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C에서 캘리포니아까지 총 4,636마일
▶ 직접 자동차 몰고 간 10박11일간의 여정
직선거리 2,300여마일, 비행기로는 5시간 남짓한 거리를 칠십대 중반 노구(?)를 끌고 자동차로 대륙횡단 포부를 피력할 땐, 가족은 물론 친구, 친지들은 부러워하면서도 의아한 눈빛을 보냄을 눈치 챌 수 있었다. 하지만 작정하고 계획한대로 실행에 옮기려하니“글쎄 내가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나를 좀 주저하게 했음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우여곡절 끝에 우선 로스앤젤레스에서 워싱턴 DC로 향하는 편도 비행기 표를 구입했다.
콜로라도 주는 산천이 아름답다. 와이오밍 주는 풍족하진 못해도 평화롭다. 끝없는 평원과 분지에선 검은 소들이 한가로이 풀들을 뜯어먹고 있고 낮잠을 자고 있기도 하다. 좋은 품질의 소고기 산지가 바로 이곳이다.
사우스 다코다는 참으로 복 받은 주가 아닌가? 미국인이면 일생에 한번 가보고 싶어 하는 마운트 러시모어가 있으니 말이다.
5월12일(금)
아침 9시 덴버 남방 푸에블로를 떠났다. 오래전부터 방문하고 싶었던 사우스다코다의 마운트 러시모어(Mt. Rushmore)를 향해서다. 60년대 말 동해상에서 북에 납치됐던 푸에블로 호가 생각났다. 450마일 거리를 달려 오후 5시에 러시모어 남방 20여마일 지점인 핫 스프링에 도착했다.
콜로라도 주는 산천이 아름답다. 와이오밍 주는 풍족하진 못해도 평화롭다. 끝없는 평원과 분지에선 검은 소들이 한가로이 풀들을 뜯어먹고 있고 낮잠을 자고 있기도 하다. 좋은 품질의 소고기 산지가 바로 이곳이다. 기온도 분지란 그런지 위도상 북쪽임에도 80도가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고급 소고기 앵거스(Angus)의 원산지는 스코틀랜드다. 주로 블랙 앵거스이나 레드도 있고 변종으로 심지어 와잇도 있다 한다. 미국에선 아메리칸 버팔로로 더 알려져 있지만 본래 명칭은 Bison이라고 하며 간단히 Bison Burger로 많이 먹으며 부드러운 감촉이라고 한다.
와이오밍 주 국도 25번은 깨끗하기도 하지만 교통량도 적어 80마일이 최대 허용 속력이며, 85마일인 곳도 있어 난생 처음 짧은 순간이나마 100마일을 살짝 넘겨보기도 했다. 총 주행거리 13만 마일, 15년 된 나의 애용하는 MDX Accura SUV가 효자노릇을 단단히 하고 있다. LA에 도착하는 대로 막걸리나 소주로 샤워를 시키고 세차를 말끔히 해줄 예정이다. 우리 자동차를 잘 달리는 준마 같아 ‘은마 Silver Horse’라고 명명했다.
스테이크 고장에 왔으니 프라임 립(Prime Rib)으로 오랜만에 포식을 했다.
5월13일(토)
사우스 다코다는 참으로 복 받은 주가 아닌가? 미국인이면 일생에 한번 가보고 싶어 하는 마운트 러시모어가 있으니 말이다.
우리도 급히 서두르지 않고 이틀에 걸쳐 천천히, 사진만 찍는 관광을 벗어나 즐기며 생각하는 여행기억을 남기고자 했다. 하루 밤 더 핫 스프링에서 자기로 했더니 한결 계획들이 여유로워지는 것 같다. 해서 넉넉한 마음으로 느지막한 오전 9시에 숙소를 출발했다.
네 명의 미 대통령 대형 얼굴 조각상이 있는 마운트 러시모어로 들어가니 벌써 수많은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미국의 정신, “우리는 할 수 있다. 결코 포기해선 안 된다”와 함께 애국심을 불어넣는 곳이 바로 이 Granite 바위에 새겨진 4명의 미국 대통령 얼굴들이다. 세 명의 대통령 선정에는 모두들 수긍을 하나 테오도르 루스벨트 선정에는 좀 이론이 있는 것 같다. 허나 영국으로부터 독립, 건국의 기초를 닦고, 독립선언서를 기초하고 남북전쟁을 치르며 노예해방과 나라를 하나로 묶고, 또한 번영시킨(Foundation, Preservation, and Expansion) 네명의 대통령 선정에 대부분은 동의한다고 여겨진다.
조각가 Gutzon Burglum의 지휘아래 500명의 사람들의 숭고한 봉사와 희생으로 1927-1941에 걸쳐 이룩한 대장정의 결과물이며 미국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얼핏 보아 관광객들은 미국의 대표적 소시민들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들이야말로 진정 미국을 아끼고 사랑하는 애국자들이 아닌가 싶다.
숙소로 돌아오니 4시가 좀 안 되어 오랜만에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고 특히 아내에게 필요한 휴식이었다. 이 같은 여행에는 건강과 강인함이 절대적 필요사항이다. 내일(14일)은 어머니날이나 450마일 여정을 길에서 보내야하기에 오늘 대신 식당에 가서 해물요리로 아내를 축하해주었다.
옆길로 빠져 수다를 떤다면 오바마 대통령을 일찌감치 대통령 재목으로 알아보곤 그가 일리노이주 초선 상원의원 당시 그에게 대통령 출마를 처음 권유했던 탐 대슐이 이곳 출신 상원의원이었다. 소위 킹 메이커였으나 제약업계와의 로비 연루설로 지명을 받았으나 실제 보건장관에 임명되지는 못했다.
5월14일(일요일)
좀 멀지만 안전하고도 속력(보통 80마일)을 낼 수 있는 국도 90을 타고 옐로스톤으로 입성하기로 했다. 150마일 전 몬태나 주의 빌링스(Billings)에 하룻밤 자기로 해 7시간 반 만에 450마일을 주파했다. 오늘은 어머니날임에도 집사람이 밥과 김치로 저녁준비를 하겠다고 부산이다. 오래살고 봐야겠다. 시간이 금쪽같은 사람들이 옐로스톤을 관광하기 위해 비행기로 오는 곳이 국제공항이 있는 Bozeman과 가장 큰 도시인 빌링스다.
5월15일(월요일)
아내가 리빙스톤으로 가는 90번 국도에서 처음 120마일을 운전대를 잡았고 Gardiner까지 계속 운전을 하겠다는 걸 아무래도 꼬불꼬불한 지방도로 운전은 내가 나을 것 같아 집사람과 합의를 해 겨우 운전대를 잡는 ‘영광’을 가졌다. 89번의 50마일은 아름다웠다. 2시간 반 걸려 11시에 도착하니 한결 여유로워 좋았다.
옐로스톤(Yellowstone) 국립공원은 1872년에 지정되었고 와이오밍, 몬태나, 그리고 아이다호 세 개의 주에 걸쳐 있으나 대부분은 와이오밍 주에 있다. 매년 4백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있으며 미국의 톱5 국립공원(방문객 수로)이다. 그래도 Greater Smoky Mountain 국립공원이 1위라고 한다.
숙소에 들러 간단한 여행정보를 재확인하고 본격적으로 제일 관심 있는 곳을 시간 나는대로 늦게까지 둘러보기로 했다. 처음 얼마 구간은 마치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의 아름다운 산악풍경 같아 좋았다.
석회암이 뜨거운 간헐천으로 해서 녹고 침전, 축적되어진 Mammoth Hot Spring을 본 후, 말로만 듣던 Geyser(간헐천)이 수없이 많다는 Lower(미식 축구장보다도 더 넓다는), Midway Geyser Basin과 하루에 20번 분출한다는 Old Faithful 를 구경했다. Old Faithful에는 세계에서 제일 크다는 통나무 식당(정말 거대하다!)이 있으며 Bison Burger맛이 일품이라는 데 그맛을 볼 수 없어 좀 아쉬웠다.
무식하기 그지없는 나는 여기저기 따뜻한 (?)온천물이 솟아오르니 온천욕을 하면 얼마나 좋을 까 했으나 그건 부질없는 일이다. 뜨거운 물에 금방 녹아버린다니. Geyser 발음은 ‘기생’의 일본어 발음 ‘게이사’와 비슷하다고 해서 Geyser Country 를 전혀 다른 의미이겠지만 우리들은 ‘기생촌’이라고 쉽게 부르기로 했다.
운 좋게 두 번씩이나 출현한 곰들 사진을 찍을 수 있었는데 산간도로(Grand Loop Drive)일부 보수공사로 상당한 시간이 지체되어 출발지인 Gardiner로 돌아오니 저녁 6시나 되었다. 운전거리는 고작 왕복 100여 마일이었는데 말이다.
관광지에서도 호텔에서도 젊은 중국인들이 많았는데 왜 이럴까 생각을 해보았다. 예전 이탈리아 여행시 일본 단체관광객이 많았던 생각이 났다. 중국의 국력, 경제력이 세계 2대 강국이 됐기도 하지만 몬태나 출신 상원의원이었으며 오바마 행정부의 중국 주재 대사를 지낸 Max. Baucus의 영향력이 이 많은 중국인들을 자기 고향의 세계적 관광지로 불러들인 게 아닌가 한다. 실제 대부분의 옐로스톤은 와이오밍 주에 속하나 몬태나주에서 경제적 효과를 더 보는 게 아닌가싶다.
친선과 국가이익을 위해서 대사의 직위를 이용했다면 정치인으로 잘했다고 보아야할 것이 아닐까? 세계 어디서나 직위를 이용해 개인의 이득을 취득하는 정치인들이 많은 것과 대조적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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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청답 문성길, 사진/ 심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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