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0마일의 트레일, 105마일의 스카이라인
▶ 그 속에서 만나는 사슴, 곰, 유월의 꽃
빅 매도우의 주차장에서 만난 사슴들.
워싱턴 DC와 그 부근에 산다는 것은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얼추 두어 시간 정도 운전하면 동쪽으로는 체사피크만과 그 너머 대서양, 서쪽으로는 셰넌도어 국립공원과 그 너머의 조지 워싱턴/제퍼슨 국유림에 닿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 중에 오늘은 서쪽의 셰넌도어 국립공원에 관한 전반적인 이야기. 셰넌도어 국립공원은 1933년 스카이랜드와 빅 매도우에 CCC(Civilian Conservation Corps) 캠프가 설치되면서 역사가 시작된다. 북쪽의 프런트 로열에서 남쪽의 샬롯츠빌 부근까지 이어지는 세로로 기다란 이 국립공원, 하나씩 살펴보자.
▵스카이라인 드라이브=셰넌도어 국립공원 이야기는 스카이라인 드라이브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다. 셰넌도어 국립공원의 산허리를 따라 남북으로 이어지는 총 길이 105마일(약 170Km)의 도로인데 1931년부터 1939년 사이에 건설되었다. 동쪽과 서쪽을 감상할 수 있는 75개의 전망대가 있고 제한속도는 시속 35마일이다. 길가에 이정표(mile marker)가 있어서 이를 보면 현재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이 이정표는 북쪽 즉 프런트 로열 쪽을 기점으로 하여 북쪽에서 남쪽으로 갈수록 숫자가 커진다.
스카이라인 드라이브의 진출입로는 모두 네 곳이다. 최북단의 프론트 로열에서 접근하는 매표소, 루레이 동굴로 가는 211번 도로상의 손턴 갭에 있는 매표소, 해리슨버그로 연결되는 33번 도로의 스위프트 런 갭에 있는 매표소, 샬롯츠빌에서 서쪽으로 가는 I-64에 가까운 락 피쉬 갭에 있는 매표소.
공원 입장료는 25달러이고 1주일간 유효하다. 1년간 유효한 연간 입장권은 50달러. 자전거나 오토바이 그리고 버스로 입장하는 경우에는 1인당 10달러.
매표소에서는 지도와 기타 자료를 비치하고 있으니까 반드시 챙기는 게 좋다. 지도는 한글판도 있으니 매표소 직원에게 요청해보시길. 지도는 인터넷에서도 구할 수 있다. (www.nps.gov/shen/planyourvisit/maps.htm)
▵방문객센터=셰넌도어 국립공원 안에는 두 군데의 방문객센터가 있다. 디키 릿지 방문객 센터(마일 4.6)와 빅 매도우에 있는 버드 방문객센터(마일 51)가 그것이다. 일-목은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금/토는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연다.
▵하이킹=셰넌도어 국립공원에는 총 연장 500마일의 트레일이 있다. 말미에 몇 개의 트레일을 적어두었지만 그것 말고도 엄청나게 많은 수의 트레일이 있어서 방문객을 즐겁게 한다.
트레일을 얘기할 때 애팔라치안 트레일을 빼놓을 수가 없다. 이 트레일은 북쪽의 메인 주에서 남쪽의 조지아 주까지 이어지는 2,176마일(약 3,500Km) 길이의 트레일인데 14개의 주, 8개의 국유림, 2개의 국립공원, 15개의 주요 강을 지난다. 가장 높은 곳은 그레이트 스모키 마운틴스의 클링맨스 돔으로 6,642피트(약 2,024m). 1937년 완성된 이 트레일은 1948년에서야 첫 완주자가 탄생했다. 완주에 걸리는 시간은 4개월에서 6개월 정도로 본다. 이 애팔라치안 트레일이 셰넌도어 국립공원 안에 있는데 10마일 지난 지점에서 시작하여 스카이라인 드라이브의 윗 쪽과 아랫 쪽을 넘나들면서 공원 남쪽 끝까지 101마일의 길이로 이어진다.
운이 좋으면 이렇게 곰을 만날 수도 있고(왼쪽). 유월에 꽃이 피는 마운틴 로럴(Mountain Laurel).
셰넌도어 국립공원 내의 트레일에는 세로 직사각형 모양의 표지가 있는데 이 표지에는 의미가 있다. 흰색 표지는 애팔라치안 트레일임을 나타내고, 파란색 표지는 하이킹 전용 트레일, 노란색 표지는 하이킹/승마 공용 트레일임을 나타낸다. 그리고 진홍색 표지는 공원 경계임을 나타내고 두 개의 세로 직사각형이 있는 것은 급경사 또는 방향 전환을 의미한다. 그리고 트레일에는 이정표가 있다. 콘크리트 기둥에 정보가 압날된 철판 띠에 정보가 들어있으므로 반드시 들여다보고 지도와 대조해서 현재의 위치를 확인해야한다.
트레일 입구에는 그 트레일 지도 등 여러 가지 정보가 담긴 안내판이 있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면 이 정보들을 반드시 촬영해서 비상시에 대비하시길.
하이킹을 할 때 지도, 충분한 물과 음식은 기본 중에 기본. 공원은 한 시간에 1쿼터의 물을 마실 것을 권유하고 있는데, 이 정도면 1시간에 500ml 생수 2병 정도가 된다.
하이킹은 지정된 트레일만 걸어야 하고, 체력 이상으로 도전하면 위험을 초래한다.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여 가족 등 주위 사람들에게 어디를 하이킹 하는지 그리고 언제쯤 돌아올게 될지를 미리 알려주는 게 좋다. 트레일에서는 셀폰이 터지지 않는 곳이 많다.
▵캠핑=야외 활동의 즐거움은 캠핑으로 배가된다. 셰넌도어 국립공원에는 모두 다섯 개의 캠핑장이 있다.
- 매튜스 암(마일 22.2) : 15달러/1박, 샤워/세탁기 시설 없음, 9월 1일 폐장
- 빅매도우(마일 51) : 20달러/1박, 코인 샤워 및 코인 세탁기
- 루이스 마운틴(마일 57.2) : 15달러/1박, 코인 샤워 및 코인 세탁기
- 로프트 마운틴(마일 79.5) : 15달러/1박, 코인 샤워 및 코인 세탁기
- 던도 그룹 캠핑장(마일 83.4) : 45달러/1박, 7명-20명
올드 렉 마운틴의 정상으로 가는 길목.
그 외에 포토맥 애팔라치안 트레일 클럽이 관리하는 헛(hut)과 캐빈이 있고, 별도 허가에 의한 백 컨트리 캠핑이 가능하다.
캠프파이어용 장작에 관해서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병충해 방지를 위해 USDA 인증이 있는 장작만 공원 안으로 반입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공원 내 다음 구간에서 나무를 주워서 사용한다. 스카이라인 드라이브의 마일 21부터 마일 27 사이, 마일 50부터 마일 64.5 사이, 마일 65.5 부터 마일 87 사이.
캠핑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는 캠프 스토어는 아래에 있다.
- 엘크왈로우 웨이사이드 (마일 24.1) : 4월초순 ~9월초순
- 빅 매도우 웨이사이드 (마일 51.2) : 3월 하순 ~9월 하순
- 루이스 마운틴 (마일 57.2)
- 로프트 마운틴 캠프스토어 (마일 79.5) : 4월 중순~10월 하순
▵피크닉=셰넌도어 국립공원 안에는 피크닉을 할 수 있는 장소가 많이 있다. 디키 릿지(마일 4.7), 엘크왈로 (마일 24), 피너클(마일 36.6), 빅 매도우(마일 51), 루이스 마운틴(마일 57.2), 사우스 리버 (마일 62.5), 던도 (마일 83.4) 중에서 편리한 곳을 이용하시길.
▵기타 시설=공원 안에 식당이 있는데 스카이랜드(마일 41.7과 42.5)와 빅 매도우 랏지(마일 51)에 있다.
숙소로는 스카이랜드와 빅 매도우에 랏지가 있고, 루이스 마운틴에는 캐빈이 있다.
주유소는 빅 매도우 웨이사이드(마일 51)에 있고 전기자동차 충전소는 스카이 랜드(마일 41.7과 42.5), 버드 방문객 센터(마일 51)에 있다.
자전거 수리소도 있는데 엘크왈로우(마일 24), 스카이랜드(마일 42.5), 빅 매도우(마일 51), 로프트 마운틴(마일 79.5)에 있다.
▵레인저 프로그램=셰넌도어 국립공원은
9월 4일까지 요일별, 시간별로 다양한
레인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자세한 것은
www.nps.gov/shen/planyourvisit/
rangerprograms.htm에서 확인하시길.
▵안전을 위하여=포이즌 아이비는 항상 문제다. 잘 살펴서 피부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셰넌도어 국립공원에서는 곰을 만날 수 있다. 혹시 곰과 마주치게 되면 소리를 내면서 피하는게 상책. 만약 곰이 공격적으로 대하면 고함을 치고 손뼉을 치면서 돌을 던지라고 공원은 권유한다.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여 맹견 퇴치용 스프레이 속칭 독 스프레이(Dog Repellent)를 휴대하는 것도 생각해보시길.
깊은 산속에서 만나는 유적지(왼쪽). 애팔라치안 트레일(AT) 두문자가 세로로 적혀있는 이정표(가운데). 매표소가 아닌 곳의 공원 입장료 자율납부 시설.
다음은 틱(ticks, 진드기). 일단 챙이 넓은 모자, 긴 소매, 긴 바지가 좋다. 상의 하단은 바지 속으로 넣고 하의 밑단은 양말 속으로 넣어 최대한 방어를 하고 벌레 퇴치제를 뿌린다. 밝은 색상의 옷을 입어 틱을 쉽게 발견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좋고. 하이킹 후에는 샤워하고 몸에 틱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2mm 정도로 작은 것도 있으니 꼼꼼히 살펴야 한다. 틱이 발견되면 핀셋으로 조심스레 떼어낸 후 비누와 물로 씻어내야 한다. 손바닥 같은 것으로 때려서 죽이면 안 되는데, 그럴 경우 틱의 입 부분이 몸 속에 남아있게 되어 제거가 더 힘들어지고, 이차 감염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틱의 일부분이 피부에 남아있으면 의사를 찾을 것.
▵기타=애완견은 6피트(약 1.8m) 이내의 끈으로 묶여있으면 동반 가능하다. 예외적으로 애완견을 동반할 수 없는 트레일이 있는데 폭스 할로우, 스토니 맨, 림버로스트, 다크 할로우 폴스, 스트리 오브 포레스트, 베어팬스 락 스크렘블, 프레이저 디스커버리, 올드 렉 릿지, 올드 렉 세들이 그곳이다.
국립공원 그 어디에서도 드론을 띄울 수 없다.
도로에 자동차가 정차해있으면 앞에서 마주 오는 차에 주의를 기울이며 옆으로 지나간다. 앞 차의 옆을 지나다가 그 차의 앞부분을 통과한 사슴 등의 동물을 만날 수도 있으니 조심에 또 조심. 그러나 어지간하면 옆으로 지나기 전에 무슨 일이 있는 것인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 도로 주위에 뭔가 특이한 것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정차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곰을 두 번이나 보았다. 도로 위에 서있는 사슴이나 도로 옆에서 내려다보는 사슴은 부지기수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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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김성식 (VA, 스프링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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