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남북전쟁은 아직도 휴전상태인가? 지난 주 버지니아 대학(UVA) 근처 샬롯츠빌에서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대규모 폭력시위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여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버지니아 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사건의 발단은 남북전쟁 당시 남부의 장군이었던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 철거를 막고자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시위를 벌인 것이다.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 철거에 대해서는 아픈 역사의 반복을 막기 위한 산교육의 증거로 보존할 것인지 아니면 인종차별적 상처를 자극하는 상징물인지 여부를 판단해서 결정하여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라는 트럼프의 선거 캠페인 구호와 ‘네오 나치’의 ‘피와 영토’라는 나치 슬로건도 외치며 남부 연합기와 나치기를 함께 흔들었다.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남부의 연합기를 높이 든 것은 노예 해방을 아직도 반대하며 인종차별을 찬성하는 깃발을 든 것이며, 나치기를 함께 든 것은 미국 성조기를 거부한다는 것이다.
극우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자신들을 “알트 라이트 (Alt-Right)” 즉 ‘대체 보수’로 자칭하였다. 배려와 나눔이 없는 ‘대체 보수’의 탄생은 ‘집단 이기’의 탄생을 뜻한다. 따라서 나는 이들을 ‘백인 우월주의자’라고 부르기 보다는 ‘집단 이기주의자’라고 부른다. 그 이유인즉, 집단 이기주의자들은 백인이나 흑인 혹은 동양인 등의 인종을 이용하는 ‘이기주의’의 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체 보수를 옹호하는 흑인 대변인이 있는 것을 보면 인종보다는 ‘자기 이기’ 그리고 ‘집단 이기’가 더 적절한 표현인 것이다. 따라서 대체 보수의 탄생은 ‘미 합중국 (United States)’ 이전으로 후퇴시켜 ‘미국판 38선’으로 갈라진 ‘분단의 미국(Divided States)’으로 다시 돌아갈 수도 있는 역사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묻건대, 대체 보수의 탄생은 과연 미국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일부 집단 이기주의자를 위한 것인가? 이제 우리는 지도자의 능력을 실험해 볼 수 있으며 과연 트럼프는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백인 우월주의자’의 폭력 시위에 대해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비난을 피한 트럼프 대통령의 ‘무반응적 묵인’이 또 다른 인종 갈등의 원인 제공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있다.
트럼프가 ‘미국 우선’에서 ‘모든 미국인 우선’이란 표현을 썼다. 그러면, 과연 “모든 미국인에는 흑인, 동양인, 그리고 한국인도 포함 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 본다. 말은 그럴 듯한데, 현재 추진하고 있는 이민 정책만 보더라도 모든 미국인 보다는 백인을 위한 정책을 펴고 있음을 역력히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취업이민에서 영어실력을 반영하여 백인인 영국과 호주인들이 유리해 질 것이다. 더욱이 FTA 협상 후 호주에는 1만500개의 E-3 비자를 주었으나, 한국과 FTA 체결 후에는 아무런 비자 혜택도 없었다. 이번 트럼프와 재협상시 한국인 전용비자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이는 분명 인종 차별적 대우임을 제기하여야 마땅하다.
동과 서, 너무도 먼 미국과 한국은 문화와 언어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유사한 역사를 나누고 있다. 미국은 4년간의 동족간 전쟁인 남북전쟁을 치렀고, 90년 뒤에 한국은 3년간의 동족간 남과 북이 싸우는 6.25전쟁을 치룬 것이다. 이제 한국에서는 ‘제 2의 6.25전쟁’을 걱정하는 이 시점에, 미국에서도 ‘제 2의 남북전쟁’에 대한 마지막의 시작을 바라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트럼프가 극우 백인 우월주의자와 분리되지 않는 한 트럼프의 몰락은 시작될 것이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왜냐면 미국의 건국 아버지가 설립한 미국의 헌법 정신과 가치는 집단 이기주의와 싸운 역사의 승리이기 때문이다. 나는 미국을 믿는다. 그리고 말없는 대다수의 미국민을 믿는다. 자유와 평등을 도모하는 법치주의와 이타주의가 승리한 미국을 말이다. 가치있는 판단이 민중을 설득하고, 위대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써내려 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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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준 변호사 알렉산드리아,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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