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상 결혼식
저개발국가의 후원과 감시를 하는 기구에 근무하는 한 커플의 결혼식 초대를 일 년 전에 받았다. 이번 결혼식에 참석하면서 꼭 관광하고 싶었던 불란서의 알프스 몽블랑(Mont-Blanc)과 스위스의 알프스 융프라우(Jungfrau)를 보고 싶었다.
3,842m 높이의 몽블랑 산 옆에 있는 스위스 제네바에 도착하여 곧바로 야외 결혼식장인 샤모닉 몽블랑(Charmonix Mont-Blanc)으로 향했다. 사방이 수성암(aqueues rock)으로 형성된 알프스 산맥의 정상이 바로 눈앞에 보이는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에서의 결혼식은 환상적이고,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멋있는 이벤트였다. 특히 맑은 공기와 좋은 환경 속에 자라는 꽃들의 향기가 코를 찌르고 꽃의 색깔도 선명했다.
결혼식이 끝나고 바로 몽블랑에 철로 만들어진 입구에서 빙하 속으로 들어가는 길에 케이블카를 두번 바꿔 타고 올랐다. 다시 빙탑과 빙하 위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정상에 오르게 되니, 프랑스와 스위스, 이태리의 주요 산봉우리를 모두 볼 수 있는 최고봉이었다.
빨간 기차를 타고
내려올 때는 시간이 멈출 것 같은, 톱니바퀴로 굴러가는 빨간 작은 기차를 타고 산기슭을 따라 수많은 터널과 고가다리를 통과하였다. 꼬불꼬불한 철길을 수없이 돌며 마술사같이 신비로운 풍경이 눈에 들어 올 때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도취되어 와--와-- 하고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프랑스의 국경지역인 샤모니 계곡은 아름다운 스위스와 눈 속에 덮인 빙하와 평화로이 풀을 뜯는 젖소들의 위치를 알리기 위해 목에 걸린 원앙소리(cow bell)는 이른 아침부터 산울림 때문인지 아침잠을 깨우는 음악처럼 들려왔다.결혼식 다음날 케이블카를 타고 몽블랑 스키 리조트 산장에 올라 2차 결혼 축하연을 했다. 사방이 눈과 빙하로 덮인 산과 계곡에서 신선한 야채와 함께 한 유럽식 식사 뷔페는 먼 훗날까지 그 향과 맛이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그곳 또한 하이킹 코스, 패러 글라이딩, 마운틴 바이크, 또 피크닉 코스를 위해 잘 정리 되어 있고 각자 취향에 맞는 스포츠를 즐길 수 있게 되어 있었다.
145미터 제네바 분수
3일 동안 샤모니의 몽블랑 여정을 마치고 스위스의 3대 도시인 제네바로 숙소를 옮겼다. 숙소 옆에는 옛 유엔 본부였던 건물 앞에 만국기와 전쟁의 아픔을 씻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자는 의미를 갖은 부러진 의자와 대포 끝이 휘어진 조각품, 조형물과 벽화 그림들이 눈에 띠었다.UN 회의장 옆에 있는 보태니컬 가든(botanical garden)은 멋있는 수목과 잘 정돈된 꽃들로 쾌적해 머물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또한 스위스에서 가장 큰 레만(Leman) 호수는 아름다운 꽃들로 장식되고 쭉쭉 펼쳐진 사철나무의 풍경은 더욱더 매력적인 도시로 보였다.
특히 제네바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큰 분수대에서 시속 200km 속도로 145m나 솟아오르는 분수를 볼 수 있었다. 또한 관광 투어 차를 타면 부패한 로마 가톨릭 교회에 맞서 일어난 종교 개혁을 기념하는 100m 길이의 기념비를 비롯해 구 시가지, 공원에 잘 조화된 건물과 꽃들로 화사한 느낌을 주는 곳이 너무 많아 눈을 어리둥절케 했다.
융프라우 전망대
3일간의 제네바 여행을 마치고 철도의 왕국이라 부르는 이곳에서 5시간 기차를 타고 벤겐 (Wengen)에 도착하기까지의 여행은 환상적이었고, 축복 받은 나라로 여겨졌다.
1,274m 되는 벤겐 숙소에서 하늘을 찌르는 ‘탑 오브 유럽’(top of Europe)을 비롯해 7개의 알프스 최고봉을 볼 수 있었다.또한 저녁 무렵에 큰 ‘카우 벨’을 흔들며 스위스의 민속놀이 행사를 알리는 행진이 있었다. 그날 밤 스위스의 전통적인 의상과 춤, 요들송, 원앙소리의 음률, 알프 혼(목동이 쓰는 긴 목관 악기)의 연주와 공연으로 저물어 가는 밤의 향연 속에 관광을 즐기며 깊어가는 밤의 피로를 풀어주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4,158m나 되는 융프라우(Jungfrau) 최고봉을 가까이서 보기 위해 3,454m 융프라요흐(Jungfraujoch)까지 톱니바퀴 기차(cogwheel railway)를 타고 올랐다. 1,200m나 되는 터널을 지나 기적적인 산의 세계에 도착하였다. 최고의 전망대와 방대하고 완벽한 시설, 얼음 동굴 속의 조각품, 360도로 돌아가는 전시 영사실, 높은 산꼭대기 마다 빙하와 만년설로 하늘을 찌르는 산봉우리를 쳐다보며 많은 사진을 찍었다.
그때 산소 부족으로 호흡이 곤란하고 어지러우며 귀가 멍멍한 고산병이라고 하는 증상이 나타났다. 전망대 카페에서 따뜻한 한 잔의 초콜릿 차를 마시니 좀 회복되었다.
신라면을 먹다
역시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파라다이스였다. 세계 스키대회를 비롯한 많은 이벤트가 있고, 깊고 높은 산임에도 600종이 넘어가는 야생화들과 에델바이스 꽃이 어김없이 피어나고 있었다. 또 제임스 본드의 007 영화 촬영장을 비롯해 산비탈에서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는 젖소들의 모습과 가는 곳마다 나무로 지은 아름답고 독특한 집들이 알프스의 향기가 자욱한 설경에 뒤섞여 다양한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냈다. 평화로움이 어떤 것인가를 보고 느끼게 한 시간이었다.
구름에 덮인 높은 산 위에 또 구름 위에 또 다른 산과 빙하가 보이는 풍경은 환상과 현실을 저버리면 이곳이 바로 지상천국이라는 생각에 잠긴다.
급경사진 곳에 설치된 케이블카, 계단식으로 된 케이블카, 계속 돌아가는 케이블카, 120명 타는 케이블카, 케이블카 타고 오르는 곳마다 눈에 띠는 스낵코너나 레스토랑에서 ‘신라면’ 파는 곳이 있어 놀랐다. 세계 곳곳에서 현대, 기아 자동차가 팔리는 것도 신났지만, 신라면이 이곳에서 좀 비싼 가격이지만 여러 곳에서 팔고 있는 것을 보니 한인으로서 자부심이 생겼고 자랑스럽기도 했다.움직일 때마다 갈아타야 하는 기차나 버스 타는 것이 불편하고 번거롭지만 아름답고 신기한 환경과 조화에 도취되어 즐겁기만 했고, 영원히 기억에 길이길이 남길 추억이 되었다. 그래서 여행은 더 즐거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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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이진(페어팩스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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