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데일 북쪽 작은 도시 몬트로스를 대표하는 ‘몬트로스 샤핑 팍’은 150여개에 달하는 각종 소매가게들이 호놀룰루 애비뉴를 따라 서로 마주보고 있어 주말마다 사람들로 붐빈다.
지난 1967년 개장,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이 곳은 대형 샤핑몰이 아닌 동네상가 특유의 여유와 운치가 있어 색다른 느낌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 알려지면서 남가주 곳곳에서 고객들이 몰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고객의 절대 다수는 몬트로스, 라크라센타, 라카냐다, 글렌데일 등 지역 ‘단골’ 주민들이다. 또 은행과 대형 커피체인을 제외하면 이곳 가게들은 모두 개인이 운영하는 자영업체들로 수십 년 역사를 가진 곳들도 있다.
이곳 커피숍에서 만난 한 미국인 부부는 “아마존과 이베이, 또 대형 샤핑몰이 널려 있지만 여기가 좋아 30년 넘게 여기서 샤핑을 한다”며 “이곳에선 가게주인들과 직접 거래를 하며 대형 샤핑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서비스와 정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부인은 “우리 주민들이 애용하고 지켜주지 않으면 여기 가게들이 어떻게 생존하겠나. 예년처럼 올해도 연말선물의 대부분을 이곳 가게들에서 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실 남가주 곳곳, 또 전국에는 ‘몬트로스 샤핑 팍’처럼 동네상권이 지역 주민들의 애용 속에 꿋꿋이 버티고 있어 미국인들의 동네 상가에 대한 애착을 확인할 수 있다.
연방정부 산하 중소기업청(SBA)은 추수감사절 이후 첫 토요일(올해는 11월 25일)을 ‘스몰 비즈니스 세터데이’로 지정하고 이날 하루만이라도 동네 가계와 상권을 애용하자고 호소하고 있다. 또한 대통령은 매년 ‘전국 스몰 비즈니스 위크’ 선포를 통해 스몰 비즈니스 유지와 확장의 중요성을 알리고 고용창출과 매출 증대를 통해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중소기업들을 수상하는 행사 등을 갖고 있다. 올해 스몰 비즈니스 위크는 지난 4월30일부터 5월6일까지였으며 내년에는 4월29일부터 5월5일까지로 지정됐다.
사실 문어발식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아마존, 또 대형 소매체인들이 뉴스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아직도 미국인 중 절반은 스몰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거나 스몰 비즈니스에서 일하고 있다. 또 스몰 비즈니스는 매년 미국에서 신규 창출되는 일자리의 3분의2를 책임지고 있을 만큼 미국 경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멀리가지 않고 한인타운만 봐도 우리의 형제자매들이 오늘도 힘겹게 가게들을 운영하고 있다. 기자도 아내와 함께 수년간 스몰 비즈니스를 운영해봤지만 캘리포니아 주는 전국에서 렌트와 인건비, 종업원 상해보험 등 사업 경비가 전국에서 제일 높은 곳이다. 그만큼 사업을 하기 힘든 곳이 캘리포니아 이기도 하다.
요즘 한인 사업주들을 만나보면 10명 중 9명은 ‘사업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호소한다. 매출이 늘기는커녕 오히려 줄고 있는데 각종 사업비용은 오르기만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들 한인타운 업소는 연말 경기에 희망을 걸고 있다. 소매업소들에게 추수감사절 전 주말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연말경기는 많게는 1년 매출의 4분의 1에서 3분의 1까지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대목이기 때문이다. 소매업소들은 이때 벌어놔야 내년 봄까지 버틸 수가 있다.
그래서 많은 한인업소들은 돈을 빌려서라도 물건을 사들여놓고 각종 할인행사 등 판촉활동을 통해 연말대목 고객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인타운 내 코리아타운 플라자와 코리아타운 갤러리아, 시티센터 등 대형 샤핑몰들 역시 전 업소가 참여하는 연말 세일과 프로모션, 경품 잔치 등의 다양한 행사들을 소개하며 고객몰이에 나섰다.
한인타운 상가에 한동안 가보지 않았다면 올 연말 샤핑 기간에는 주말 하루 시간을 내서 가족과 함께 샤핑을 해보자. 주류 상가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하고 품질 좋은 물건들을 좋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샤핑을 하다가 피곤해지면 한인 식당과 카페에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자.
본보도 오늘자로 연례 ‘연말 샤핑가이드’ 특집 섹션을 발간, 우리 한인타운 업소 홍보에 힘을 보탰다. 우리 모두 한인 상권을 애용할 때 업주들에게는 희망과 기쁨이 되고, 한인타운 경제를 지탱하는 한인 상권에는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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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부국장·경제특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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