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이드 메이웨더(왼쪽)와 코너 맥그리거가 25일 계체량에서 마주 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세기의 대결’이나, ‘세기의 서커스’냐.
무패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49-0, 26KOs)와 종합격투기(MMA)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0-0)가 충돌하는 12라운드 ‘복싱’ 매치가 26일 밤 라스베가스 티모빌 아레나에서 펼쳐진다. 5체급에 걸쳐 총 12개의 세계타이틀을 거머쥐었고 복싱 역사상 최고의 파운드-포-파운드 복서 중 하나로 평가받는 메이웨더(40)는 이 한 번의 대결을 위해 2년간의 은퇴생활을 청산하고 4강의 링에 오른다. 옥타곤의 최강자로 평가받는 맥그리거는 메이웨더를 만나기 위해 생애 처음으로 복싱 매치에 뛰어들었다.
수많은 화려한 미사여구가 동원돼 이 매치를 홍보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이 둘의 대결이 성사된 이유는 오직 하나 ‘돈’(Money)다. 메이웨더와 맥그리거는 모두 이번 대결의 대전료 개런티만 1억달러를 받았다. 페이-퍼-뷰(PPV) 구매자가 역대 최고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의 최종 수입은 이보다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메이웨더의 경우 매니 파키아오와의 세기의 대결에서 벌어들였던 총 수입 2억5,000만달러를 넘어서는 액수를 챙길 지도 모른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메이웨더는 “이 파이트는 팬들이 보기 원한 것”이라면서 “역사상 가장 큰 파이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역사상 최고의 ‘미스매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메이웨더는 복싱 역사상 최고의 수비형 복서로 전설적인 선수지만 맥그리거는 종합격투기 챔피언일지 몰라도 복싱은 초보자인데 이날 역대 최고의 복서 중 한 명을 상대로 데뷔전을 치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맥그리거가 승리한다면 스포츠 역사상 최고 이변이 될 것이고 사실 네바다주 체육위원회가 이 파이트를 승인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이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메이웨더는 이미 나이가 40이고 은퇴한 지도 2년이 된 복서인 반면 맥그리거는 한창 나이인 만 29세의 격투기 챔피언이다. ‘럭키 펀치’ 한 방이면 메이웨더가 전설적인 커리어에서 쌓아올린 무패의 전적과 역대 최고 복서라는 명성이 한순간에 산산조각 날 위험성이 충분하다. 그로 인해 수많은 전문가들이 메이웨더의 일방적인 승리를 점치는 와중에도 상당한 수의 팬들은 맥그리거의 KO승에 돈을 걸고 있다. 라스베가스 스포츠도박장에는 맥그리거에 대한 베팅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맥그리거는 MMA에서 21승3패, 18KO승의 전적을 갖고 있다. 3번의 패배는 모두 서브미션(초크 홀드나 조인트 락 등 기술에 걸려 항복하는 것)에 의한 것이었고 KO패나 판정패는 없었다. 메이웨더는 오히려 이 사실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그는 “맥그리거는 서서는 진 적이 없는 터프한 상대고 쉽지 않은 파이트가 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 파이트는 뭐라고 해도 판정으로 가지 않는다”고 장담했다.
이에 대해 맥그리거는 자신의 왼손잡이 스타일과 투지, 특히 왼손의 펀칭파워가 메이웨더를 초반에 KO시킬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그는 “사람들이 내 사이즈와 파워, 젊음을 무시한다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면서 “특히 8온스 글러브를 사용한다면 메이웨더는 1~2라운드를 버티지 못할 것이다. 그가 8온스 글러브를 사용하는데 동의한 것은 큰 실수”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그는 “메이웨더는 이미 진 사람이다. 내 거친 공세에 맞설 수 없을 것이다. 난 어떤 상황에도 적응할 수 있는 진정한 종합 격투기 챔피언”이라고 호언장담을 이어갔다.
이 파이트에는 아무런 타이틀도 걸려 있지 않다. 하지만 WBC는 이날 경기 승자를 위해 특별한 일회성 챔피언 벨트를 제작했다. 모리시오 술라이만 WBC 회장이 손수 소개한 이 벨트는 이탈리아 악어가죽에 1.5㎏의 순금 장식과 3,360개의 다이아몬드, 600개의 사파이어, 300개의 에메랄드 등 화려한 보석들이 촘촘히 박혀있어 호화롭기 그지없다. 돈이 아니었다면 성사되지 않았을 대결을 상징하듯 벨트의 명칭 자체도 ‘머니 벨트’다. 그런데 이 벨트에 장식된 세계 각국국기 가운데 욱일기도 버젓이 들어가 있어 한국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욱일기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범국이었던 일본의 군대가 쓰던 깃발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져 독일의 나치 하켄크로이츠와 같이 금기시하는 것이 일반 상식이다.
한편 25일 티모빌 아레나에서 열린 계체량에서 맥그리거는 153파운드, 메이웨더는 149.5 파운드를 기록, 모두 주니어 미들급 한계체중인 154파운드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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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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쑈 보다, 즐거운 Boxing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