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ivility costs nothing, and buys everything.
▶ 정중함에 돈 들지 않는다. 그런데 모든 걸 산다.
'씨빌리~티'[civility]는 쉽고도 고상한 영어 단어.
사전적 정의는 "정중함/예의 바름/점잖은 행위." 요컨대, 싸가지가 꽤 있으며 남의 인격/감정을 잘 배려하는 품위를 'civility'라 일컫습니다.
라틴어 'civilitas'에서 나온 'civil'은 '시민과 관련된'[relating to citizens]이란 뜻이니, 품격있는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서 적절히 지켜야 할 자세가 곧 'civility.’
시민사회란 군주제나 봉건사회를 넘어 무릇 요즘 나라를 구성하는 시민들이 바로 주인인 세상을 일컫는 말. 그리고, 건전한 시민사회의 근간은 다름아닌 그 구성원들의 고상한 품격. 누리는 자유만큼 지켜야 할 의무 또한 엄격한 게 바로 시민사회. 그래서 '성숙한' 시민정신이 사회 구석구석 모든 곳에서 제대로 발휘되어야 그만큼 시민사회 또한 성숙한 모습을 견지하는 법.
반칙이 난무하고 온갖 갑질이 팽배한 사회에서 나홀로 성숙한 시민정신을 발휘하기란 쉽지 않을 터. 그럼에도,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마라'며 독야청청하기에도 현대 시민사회는 나무나도 유기적으로 촘촘하니, 어쩌랴! 될 수 있으면 'civility'가 유지되는 서클[circle] 안팎으로 조심(操心)스레 운위(云爲)하는 수 밖에.
Civility costs nothing, and buys everything.
정중함에 돈 들지 않는다. 그런데 모든 걸 산다.
이 고요한 아침, 영어 단어 'civility'를 새기며 논하는 까닭은? 마침 즐겨읽는 "Dear Abby" 칼럼에서 시의적절한 문답을 하나 읽었기 때문. 영어로 배우는 삶의 지혜가 넘쳐나는 "애비 칼럼."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Abby'란 필명의 현명한 아줌마가 전하던 매일 생활상담 칼럼, 지금도 그분 따님의 품격과 필치로 계속되는 중. 그 엄마에 그 딸! Like mother, like daughter. 모전여전이라.
오늘 주목하는 단어 'civility'가 주제인 2017/7/28 칼럼: "Return to Civility Begins With Open Ears, Closed Mouths." 정중함으로의 회귀는 열린 귀와 닫은 입으로 시작됩니다. [시쳇말로, 닥치고 들으라!] 왜 이런 현답(賢答)이 도출된 것일까? 쉽고 간결한 영어로 '톡 쏘는' 지혜를 선사하는 "Dear Abby," 바로 이런 사연 때문입니다.
DEAR ABBY: Most everyone appears to be fighting over politics these days, and there's even in-fighting within each side. Will it ever stop? -- BAFFLED IN THE EAST [애비에게] 요즘 보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정치 얘기로 싸우는 듯 합니다. 심지어 같은 진영 안에서도 서로 싸우네요. 과연 이런 일이 끝날까요? [당혹스런 동부 사람]
그랬더니 "Dear Abby" 칼럼의 답은? DEAR BAFFLED: Perhaps. But it won't happen until people stop shouting (literally and figuratively), decide to bring civility back and start listening respectfully to each other. [당혹님께] 아마 그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말 그대로 또는 비유적으로) 고함 지르는 일들을 끝내고, 정중함[civility]을 돌이켜 서로 존중하며 귀 기울이는 일이 생겨야 비로소 그리 되겠지요.
Civility costs nothing, and buys everything.
정중함에 돈 들지 않는다. 그런데 모든 걸 산다.
그래서 생각난 잠언이 바로 'Lady Mary'의 오늘 지문입니다. 서로 예의 바르고 정중하며 신사/숙녀답게 행동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란 것. Civility costs nothing. 그야말로 결코 돈 드는 일이 아니란 거죠. [물론 감정적 엄살과 자존심 따위를 조금은 지불해야겠지만] 관건은, 드는 비용에 비해 얻는 결과가 매우 값지다는 것.
Civility buys everything. 다 살 수 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바로 그 원리?
성숙한 시민사회를 사는 고상한 시민들의 정치적 담론들이 마구 'civility'를 내팽개치는 모습이 여기저기 보입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 또한 그런 'incivility'[무례함]에서 크게 자유로워 보이지 않는 요즘, 대한민국의 성숙한(?) 시민사회에서도 서로 막말하는 ‘씨빌리티 부재’ [incivility]를 목도합니다. 그 와중에, 나 스스로 또한 무례한 담론에 휘말리지 말라는 "Dear Abby"의 지혜와 'Lady Mary'의 잠언을 경청합니다.
Shal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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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영어서원 백운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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