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이 초복(初伏)이었고 일주일 후인 22일은 중복(中伏)이다. 또 그 열흘 뒤가 말복(末伏)이다. 이 삼복(三伏)은 견공들이 수난을 받는 기간이다. 개들에게는 *복(復:초혼(招魂)할 때 부르는 소리)하는 계절이다. 또 얼마나 많은 개들이 죽어갈지? 정자나무 아래서 부채질 해도 등골에서 줄 땀이 흘러내릴 한여름 더위에 철창에 갇혀 혀를 빼내들고 헉헉 혀끝으로 침을 흘리며 죽을 운명을 기다리는, 개들의 핏기 없는 눈에서 애절한 원망이 흘러나오는 것 같다.
한국에는 삼복더위 동안 보양식 보신탕집에 장사진을 이룰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요즘은 개고기가 미용에 좋다고 해서 젊은 여자들까지도 이열치열하며 땀을 뻘뻘 흘리면서 좁은 틈을 비집고 남녀구별 없이 식도락 한다. 동물애호가들이나 서양 사람들은 혐오식품이라고 기피하는데 아랑곳하지 않고 보신탕 인구들은 더 늘어가는 것 같다. 예전에 잘 불 수 없던 일이다.
인간과 개의 관계는 1만5,000년 전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늑대에서 개로 진화되는 과정만도 약 3,000년이 걸렸다고 한다. 개는 인간과 접촉하여 살아오는 과정에서 현재까지 오랜 세월 반려견으로 우리에게 정서적 만족을 채워주고 있다. 개는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동반자라고 하겠다. 개는 인간에게 순종하며, 맹인 인도, 수색견, 경비견, 목양견, 인명구조견 등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일들을 대신해 주기도 한다. 개는 주인에게 순종할 뿐 아니라 주인을 위해 생명까지 바치는 일도 있다. 개는 이제 가축의 개념에서 인간들과 서로서로 정을 주고 나누며 살아가는 한 가정의 식구라고 생각해야 할 것 같다. 개도 당당하게 인간의 사랑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도 애견가들은 집안에서 개와 함께 생활하며 개들에게 좋은 식량을 제공하며 아이들과 개로 인해 기쁨을 느끼며 행복한 생활을 하는 가정이 많다.
며칠 전 아침 일찍 산책을 다녀와서 배달된 조간신문을 펴며 함께 TV를 켰다. 방영 중인 화면은 개를 주제로 한 내용이었다. 앞면을 보지 못해 앞 선 내용은 알 수 없으나 네 발목이 상해 썩어가는 개를 검은 비닐봉지에 담아 비정하게 길가에 버린 것을 마음이 고운 사람이 측은이 여겨 살려보려 했으나 여건이 여의치 않아 고민하던 끝에 다행히 죽어가던 개가 미국 가정에 입양 되었다. 복 있는 개의 운명이라 할까, 한국에서 버려진 병든 개가 호강스럽게 비행기를 타고 이역만리 미국 가정에 입양되었 다. 개가 도착하는 공항 출구에는 병든 개를 환영하기 위해 마중 나온 사람들이 그리워 사모하는 사람을 환영하듯 극진히 반갑게 맞이하며 기뻐하는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
새 주인의 가족은 정성으로 보살피며 가축병원에서 치료했으며, 네 발에 의족을 만들어주고 물리치료를 시키고 수영을 가르치며 온갖 정성을 기울인 결과 혼자 기지도 못하던 개가 새 생기를 얻어 자유롭게 뛰놀게 되었다. 재롱도 부리며 생명의 은인에게 기쁨을 주기도 했다. 이웃 사람들도 와서 축복하며 이 개에게 많은 선물도 전해주어, 죽음 직전에 있던 개가 천사 같은 주인의 진정한 사랑에 회복되어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진한 감동을 받았다. 새 주인은 이 개의 이름도 멋지게 “치치”라고 지어주었다. 사지 없는 삶이지만 정상인 보다 더 적극적으로 살며 학교, 직장, 교회 다니는 곳곳마다 삶의 철학을 강연하며 희망을 전해주는 인간승리의 전도사인 ‘닉 부이치치’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이름이며 ‘닉 부이치치’처럼 다른 사람에게 희망을 주고 기쁨과 용기를 주라는 의미로 지어진 이름이라 했다. 이 얼마나 심려 깊고 의미 있는 멋진 이름인가.
이젠 개가 보신탕으로 인간의 육신을 보강하는 먹이로 잔인하게 희생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세상 문명이 발달하며 우주를 왕복하는 세상, 과학의 발달로 효과 있고, 손만 뻗으면 얼마든지 보신할 수 있는 명약들로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는 세상이 아닌가. 삼복더위 중에 죽어 갈 불쌍한 견공들을 가엾게 생각하며 오늘은 삼계탕으로 초복을 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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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주 일맥서숙 문우회 /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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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5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맞어요. 배곺아 보지않은 (보릿고개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세대의 팔자좋은 소리지. 허기야 다 과거사이고, 먹을것 풍족한 오늘에서야 구지 "갑론을박 " 할 필요가 있나요. 순리대로 살지.
배고프면 다 먹습니다. 사람도...
세상사 속고만 산다고 생각하면 겁나서 어떻게사나? 가짜뉴스가 판을 친다고 하니 가려서 듣는것도 현명한 일이겠스나 내손에 쥐어봐야 밑겠다고 한다면? 글쎄요. 내 자유이니 말입니다.
밑에분, 과연 뉴스가 늘 100% 진실만을 얘기할까요? 생각이 제대로 박힌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더 나서고 힘써야 겨우 소수의 버려진 반려견들이 새생명을 찾게되지 않을까요...
다~~~몇년전 이야기이고, 최근 뉴스에 의하면 데모꾼들 때문에 보산탕집들 페업하고, 설사 문을 열어도 손님들의 출입이 여의치 않아 개점휴업 이라니 신경들 끄시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