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에는 6.15 남북공동선언 17주년과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가 있어 6.15 정신을 되새겨 보게 된다.

나는 초등학교때 이민왔으나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을 오기를 바라는 염원은 변치 않았다. 이민 온 다음해인 1972년에 TV에서 희귀한 뉴스보도를 본 기억이 난다. 느닷없이 닉슨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것이다. 내가 한국서 반공교육을 받을때는 북한다음에 중공도 숙적으로 알고 있었고 미국도 중국과 한국전쟁에서 치열한 전쟁을 치루었는데 뜻밖에 관계정상화의 길로 간것이니까 말이다. 이때 난 주변 사람들같이 남북한은 언제 이같은 화해의 길로 갈것인가에 대하여 생각해 보기도 했다.

그러더니 곧이어 또 하나의 충격이 왔다. 남북 7.4 공동성명이 발표된 것이다.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의 3대원칙! 이 얼마나 당연하고 훌륭한 원칙인가? 그러나 그당시엔 민간인이 자유스럽게 통일에 대한 논의를 못하는 시절이어서 뜻밖의 뉴스였다. 정부가 발표했으니 통일도 곧 오겠다고 생각했지만 알다시피 7.4성명은 실행이 안되고 양쪽 정권의 권력기반 강화에 이용되었다.

그러나 7.4 공동성명의 3대원칙의 정신은 1991년의 남북기본합의서로, 또 2000년도의 남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져 6.15 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된것이다. 통일을 향한 실행과정을 남북이 동의하고 제시한 것이다. 그리고 더 구체적인 실행사항과 안보문제 해결방안들을 담은 10.4 선언이 나오게 된 것이다.

6.15선언의 2항에는 처음으로 남북이 지향하는 미래의 통일체제의 성격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었다. 즉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양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연합이나 연방제 논의는 추상적이나 학술적인 것이 아니라 현재세계 곳곳에서 실현되고 있는 사례가 있다. 미국도 연방제이고 러시아도 연방제이지만 나아가서 유럽연합은 다민족 다국가 다정부를 하나의 연합으로 묶어 논 어려운 목표를 달성한 사례이다.
과거의 오랜 시절의 전쟁, 파괴, 분쟁, 불신을 탈피하여 미래지향적인 평화, 화해, 번영, 공존의 길을 확보해논 것이다.
다른 민족끼리도 이렇게 실천해 나가는데 같은 민족인 우리가 못할바가 뭐가 있겠나? 우리도 어렵지만 어떻게 하면 연합/연방제를 우리사정에 맞게 실현할수 있는지 모색해야 한다고 본다.

6.15 선언의 가장 큰 성과는 남북 경제협력, 사회.문화.체육 교류를 담은 4항이다. 여기에 언급 안해도 너무 많은 결실의 사례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6.15 정신과 반대되는 통일정책을 택함으로써 6.15 정신은 후퇴했지만 문재인 정권의 출범으로 남북철도연결 재추진, 남북체육협력구상 등 6.15 정신이 다시 회복되고 있는 것 같다. 현재 안보.군사적 문제와 대립으로 남북의 화해와 협력 추진은 쉽지는 않지만, 새시대에 6.15 정신에 관련된 활동은 여기서 어떻게 진행해야 할까?

우선 6.15 정신을 담은 화해와 통일방안논의를 광범위한 단체와 개인들의 참여로 확산시키는데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6.15 정신은 한국의 진보정권만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보수정권 (박정희정권)이 동의한 7.4성명을 토대로 한만큼 진보.중도.보수 모두 다 추진해야하는 광범한 민족적 사업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해야한다.

일반적으로 평통자문회의는 보수권 범위, 6.15 실천위원회는 진보권 범위처럼 보이는 인상과 오해가 있다. 이젠 그런 인식된 패러다임을 깨고 평통이 6.15 정신을 충분히 소화하고, 6.15 위원회도 보수와 소통하여 함께 6.15 정신을 확산시켜야 한다. 또 특별히 해외에서 독특하게 할수 있는 국제연대활동을 통하여 6.15 정신에 바탕을 둔 한민족의 화해, 평화통일 염원을 세계에 알리는 일도 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통일과정은 시간이 걸리는 것 만큼 젊은 차세대와의 소통과 교류를 확대하여 다음 세대의 관심과 참여를 독촉하는 것이 중요하고 필연적이다.

<서혁교 미주동포전국협회 (NAKA)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