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스트로스, 창단 55년 만에 첫 WS 우승
▶ 7차전에서 다저스에 5-1… 시리즈 4승3패
우승이 확정된 순간 애스트로스 캐처 브라이언 맥캔과 투수 찰리 모튼이 환호하며 포옹하고 있다. [AP]
침통한 모습으로 덕아웃에 앉아있는 다저스 선발 유 다비시. [AP]
2017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LA 다저스가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1-5로 쓰라린 고배를 마시며 29년 만의 정상 등극 꿈이 무산됐다.
1일 다저스테디엄에서 펼쳐진 시리즈 최종전에서 다저스는 선발 유 다비시가 3차전에 이어 또 다시 2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강판되는 부진으로 인해 첫 두 이닝에 5점을 내주는 최악의 스타트를 끊고 시종 끌려간 끝에 맥없는 1-5 패배로 시즌을 마감했다. 다저스 타선은 첫 3이닝동안 3안타와 몸 맞는 볼 4개로 7명이나 출루하고도 단 한 점도 뽑지 못하는 등 초반 계속된 찬스를 살리지 못했고 결국 이날 잔루를 10개나 기록하는 답답한 경기 끝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반면 애스트로스는 팀 역사상 두 번째 월드시리즈에서 4승3패로 다저스를 꺾고 1962년 창단 후 55년 만에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악몽의 출발이 다저스를 스타트라인에서 비틀거리게 만들었고 결국은 여기서 승부가 결정됐다. 애스트로스는 1회초 선두 조지 스프링어가 다저스 선발 다비시의 2구 슬라이더를 끌어당겨 레프트 파울라인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로 출루해 포문을 열었다. 이어 알렉스 브레그먼의 1-2루간 땅볼타구를 1루수 코디 벨린저가 잡아 1루 커버에 들어간 다비시에게 던진 것이 악송구가 되면서 스프링어가 홈을 밟아 가볍게 선취점을 뽑았다. 이때 2루까지 간 브레그먼은 곧바로 3루를 훔쳐 무사 3루를 만든 뒤 호세 알투베의 1루땅볼 때 홈인, 2-0을 만들며 다저스테디엄을 침묵에 빠뜨렸다.
다저스는 곧바로 1회말 공격에서 선두 크리스 테일러가 애스트로스 선발 랜스 맥컬러스 주니어로부터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치고 나가 반격의 포문을 여는 듯 했으나 1사 후 저스틴 터너, 2사 후 야시엘 푸이그가 각각 몸 맞는 볼로 출루해 주자 만루까지 만들고도 3명의 왼손타자가 침묵을 지켜 한 점도 뽑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무사 2루에서 코리 시거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2사 1, 2루에선 코디 벨린저가 역시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으며 마지막으로 2사 만루에선 작 피더슨의 강습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가고 말았다.
다저스의 악몽은 2회초에도 이어졌다. 다비시는 선두 브라이언 맥캔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마윈 곤잘레스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아 바로 무사 2, 3루 위기에 몰렸고 자시 레딕을 2루 땅볼로 유도, 원아웃을 잡았으나 상대 투수인 맥컬러스에 빗맞은 2루땅볼로 추가점을 내줘 격차가 0-3으로 벌어졌다. 1사 2, 3루인 투수 타석에서 전진수비를 지시하지 않은 다저스 벤치의 결정에 머리를 긁적거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다음 타자 스프링어는 다비시의 한복판에 쏠린 6구 패스트볼(시속 95마일)을 통타, 센터펜스를 넘어가는 투런아치를 그리며 리드를 5-0으로 벌렸다. 이 한 방으로 다비시는 시리즈 3차전에 이어 또 다시 1⅔이닝 만에 강판당하는 참사를 당했고 다저스테디엄은 더욱 깊은 침묵 속으로 빠져들었다. 스프링어는 월드시리즈에서 5번째 홈런과 함께 싱글 월드시리즈에서 4경기 연속홈런을 친 최초의 선수가 되는 기록을 남기며 월드시리즈 MVP로 뽑혔다. 반면 다비시는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2차례 등판해 합계 3.1이닝을 던지며 총 9안타로 9실점(8자책점)해 평균자책점 21.60을 기록하는 실망스런 성적을 남기고 말았다.
한편 애스트로스가 초반 찬스를 모조리 득점으로 연결시킬 때 다저스 타선은 계속 선두타자 안타로 찬스를 만들어 내고도 주자 득점권 상황에서 지독하게 침묵을 지키면서 팬들을 답답하게 했다. 2회말 선두 로건 포사이드가 좌전안타로 출루했고 1사 후 대타 키케 허난데스가 몸 맞는 볼로 나갔으나 이번엔 테일러의 빨랫줄 타구가 숏스탑 정면으로 가 병살타가 됐고 3회에는 시거의 안타와 터너의 몸 맞는 볼로 만든 무사 1, 2루에서 벨린저가 삼진, 푸이그는 외야플라이, 피더슨은 삼진으로 물러나며 역시 빈손으로 돌아섰다.
다저스는 3회에 마운드에 오른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6회까지 4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는 역투에 힘입어 마운드의 안정을 되찾았으나 타선이 좀처럼 돌파구를 열지 못했고 결국 6회말에야 이날 첫 득점을 뽑아냈다. 피더슨의 중전안타와 포사이드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1, 2루에서 반스가 숏 플라이로 물러난 뒤 대타 안드레 이티어가 우전 적시타를 때려 1점을 따라갔다. 하지만 계속된 1사 1, 2루에서 테일러가 삼진, 시거가 숏 땅볼로 물러나며 다시 한 번 분위기를 바꿀 찬스를 살리지 못했고 이후엔 단 한 명도 출루하지 못했다. 애스트로스의 4선발 찰리 모튼은 6회말 마운드에 올라 4이닝동안 다저스 타선을 2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는 눈부신 역투로 구단의 역사적인 첫 월드시리즈 우승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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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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