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연기관에 버금가는 성능 확보, 수소차 본격적인 친환경 대열
▶ 프랑트푸르트 오토쇼 분석
세계 3대 모터쇼인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AA)가 24일 폐막했다. 자동차의 본고장에서 진행된 IAA를 통해 엿본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한마디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집중 개발에 있다’이다.
그간 미래차로 가기 위한 과도기적 차로 여겼던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의 역할 상당 부분 대체할 수준의 기술을 축적했고, 운전자 없이 목적지까지 스스로 주행하는 자율주행차는 이르면 2020년 일반도로에서 만날 수 있다는 기대도 하게 했다.
■자율주행차, 제한속도 구간에서 상용화 가능
IAA에선 자율주행 기술 최고 단계인 레벨5에 도달한 콘셉트카가 여럿 등장했다. 운전대도, 가속페달도, 브레이크도 없는 형태(메르세데스 벤츠 ‘EQ 포투’)가 선보였고, 보닛ㆍ엔진룸이 없고 차체가 바퀴까지 덮고 있는 형태(폭스바겐 ‘세드릭’)에, 좌석이 앞뒤로 자유롭게 이동하는 차(아우디 ‘아이콘’), 자동차 내부를 거실(르노 심비오즈)처럼 변경하는 등 기존 전통적인 차와 모양부터가 달랐다. 마이클 마우어 폭스바겐 그룹 디자인 총괄이 “철저히 사람을 중심으로 디자인됐다”고 설명한 것처럼 사람이 운전에서 해방돼 차도 편리한 공간으로 바뀐 것이다.
양산차 가운데 자율주행 기술이 가장 우수한 차는 내년 출시할 ‘더 뉴 아우디 A8’다. 아우디에선 레벨3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운전자가 인공지능(AI) 버튼을 누르면 차 스스로 전방주시, 조향, 속도조절 등을 제어하는 것이다. 다만 ‘시속 60㎞ 이하, 교통 체증’이라는 조건이 붙었다. 레벨2에선 차가 자율주행을 해도 운전자가 감시해야 하지만, 레벨3에선 자동차에 감시 권한이 넘어간다.
“2020년이면 기술적으로 완성돼 2023년이면 실물 공개할 것”이라는 완성차 업체들의 주장도 나왔으나, 완벽한 자율차가 이때까지 선보이기는 쉽지 않다는 게 공통적인 의견이다. 레벨5에 이르기 위해선 주행속도를 올려야 하고, 복잡한 도심 주행도 오작동 없이 자동차가 주행을 완벽하게 책임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도로만이 아닌 앞선 상황까지 자동차가 예측해야 해 빅데이터 구축이라는 과제도 남아 있다. 유럽에서 현재 아우디ㆍ폭스바겐, BMW, 피아트, 포드, 혼다 등 13개 자동차 업체가 모여 자율주행차 레벨3 실증 테스트를 추진 중인 것도, 도시의 복잡한 교통 상황에서의 자율주행 기능 구현에 필요한 경험과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차량이 운행 제어권을 갖기 위해선 오작동 없이 완벽한 주행을 구현해야 하고, 이에 따른 책임도 완성차 업체가 져야 하기 때문에 현재의 기술 수준과는 거리가 있다”며 “국내 업체들도 지금이라도 보다 적극적으로 기술개발과 동시에 업체 간 협업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기차가 대세… 수소차도 친환경차 대열에
자율주행차는 완성도가 높지 않았던 반면 ‘미래형 친환경차=전기차’라는 등식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였다. IAA에서 벤츠가 2022년까지 전 라인업에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전기차 모델을 최소 1개씩 넣겠다고 선언한 점이나, 아우디ㆍ폭스바겐 그룹이 2025년까지 80종 이상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로드맵을 공개한 게 대표적이다. 글로벌 업체는 너도나도 전기차 생산 및 투자계획을 구체화했다.
전기차는 당장 내연기관을 대체할 만큼 여러 가지 한계를 극복했다. 가장 큰 단점이었던 주행거리는 1회 충전으로 500km까지 가능한 수준(폭스바겐 ‘ID크로즈’)으로 성장했고,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 시간)도 슈퍼카 수준인 4.0초(BMW i 비전 다이내믹스)까지 단축했다.
항상 친환경차 후보에 그쳤던 수소차도 친환경차 대열에 본격화했다. 벤츠가 내놓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GLC F-셀(CELL)’은 양산 직전 모델로, 수소연료와 배터리 기술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형태로 결합한 세계 최초 수소 하이브리드 SUV다. 수소 4.4kg으로 유럽 기준 최대 437㎞를 주행할 수 있고, 대형 리튬 이온 배터리를 장착해 최대 49㎞까지 추가 운행도 가능하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됐다”며 “기술 격차가 벌어지지 않도록 국내 업체들도 전기차 등 친환경차 제작으로 산업 환경을 조속히 전환해야 하고, 정부도 전기차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을 펴야 글로벌 업체와 격차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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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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