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말에 페어팩스 카운티 광역교육위원 보궐선거가 열릴 것 같다. 지난 주 월요일에 광역교육위원 한 명이 그 주 수요일 (5월 31일)로 사임했기 때문이다. 이유는 배우자가 직장에서 외국으로 발령을 받아서라고 한다. 초선 위원인 그가 4년 임기 중 1년 5개월 만에 사임한 것이다. 사실 여러 주 전부터 사임 루머가 나돌았는데 그 동안 확인해 주지 않다가 사임을 겨우 이틀 앞두고서 알려 왔다. 그런데 이번의 사임 시점에 적잖은 비판이 따르고 있다.
보궐선거는 주 법에 정해져 있는 절차를 따라야 한다. 그런데 다른 학군들과 달리 유독 페어팩스 카운티에만 적용되는 규정들이 있다. 이번 사임이 다른 학군들에서 일어났을 경우, 일단 기존 교육위원들이 공석에 임시 교육위원을 임명하고 11월의 일반 선거일에 보궐선거를 치루게 된다. 그러나 페어팩스 카운티의 경우 그런 임시 교육위원 임명 규정이 없다. 오직 보궐선거를 통해야만 공석을 채울 수 있다.
사임 유효 날짜가 11월 일반 선거일로부터 150일 이내일 경우엔 보궐선거를 11월 일반 선거일에 같이 치룰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사임 유효 날짜부터 45일부터 90일 사이에 하게끔 되어 있다. 따라서 이번의 사임 유효 날짜가 6월 10일 이후이었다면 보궐선거를 11월 7일에 다른 선거들과 같이 치룰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사임이 유감스럽게도 6월 10일 전이었기 때문에 따로 보궐선거를 치뤄야 한다. 그래서 5월 31일부터 계산해 최장 90일의 선거 준비기간을 둔다고 해도 8월 29일까지는 보궐선거를 마쳐야 한다.
한 여름철은 선거 시기로 좋지 않다. 왜냐하면 주민들의 상당수가 휴가로 출타하기 때문이다. 물론 휴가를 떠나기 전 사전투표나 우편으로 부재자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부재자 투표 참여율은 별로 높지 않다. 그래서 가능하면 많은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선거 날짜가 잡혀야 하는데 이번 보궐선거가 여름에 치루어지게 되어 유감이다. 주지사 선거가 치루어지는 11월에 할 경우 훨씬 더 높은 투표율로 더 많은 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하는 선거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사임 시점 선정에 일부러 투표율이 낮은 보궐선거를 유도한 노력이 보인다고 의심하는 것이다. 사임 루머가 떠 돌았던 때에도 사임 여부 확인을 애써 피했다고 보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왜냐하면 조기에 확인해 줄 경우, 해당 교육위원은 사임 유효 날짜를 변경해 달라는 요청에 오랫동안 직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의 사임 시점 선정에 또 다른 비판 받을 점이 있다. 그 것은 따로 보궐 선거를 치룸으로써 소요되는 경비이다. 사임한 교육위원 자리가 광역위원 자리이기에 페어팩스 카운티 전체 240여 곳의 투표소를 모두 가동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 25만불 이상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피할 수 있는 카운티 재정 낭비라는 비난을 충분히 들을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8월 29일이면 다음 학년도 개학 이틀째 되는 날인데, 대부분의 투표소들이 학교 건물 내에 위치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해당 학교와 학생들에게 그만큼 필요없는 불편도 추가로 초래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어떤 선거이든지 충분한 시간을 갖고 후보자들은 캠페인을 벌이고 유권자들은 후보자들의 면면을 검토해 보아야 하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그런데 최장 90일 정도의 시간 밖에 없어 모두가 시간에 쫓기게 된다. 그리고 좀 더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출마를 고려할 수 있었던 잠재적 후보군의 출마기회가 박탈되면서 유권자들의 선택의 폭도 줄어들어 버리는 결과가 초래된 것이다.
과거에 잠깐이라도 같이 일했던 동료 교육위원의 사임 시점 선정 판단을 놓고 이렇게 비판하는 게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 그러나 이번의 판단은 여러가지로 잘못 되었다고 지적할 수 밖에 없다. 특히 6월 10일 이전에 외국으로 이사하는 것도 아닌 것으로 알려졌기에 더욱 그렇다. 10일 정도 사임 시점을 늦추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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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룡 변호사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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