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 대해서 가장 많이 정확하게 아는 것은 학부모들이다. 한창 민감한 사춘기 고교생 자녀에 대한 관심과 지도를 통해 진정한자녀사랑을 실천할 필요가 있다. 본보 칼리지 엑스포에서 학부모들이 강의를 경청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대학입시 준비는 이젠 초등학교 시절부터 해야하는 시대가 왔다. 초등학생부터 시행되는 공통학습기준 등 교과 시스템의 급격한 변화로 준비해야하는 학습과제도 많아진데다가 기초를 든든히 하지않으면 대입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등학교와 중학교때 아무리 열심히 해서 기초를 쌓아도 고등학교 때 최종적인 정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결국 대입에 실패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고등학교 시절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일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인생 선배들이 많다. 학부모나 교육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봐도 역시 고교 시절이 한 학생의 평생을 좌지우지할 만큼 중요한 시기라는 데 이견이 없을 듯 하다. 물론 대학에서 시간을 잘 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교 시절에 기초를 확실하게 닦아 놓으면 대학 공부는 그렇게 어렵지 않게 마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고등학교 때 사귄 친구들이 평생 가는 경우가 초등학교 때나 중학교 때보다 확률적으로 높은 것이 사실이다. 이때가 가장 감성이 풍부하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왕성하게 성장하는 시기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고교 4년 과정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등학교는 대학진학을 위한 매우 중요한 과정이기 때문에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 역시 신경이 많이 쓰이는 것이 사실이다. 고교교과 과정 및 고교시절을 잘 보내기 위한 팁을 알아봤다.
■ 카운슬러를 빨리 만난다
빨리 카운슬러를 만나보는 것이 알찬 고교생활을 진행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
만약 가능하다면 자녀가 재학중인 고교 카운슬러와 접촉을 통해 날짜를 잡고, 학교를 방문해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것이 좋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립학교의 경우 카운슬러 한 명이 담당해야 하는 학생 수가 너무 많아 물리적으로 어려운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어서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고교에 입학한 뒤 곧바로 면담 날짜를 잡을 필요가 있다. 이런 면에서 보면 사립고교가 공립고교보다는 훨씬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학생과 학부모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10학년이 돼서야 만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운슬러는 한 번쯤은 만나 볼 필요가 있다. 추천서 등 여러 가지 부탁할 것이 많이 있기 때문에 자녀가 만나든 학부모가 만나든 만나서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카운슬러는 자녀의 대학 입학을 향한 길을 안내해 주는 중요한 나침반 역할을 담당한다.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그것은 현재의 상황이고, 앞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차분하게 4년 플랜을 세울 수 있도록 하는데 중심을 둬야 한다.
만약 카운슬러를 만나기 쉽지 않다면 대입 전문 컨설팅 업체의 문을 두들겨 볼 수도 있다.
막연하게 컨설팅 업체의 문을 두들겨서는 곤란하다. 학생과 학부모가 같이 대화를 통해 본인들이 원하는 대학이 무엇인지, 전공을 무엇을 하고 싶다든지 등을 결론을 못내리더라도 서로 속깊은 대화가 선행되어어야 한다.
■ 무엇을 하고 싶은 지 생각해 본다
고등학교를 대학 입학을 위한 과정으로만 생각한다면 곤란하다.
대학교를 가기 위해서 고등학교를 다닌다는 생각보다는 고등학교 생활을 충분히 즐기면서 만끽하다 보니까 좋은 대학을 가게 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고등학교는 대입을 위한 학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는 중학교 때와 달리 개인의 자유가 훨씬 더 많다. 물론 공부가 우선이지만, 이에 못지않게 고교 과정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보고 싶은지를 미리 생각하고, 실제 입학해서는 이를 실천에 옮길 필요가 있다. 고등학교에는 많은 클럽들이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적당한 과외 활동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많고, 또 자신이 원한다면 직접 새로운 것을 만들어 활동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 입학할 고교 웹사이트 등을 통해 미리 어떤 과외활동들이 교내에서 벌어지는지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한인학생들의 경우 독립심이 부족해 부모의 의견이나 지시에 순종하는 경우가 많은 데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먼저 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설사 결정을 하지 못하더라도 관심 분야 정도는 피력해야 전공이나 대학을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좋은 친구와 멘토를 만난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있다. 친구의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한 말이다. 절친한 친구의 꿈이 의사라면 본인도 의사에 대해 알아볼 수도 있고 또한 관심이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친구가 하버드를 가겠다고 목표를 세우고 공부를 한다면 이에 자극을 받을 수도 있다.
과외활동도 마찬가지이다. 친구가 하는 것을 무조건 떠라 한다기 보다는 친구와 같은 클럽에 속해 있으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과정으로 왕성한 시너지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친구는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인간관계로 나중에 대학에 가거나 사회에 진출해서도 도움을 주고 받는 가운데 세상을 살아가면서 겪게 될 어려움을 정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완충역할을 할 수 있다. 반면 나쁜 친구는 멀리해야 한다. 좋은 친구를 사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자신도 상대방에게 또한 좋은 친구가 되어 주어야 한다.
특히 미국의 고등학교에서는 한 두 살 차이가 나는 선후배도 쉽사리 친구가 되는 경우가 많다. 서로 멘토와 멘티 관계를 구축하면서 학업뿐만 아니라 과외활동과 커뮤니티 서비스 등을 통해 질풍노도 같은 청소년기에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관계로 발전될 수 있도록 상호관의 이해와 조력이 필요하다.
■ 좋은 선생님을 만난다
학업적으로 잘 가르치는 선생님을 우리는 보통 좋은 선생님이라고 부르지만 사실 인격적으로 학생을 대하면서 학생의 앞날과 커리어에 대해 함께 진지하게 고민하고 걱정해 주는 선생님이 진정한 사부라고 할 수 있다.
사제지간의 관계는 좋은 친구를 만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 추천서를 써 준다는 의미를 떠나서 대학에 진학하거나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계속 연락하고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선생님을 만난다는 것은 큰 행운이요 축복이다. 그러한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으면서 성장한다면 정서적으로 안정되면서도 인생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다. 보통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의 선생님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지만 자신이 싫어하는 과목이라도 인간적으로 끌리는 교사가 있다. 좋은 선생님을 인생의 롤 모델로 삼을 수 있다면 학생 자신의 성장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학교 행사에 관심을 갖는다
학교에서는 학부모들에게 자녀의 고교생활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다양한 행사들을 개최한다. 그리고 이는 미리 학부모들에게 통보된다.
이런 행사들 가운데는 학교의 커리큘럼이나 대학준비 요령 등과 관련 유익한 세미나 등이 포함돼 있으며, 학교가 아닌 학부모회가 직접 교사 또는 전문가를 초청해 주최하기도 한다.
많은 부모들이 맹목적으로 GPA, SAT, 과외활동이란 컨셉만을 세워놓고 매달리는데, 이런 세미나들은 학부모들이 몰랐던 것들을 해소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학부모들간의 정보교환이 때로는 학교나 교육전문기관에서 얻을 수 있는 지식보다 더 실질적일 때가 많다.
■ 부모는 자녀의 목소리를 듣는다
자녀교육을 공부에만 초점을 맞추는 부모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물론 학교공부와 학력평가시험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 막 고등학교 생활을 앞둔 자녀에게 이것들만을 강조하는 것은 부담만 가중시키게 된다. 고등학교는 여러 가지 변화와 변수가 존재한다.
“대학을 졸업한 뒤 나중에 무엇이 될 것인가”란 전제를 놓고 자녀에게 얘기하는 것은 일방적인 부모의 의견 강요가 될 수 있다.
이보다는 조용한 시간에 자녀에게 자녀가 원하는 것, 그리고 하고 싶은 것, 무엇을 가장 좋아하는지에 대해 물어보고, 자녀의 솔직한 대답을 들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자녀 스스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목적을 세울 수 있어야 학업에도 커다란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적지 않은 학인 학부모들이 9학년 생활을 막 시작한 자녀에게 AP와 SAT나 ACT 등 표준학력고사 만을 강조한다. 그리고 학교에 찾아와서도 자녀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문제가 아닌 입시와 관련된 것에만 집중한다.
물론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9학년은 고교생활에 익숙해지는 시간이고, 본격적인 입시는 10학년부터 시작된다. 그런데 고등학교 생활 시작부터 자녀를 입시 쪽으로만 몰아붙이면 환경에 적응을 못하고, 자기 페이스도 잃게 돼 결국 공부와 거리가 멀어지는 경우가 실제로 많이 발생하고 있다. 새로운 환경에서 자녀가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4년이란 시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수 있지만, 너무 무리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수 있다.
사실 자녀에 대한 정보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은 부모일 수 밖에 없다. 특히 어머니의 경우 자녀의 장단점과 특징을 꿰뚫어볼 수 있다. 자녀를 대상으로 양육일기를 한번 작성해본다. 자녀가 일어나서부터 잠자리에 들기까지 일과와 좋아하는 활동 등을 기입하다 보면 자녀의 전공 등에 대한 아이디어가 반드시 생길 것이다.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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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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