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약 10일간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 카운티의 부교육감, 두 명의 교장과 함께 한국을 방문했다. 지난 두 차례 칼럼에 이어 고국 방문의 마지막 보고를 한다.
금요일 저녁에 도착, 다음 날 서울 시내와 경복궁, 인사동을 살펴 보고 심청전도 관람했다. 일요일에는 새벽 KTX편으로 진주를 거쳐 통영으로 가 동피랑과 전통시장을 보고 거제로 옮겨 해금강의 절경을 경험했다. 저녁에 부산으로 이동해 다음 날 아침 영재교육진흥원에서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강연한 후, 오후에 부산국제고등학교와 경남고등학교를 방문했다. 저녁에는 서울보다 더 활기차 보이는 부산 시내 밤거리를 구경했다.
화요일에는 경주로 옮겨 유적지들을 보고 학생들과 부모들 대상으로 강의한 후 자정이 넘어 서울로 돌아왔다. 수요일 아침에 서울시 교육감을 만나 양 교육청의 공동 관심사에 대해 환담을 나눈 후 영훈국제중학교와 경기예술고를 방문했다.
목요일에는 다시 새벽기차로 목포로 내려갔다. 한 초등학교를 방문해 우리 교육자들이 관심을 보인 수학수업과 과제중심교육 현장을 목격했다. 그룹별 토론시간에 어린 학생들이 서로간 존대말을 사용하면서 의견을 교환하는 게 참신했다. 토론 때 존대말 사용이 중요한 원칙 중 하나라고 했다.
그 후 전남교육청에서 교육교류 양해각서 체결식을 가졌다. 체결에 전남교육청이 얼마나 정성을 다 해 준비하고 격식을 갖추는지를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자들이 체험할 수 있었다. 그 만큼 교육교류에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 장만채 교육감 초대의 오찬이 있었다. 장 교육감은 과다 경쟁의 한국교육체제가 가져다 주는 스트레스 등의 학생 정신건강 문제에 특히 우려와 관심을 표명했다. 그 것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청도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오후에는 여수로 이동해 충무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했다. 인근 학교 교장 선생님들도 여럿 자리를 같이 했다. 여수는 전남에서 가장 큰 도시라고 한다. 단일 규모로 세계 1위라는 석유화학단지가 있어 고소득 근로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고 교육에 대한 투자와 기대가 높다고 한다. 여수 지역의 학교들과 페어팩스 카운티 학교들 사이에 교류를 가져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 저녁에 여수항 해양공원을 걸어 보았는데 아주 아름다웠다. 주중인데도 제법 많은 거리의 악사들을 보았다. 주말에는 외부 관광객들이 몰려 여수 시민들은 오히려 나오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금요일 아침 다시 서울로 올라와 한양대로 달려갔다. 그 곳에서 사범대 대학원생들과 세미나를 했다. 주제는 21세기 교사가 갖추어야 할 자질이었다. 그 후 한국외국어대학으로 이동해 겨울방학에 패어팩스 카운티 소재 헤이필드 중고등학교에서 교생실습을 해 보고 싶은 학생들과의 만남이 있었다. 작년에 작은 규모로 처음 실행되었던 이 프로그램이 좋은 평가를 받아 올해에도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다음날 토요일 아침 판문점을 가 보았다. 나도 처음이었는데 미국인 교육자들이 긴장했다. 그들에겐 서울을 벗어나기가 무섭게 한강변에 쳐져 있는 철책망, 그리고 그 너머 멀지 않은 곳에 북한 땅이 보인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 것 같았다. 서울에서 판문점까지가 40마일이 채 안되니 페어팩스 카운티에서 프레드릭스버그 보다 짧은 거리이다. 북한은 “정말 가깝고 먼 나라”이다.
판문점에서 돌아와 홍익대로 갔다. 영어교육학과 학생들에게 페어팩스 카운티의 영어교육에 대해 강의했다. 물론 ESOL 교육도 포함했다. 그리고 서울에서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모인다는 홍대 앞 거리의 진풍경을 볼 수 있었다.
다음 날 일요일 미국인 교육자들은 동대문 시장, 고서 서점 구경 등의 도보관광 후 개인시간을 가졌고, 나도 그 날 하루 새문안교회 130주년 기념예배에 참석하는 등 개인시간으로 보냈다. 월요일에 인천공항을 떠나 14시간을 거쳐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한국을 방문한 우리 네 명은 방문 경험들을 계속 되새겼다. 몸은 많이 피곤했지만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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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룡 변호사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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