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란?
은퇴하고 나면 가장 하고 싶은 것 중 으뜸이 여행이라고 한다. 평생 열심히 일만 하느라 때로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여행을 그 동안 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리라. 이민 1세대들은 낯선 환경에 적응하고 생존을 위한 투쟁을 하다가 결국 여행은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은퇴를 하면 그동안 하지 못했던 여행을 떠나고 싶어 한다.
은퇴 후 취미생활을 하게 되어서 좋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취미생활도 싫증이 나기 마련이다. 골프나 낚시 같은 취미 생활도 어쩌다 한 번 하면 재미있지만 자주 하다 보면 재미가 감소한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는 일상생활이 무료해 지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인간의 조건인가 생각한다.
여행이 무엇인지 찾아보면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곳이나 외국에 가는 일'이라고 네이버 국어사전에 나와 있다. 여행이 특별한 것은 아니다. 내가 사는 곳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여행이다. 일상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다른 곳에 가서 다른 환경을 보고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다.
-62세 이상이면 골드 패스 신청
국립공원을 자동차로 다녀도 여행이다. 미국에는 국립공원이 많다. 가까이는 그레잇 폴스 공원도 있고 셰넌도어 국립공원도 있고 조금 멀리는 스모키 마운틴도 있다. 공원 입구에는 체크포인트가 있고 요금을 징수한다. 그랜드 캐년 같은 곳은 30불씩이나 받는다.
나는 골드 패스를 보여 주고 그냥 통과한다. 골드 패스가 있으면 어디를 가든 “공짜”다. 그러나 나는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젊었을 때 세금 낸 것 중 일부를 돌려받는 것이다. 여행을 다녀 보니까 세금 낸 것이 아깝지 않다. 골드 패스로 인하여 비용이 많이 절약 된다. 금년 여름 여행으로 콜로라도, 유타, 애리조나 그리고 뉴멕시코 주를 다녀왔다. 주로 국립공원이나 무료 관광지를 자동차로 다녔기에 비용이 크게 절약 되었다.
골든 에이지 패스포트(Golden Age Passport), 줄여서 골프 패스라고 하자. 이것을 가지면 매일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나이 먹어서 좋은 것이 여러 가지 있고 시니어 디스카운트가 많다. 맥도날드에 가면 시니어 커피도 싸고 좋아 여행 중 자주 애용하는 곳이기도 하다. 공짜로 화장실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이언 캐년이나 브라이스 캐년의 입장료도 30불인데 이 패스만 보여 주면 무료 통과일 뿐 아니라 아름다운 안내원이 안내 책자와 지도도 무료로 준다. 지도를 보며 가고 싶은 곳을 가서, 보고 싶은 것을 보면 된다. 이것은 62세가 되면 신청할 수 있다.
-74세가 행복지수 가장 높아
젊었을 때 더 열심히 일하고 세금도 많이 내고 저축도 많이 해 두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된다. 혼잡한 러시아워에 출퇴근 하느라 고생할 때 은퇴의 정거장을 바라보며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지 못한 것도 후회가 된다. 우리의 종착역은 인간의 본향인 하늘나라지만 지구를 여행하는 동안 예기치 못한 어려움이 발생하더라도 내가 해결해야 할 일이고 지나고 나면 즐거운 추억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은퇴 후 여행을 할 수 있는 건강한 때가 가장 행복한 때라고 한다. 독일과 미국 연구진이 2만 1천명을 대상으로 언제가 가장 행복한 나이인지 조사를 했는데 74세부터 행복지수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올해 100세가 된 김형석 교수, 작가 박완서, 박경리는 인생에서 언제가 가장 좋았느냐는 질문에 공통적으로 70대라고 말하였다고 한다. 신문이나 방송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나이가 70세 전후가 황금 시기라고 한다. 황금시기에 황금패스(골드패스)를 가지고 떠나는 것이 얼마나 좋은가!
-행복한 여행
직장에서 은퇴하고 자녀들 결혼 시켜 분가시켜 놓으면 모든 면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여행이라고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집을 떠나 다른 곳에 가서 경치나 도시를 보거나 사람들의 일상을 보는 것이 여행이다. 여행은 즐거운 것이고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 여행이다. 집에 돌아오면 집이 제일 좋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는 것이 또한 여행이다.
여행에서 모든 것을 잊고 유유자적하며 물 흐르듯 구름 흘러가듯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즐기며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여행은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여행 전에도 여행 후에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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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노세웅(워싱턴문인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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