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구 회장이 17일 상반기 해외법인장회의 주재
▶ 서울 본사서 열려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과 중국 등 주요 해외 시장에서 올 상반기 판매가 감소하는 등 우울한 판매성적표를 받아 비상이 걸린 가운데 이달 중순 서울 본사에서 개최되는 상반기 해외법인장회의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오는 17일 직접 주재하는 해외법인장회의에서 판매부진을 극복할 강력한 대책마련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0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해외법인장 회의의 경우 정몽구 회장이 상반기 회의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이 하반기 해외법인장 회의를 주재하고 있어 정 회장이 올해도 오는 17일 열리는 상반기 해외법인장회의를 주재한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해 상반기 전체 판매량은 351만8,566대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8.6%나 감소했다. 현대차가 219만8,342대로 8.2%, 기아차가 132만224대로 9.4% 각각 떨어졌다.
올해 하반기도 판매여건이 녹록하지 않다. 중국에서 사드보복 여파가 지속될 수 있으며 미국에서도 전반적인 시장침체와 경쟁심화로 판매를 늘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기아자동차는 올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64만2,096대를 판매, 지난해 상반기의 70만2,387대에 비해 8.6%나 감소했다. <도표 참조>
업체별로는 현대차가 올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34만6,360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의 37만4,060대에 비해 7.4% 감소했다. 기아차는 올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29만5,736대를 팔아 전년 동기의 32만8,327대에 비해 9.9% 줄었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글로벌판매 목표인 825만대를 달성하기 만만치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같은 비상 상황에서 정 회장이 올해 상반기 해외법인장 회의에서 던질 메시지가 더욱 주목된다.
정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 해외법인장회의에서 불확실한 시장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혁신성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당시 “어려운 외부환경은 이제 변수가 아니라 상수”라며 “끊임없는 혁신만이 불확실성의 시대에도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의 변화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시스템을 강화해 시장의 변화를 먼저 이끄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 상반기 판매부진에 대해 ‘상반기 내수 감소에는 지난해 상반기 개별소비세 인하에 따은 ’기저효과‘ 영향이 있고, 해외 실적 부진에는 사드 사태에 따른 중국 판매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며 ”앞으로도 선진시장과 신흥시장 모두 섣불리 판매 호조를 확신할 수 없는 위기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차 그룹에게 가장 심각한 시장은 중국이다. 실제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지난 6월 현대차와 기아차는 중국에서 불과 3만5,000여대, 1만7,000여대를 팔았다. 이는 지난해 6월과 비교하면 각각 64%, 62% 급감한 것이다. 이 추세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중국시장에서 판매 목표 195만대의 60% 이상을 잃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현대차 그룹은 미국 시장에 대해서는 판매 감소에도 중·장기적으로 낙관하고 있다. 미국 시장의 경우 소형 SUV인 현대 코나와 기아 스토닉이 내년 상반기 출시되는 등 지속적인 신차 출시와 함께 아이오닉 전기차와 럭서리 브랜드 제네시스 판매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면 다시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상황과 관계없는 국가적 차원의 보복으로 휘청이고 있는 중국 시장과는 달리 미국 시장은 현대·기아차의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 관계자는 “미국 시장의 경우 판매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렌터카 등 ‘플릿’(fleet) 판매를 줄이는 등 미국 시장 전략을 ‘덩치(판매량) 키우기’에서 ‘수익성 개선’쪽으로 바꾸고 있다”며 “미 전체 자동차 시장의 최근 판매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미국 시장의 경우 세단 판매는 줄고 SUV 판매 비중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현대차가 SUV 전체 세그먼트에서 경쟁할 수 있는 차량을 확보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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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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