5피트에서 10피트 사이 거리 파퍼트를 거의 놓치지 않았다는 사실은 우즈의 단단한 멘탈을 입증한 대목이다.
쇼트게임에서는 몇 차례 실수가 있었지만 골프 평론가 T.J. 오클레어는 “크게 우려할만한 사안이 아니다. 시간이 해결해준다”고 말했다. 우즈는 1라운드 때 어이없는 칩샷 실수가 두 차례나 있었지만 다음날에는 멋진 칩샷을 여러 차례 선보였다.
이번 대회에서 확인된 건 우즈의 경기력 뿐은 아니다. 우즈의 야망은 여전히 살아 있음을 팬들은 느꼈다. 우즈는 이번 복귀전에서 분명하게 최고의 자리로 돌아가고 싶다는 야심을 보였다.
오클레어는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운동선수는 이런 야망을 잃어버리기 일쑤”라면서 “더는 이룰 게 없는 경우에 그렇다. 이룰 게 남아있다 해도 심각한 부상에 오래 시달리면서 고통스러운 재활을 해야 한다면, 이런 고생을 해가며 다시 일어설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을 품기 마련인데 우즈는 그걸 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돌아온 우즈가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추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이유다. 오는 4월 매스터스에서 타이거의 포효를 다시 들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이 커지고 있다.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른 타이거 우즈가 세계랭킹을 500계단 이상 끌어올렸다.
우즈는 4일 발표된 남자골프 세계랭킹에서 668위를 차지해 지난주 1,199위보다 531계단 뛰어올랐다. 우즈는 전날 바하마 나소의 올버니 골프클럽(파72·7,302야드)에서 끝난 히어로 월드 챌린지(총상금 350만달러)에서 합계 8언더파 280타를 치며 18명 중 공동 9위를 기록했다. 타이거 우즈 재단이 개최하는 이 대회는 PGA 정규 투어 대회는 아니지만, 세계랭킹 포인트가 걸려 있었다.
더스틴 잔슨, 조든 스피스,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의 1~3위 순위는 변동이 없는 가운데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 역전 우승한 리키 파울러(미국)가 9위에서 7위로 두 계단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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