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들이 이제는 중국과 일본을 이웃동네 마실가는 것 같이 잘들 여행을 한다. 그런데 열의 아홉은 중국에 대해서는 그 찬란한 유적에 감탄을 하지만 중국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저 그렇다.
그러나 일본 사람들에 대해서는 관광 중 얻은 좋은 이미지 때문에 언제라도 일본을 다시 가고 싶어 한다.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한 나는 일본사람이 최고 동양인으로 대접받는 것을 언제나 보아 왔다. 하지만 나는 일부라고 믿지만 일본을 극도로 미워하는 사람들이 한국 여론에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아마도 일본을 방문하는 배우 배용준을 ‘욘사마’라고 환호하고 수많은 주부들이 비행장에 나가 환호하지만 만일 일본 어떤 인기 배우를 한국 주부들이 인천 공항에 나가서 환호했다면 언론에서 별별 상스러운 욕을 해가면서 성토당하는 정도가 아니라 이혼 소송으로 법원이 바빠질 것 같다. 내가 이렇게 장황하게 글을 쓰는 이유는 얼마 전에 A라는 학교 대선배와 점심을 같이 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그 선배가 ‘군함도’라는 영화를 보았는데 영화가 문 대통령 당선 전에 만들어지긴 했지만 좌파정권이 들어서고 한일간에 위안부 처리 합의 결정에 비난과 때리기 분위기에 편승해 비록 돈을 벌려는 상업 영화라도 한국인들을 도를 넘는 일본 혐오로 끌고 가서 안타깝다는 이야기를 했다. A 선배는 일제 치하에서 중학생이었지만 징용노동자로 차출되어 비행장 건설에 동원되어 노동도 했던 분이다. 그 분의 말인즉 미쓰비시 탄광에는 돈벌이가 된다고 많은 사람들이 지원했었고, 그 군함도 탄광에는 일본, 중국, 한국 등 각지에서 노동자들이 모여 들었다고 했다.
나는 호기심이 발동해서 점심을 끝내고 곧바로 상영 중인 극장으로 갔다. 참으로 이제 한국영화는 배우 연기부터 시나리오의 대사 그리고 촬영기술까지 할리우드 영화와 비교해도 조금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영화관을 나와 집으로 차를 몰면서 배우 실베스터 스텔론이 주연했던 영화 ‘람보 2 편’ 베트남 공산군에게 포로로 잡힌 미군을 구출하는 영화 그리고 ‘록키 3 편’ 소련 권투 선수와 세계 챔피언 시합을 주제로 한 영화가 새삼 생각났다. 그러면서 나 혼자 중얼 거렸다. “이 영화들은 오락 영화로 재미를 극대화 하려고는 했지만 군함도에서 처럼 상대 국민을 증오하게는 안 했는데 더구나 권투영화 록키의 라스트 신이 오히려 화해의 메시지이었는데.” 41%의 득표로 대통령이 되고, 국회는 과반수가 못 되는 소수여당을 거느린 현 정부로써 국민의 여론을 업고 정치를 해 나가야 하는 것이 실정일 것이다.
그리고 그런대로 과거 박근혜 정권보다 잘하는 면이 꽤나 많다. 그러나 내 눈에는 현 정권이 ‘독립투쟁으로 존경해야 할 분과 그저 숨죽이고 살아갔던 민초와 소수의 악질 친일파’ 에서 ‘존경해야 할 분과 나머지 모두를 일본에 친일을 한 역사의 죄인’으로 몰아넣는듯하다. 그리고 이 행동은 좌파의 조종이라는 오해를 충분히 살만한 것 같다. 현 정부는 그러한 분위기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현재의 프랑스와 독일관계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프랑스가 2차 대전 종전 후 11만 8천 건의 재판을 통하여 나치에 동조한 몇 만 명을 처형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12년 후인 1957년부터 유럽경제공동체를 프랑스와 독일이 주축이 되어 설립, 석탄 철강을 통해서 한 경제권으로 묶다가 급기야 1993년 유럽공동체란 거의 한나라 한 경제 수준으로 확대 발전시켜 두 나라가 번영을 구가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 일본과 관계를 잘 설정해야 한다. 아베 정권이 위안부 만행에 뻔뻔하고 사과에 인색함은 나도 답답하고 화도 난다.
그러나 일본 때리기에서 얻는 것이 무엇이고 잃는 것이 무엇인지 냉철하게 따져 보아야 한다. 더구나 현재 북한 위기의 현실에서 말이다. 그리면서 두 개의 구절을 곰곰이 되새기라고 권하고 싶다. “작은 것을 즐기다 큰 것을 잃는다는 소탐대실(小耽大失), 그리고 명분은 쉽지만 실리는 어렵다”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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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묵 문인/ 맥클린,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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