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은 ‘1일 1인 1갤런’ 원칙, 얼음 형태도 좋아
▶ 냉방은 배터리 팬, 난방은 그릴, 양초로도 가능
개인 위생도 신경써야, 보청기 배터리 등 세심하게
소셜미디어로 정보도 얻고, 도움도 요청 가능
태풍‘하비’가 할퀴고 간 휴스턴의 피해 이재민들은 아직도 식수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등 고통 받고 있다. 예상할 수 있는 재난에 대비해 가족의 안위를 지킬 수 있는 대비가 요구된다. [AP]
허리케인, 토네이도, 홍수와 지진 등 자연재해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이미 휴스턴이 태풍 ‘하비’(Harvey)로 치명타를 입었고, 멕시코만에는 ‘어마’(Irma)가 맹위를 떨쳤다. 집을 잃고 떠도는 이재민들을 보면서 불안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자연재해로 인해 고립되거나, 대피해야 할 경우를 위해 준비할 것들은 무엇일까. 의외로 간단하고 비싸지 않게 장만할 수 있는 품목들이 있다. 적십자는 집에 고립될 경우 2주간 버틸 수 있는, 또 대피해야 할 때는 3일간 쓸 수 있는 비상용품을 준비하길 권하는데 여기에 걸맞은 16가지 저렴한 품목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식품
비상 식품의 조건은 냉장고에 보관하지 않아도 되고, 특별히 조리하지 않아도 먹을 수 있어야 한다. 베이크드 빈스, 파스타, 스튜 등 캔에 담긴 대부분의 식품은 데우지 않아도 충분히 먹을 수 있고 맛도 괜찮은 편이다. 캔 오프너와 함께 보관하고 유통기한 확인도 필수다. 이밖에 크래커, 피넛버터 샌트위치, 싱글 서브 잼과 젤리, 캔 과일, 트레일 믹스, 건포도 등 말린 과일, 그래놀라와 에너지 바, 육포 등도 좋다.
물은 ‘1일 1인 1갤런’을 기준으로 준비하는 것이 기본이다. 카드보드나 플라스틱으로 된 물통 등은 여러 가지 용도로 쓸 수 있으니 유용할 것이다. 물 이외에 파우더 형태의 드링크 믹스나 싱글 서브 우유, 주스 등도 좋다.
태풍 등이 며칠 안에 불어 닥친다는 뉴스를 들었다면 가능한 많은 얼음을 확보해 두는 게 좋다. 냉장고의 음식물은 우선 먹어서 치우고 대신 깨끗한 플라스틱 병 등에 얼음을 만들어 두는 것이 물까지 확보하는 셈으로 이득이다. 물이 얼음이 되면 부피가 커지기 때문에 냉장고 천장에서 몇 인치는 띄워서 채운다.
■냉난방
바비큐 그릴이나 우드, 개스 스토브 등 조리용 기구도 챙겨두면 도움이 된다. 다만 외부에서 작동할 수 없다고 실내에서 켰다가는 유독가스, 화재 등 심각한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니 참아야 한다. 실외에서 사용할 수 있다면 하고 그게 아니면 난방용으로 좋다.
양초는 플래시 라이트와 함께 빛도 제공하지만 난방도 가능케 한다. 4~5개의 양초를 한 곳에서 켜면 훈기를 느낄 수 있는데 애완동물이나 아이들의 손이 닿지 않게 주의하고 실내 공기를 탁하게 할 수 있는 만큼 환기에도 신경써야 한다.
냉방은 쉽지 않은 문제지만 배터리로 작동하는 팬이라면 가능하다. 팬은 1인당 1개가 적당하고 기타 환기용으로 2개 정도를 더 준비하는 것이 좋다. 남가주처럼 습도는 낮은데 기온이 높은 곳은 받아놓은 물 위로 팬을 작동시켜 더위를 쫓는 방법이 가능하다.
■위생용품
욕조에도 가능한 많은 물을 받아 두는 것이 좋다. 상수도는 끊기기 일쑤인데 마시는 물은 병에 든 것으로 대신한다고 해도 씻거나 변기용으로는 욕조에 받아둔 물이 제격이다. 만약 변기용으로 쓸 물이면 액체 표백제를 뿌려 두면 오염되지 않게 더 오래 보관하며 사용할 수 있다.
설거지도 못할 상황이 예상되니 일회용 접시와 그릇, 포크 등도 준비해야 한다. 알미늄 파이 팬이나 식탁 위에서 음식이 식지 않도록 해 주는 보온용 그릇(chafing dishes)도 좋다.
샤워도 힘들어질 수 있으니 물티슈나 베이비 와이프스도 넉넉히 준비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가족 숫자에 맞춰 최소 2주일 이상은 버틸 수 있는 재고가 필요하고, 아기가 있는데 만약 천 기저귀를 썼다면 비상용으로 일회용 기저귀도 구비해야 한다. 플라스틱 샤핑백도 모아두면 좋다. 며칠씩 쓰레기 수거가 안됐을 때 유용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런저런 물건들을 담기도 편하니 쓰임새가 많다.
깨끗한 옷가지도 중요하다. 전기나 물이 끊기면 빨래가 당연히 불가능해지기 때문인데 여기에 튼튼한 신발도 마련해야 한다. 평소 걷던 길과 달리 각종 위험한 잔해로 뒤덮이고, 움푹 파인 곳들도 있을 수 있기에 대비해야 한다.
응급처치 도구와 약품도 넉넉히 준비해야 한다. 대피할 상황이면 3일, 쉘터에서 지낸다면 2주치는 필요하다. 주사제, 처방약, 보청기 배터리, 컨택트 렌즈 클렌저 등도 잊어서는 안 된다.
■기타 용품
1인당 최소한 1개의 플래시 라이트를 비롯해 배터리도 넉넉히 준비한다. 리튬이온 배터리로 작동하는 LED 라이트가 저렴하고 오래 가는 제품이고, 베터리는 알카라인 제품이 더 밝고, 더 파워풀하다. 사이즈에 맞는 배터리를 준비하는데 주의할 건 배터리는 부식이 잘 되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을 때는 플래시 라이트 등과 따로 보관해야 한다는 점이다.
재난 방송을 들을 수 있는 라디오도 필수다. 배터리로 작동하는 것도 있고, 손으로 돌려 발생한 전기를 이용하는 핸드-크랭크 방식도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소셜미디어도 많이 사용된다. 최근 플로리다주의 릭 스캇 주지사는 트위터를 통해 비상 메시지를 전달했고, 컴캐스트는 13만7,000개의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15일까지 제공키로 했다. 911이 불통일 때 소셜미디어에 본인의 위치나 상황을 알려 구조된 사례가 적지 않다.
정전이 돼 ATM이나 크레딧 카드 사용이 불가능할 수 있기 때문에 현금도 챙겨두는 것이 좋다. 소액권으로 적정한 금액을 준비해 두면 다행히 현금을 쓸 일이 생기지 않아도 이후에 일상으로 복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전기 이용이 불가능할 것이란 가정 하에 읽을 책, 보드 게임, 카드, 퍼즐북 등을 갖춰도 좋다. 일견 다이내믹해 보이는 태풍 등이 지나간 뒤에는 지루한 시간과의 싸움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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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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