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게이트 사건 때문에 1972년 49개주에서 압도적으로 재선된 닉슨이 탄핵소추가 확실해진 상황에서 1974년 8월에 사직하기 까지는 1년 7개월이 걸렸다. 그때는 CBS, ABC, NBC 3대 네트워크의 뉴스가 주로 저녁 6시30분 아니면 7시에 30분간 방영되던 시절이었다. 1980년에 24/7의 기치를 내걸고 테드터너가 케이블 뉴스네트워크(CNN)를 시작한 이래 세상이 달라졌다. 처음에는 뉴스를 24시간 다루는 방송이 성공 못할 것이라는게 소위 전문가들의 견해였다. 하지만 1990년대 초의 제1걸프전쟁과 소련연방의 붕괴는 CNN을 BBC와 더불어 세계적인 방송 주축으로 자리매김 하게 했다.
사담 후세인이 이라크의 독재자였을 때 가장 애용하는 채널이 CNN이었고 세계 각국의 외무성에 CNN이 항상 켜져 있다는 사실도 터너의 선견지명을 증언한다. 성공은 모방을 낳는다고 당시에는 G.E 소유 아래 있던 NBC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제휴해서 케이블뉴스채널 MSNBC를 출범시킨 것이 1996년이었다. 돈이 잘 벌리는 올 뉴스채널을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으로 영국의 신문방송계를 휩쓸고 난 후 미국에 와서 21세기 폭스 등 매스 미디어 회사들을 사들였던 루퍼트 머독이 간과 할 리 없었다.
MSNBC에 있었던 로저 에일스와 손잡고 폭스뉴스를 1996년 10월에 시작한다. 에일스는 NBC산하 지방 방송국 직원이던 시절 닉슨의 눈에 들어 그의 광고 전략팀에 발탁되었던 사람이다. CNN이 중도성향이고 MSNBC가 진보적 매체인 케이블 뉴스마당에 에일스는 미국주류언론 종사자들이 대부분 민주당원들 아니면 진보노선 찬동자들임과는 정반대로 FOX 뉴스를 공화당과 보수계의 앵무새로 만들었다.
에일스는 그가 존경했던 닉슨으로부터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도덕적 저돌성을 잘 배웠던 것 같다. 또 폭스 뉴스의 워낙 돈주머니였던 머독으로 부터는 독자와 시청자를 늘리는 첩경이 못된 남자들의 여체관음증이라는 공통분모를 이용하는 것임을 배워서 실천에 옮겼다. 매스미디어의 민주당 쪽 진보노선에 실망해서 차라리 신문도 끊고 TV 뉴스가 나오면 채널을 바꾸곤 하던 미국 내륙지방의 많은 공화당계 보수주의자들이 폭스뉴스로 운집하게 되어 폭스는 CNN과 MSNBC를 쉽게 따라잡고 선두주자가 되었다.
폭스 뉴스의 비평자들 지적대로 에일스는 뉴스와 오락을 접목시켰고 뉴스와 의견의 담을 헐어버린 사람이다. 지난달에 사망한 에일스는 작년에 폭스 뉴스 회장직에서 축출될 때 까지 여러명의 여자들에게 출세하려면 자기와 잠자리를 같이 해야 한다고 위협하곤 했었다는 고소사건들의 대상이었었다.
특히 스탠포드 출신으로 미스 아메리카이기도 했던 그렛첸 칼슨은 자기가 앵커를 하다가 해고 된 것이 에일스의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이라면서 폭스 뉴스를 고소한 결과 2,000만달러를 받고 법정 밖의 타결을 보게 되었다. 에일스만이 아니라 다른 남자 중역들이 같은 수작을 부렸다고 여러 여자들의 고소사건이 계속되고 있다. 폭스 뉴스의 간판스타 였던 빌 오라일리도 오랫동안 여자 부하들을 성희롱 했다고 제소를 당했다가 폭스회사와 그 개인이 1,700여만 달러를 지불해서 진상을 덮으려 했다는 구설수에 오르다가 해고 되었다. 해고되면서도 그가 1년 연봉인 2,000만 달러를 챙겼다는 것만 보아도 폭스뉴스의 재정적 성공을 알 수 있다.
FOX 뉴스의 밤 10시 담당자 빌 해니티는 뉴스 앵커가 아니라 트럼프의 대변인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사람이다. 매스미디어를 적으로 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짜 미디어가 아니라고 보는 유일한 방송매체가 FOX 뉴스다.
트럼프가 처음 공화당 후보의 하나로 나왔을 때 그가 성공하리라고 예견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공설운동장들을 꽉 채우는 관중들의 수 때문에 CNN등 3대 케이블 뉴스가 여과 없이 그의 터무니없고 위험하기까지 한 정견(?)들을 실시간 방송한 것이 나머지 16명의 다른 후보자들의 애간장을 태웠을 것이다. 트럼프의 FOX를 제외한 미디어와의 전쟁은 최근에 더 치열해졌다. ‘모든 부서의 장관’이라고 불리는 이방카의 남편 제러드 쿠슈너가 오바마 행정부가 아직도 건재하던 작년 12월달 러시아 대사를 비밀리에 만나 부탁했다는 내용 역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한 워싱턴 포스트와 다른 미디어에 의해 보도 되었기 때문이다.
러시아와의 뒷전 통신망을 마련하되(미국 첩보기관들의 도청을 피할 수 있도록)러시아 대사관의 시설을 사용하자고 쿠슈너가 제의한 것을 키스리악 대사가 상부에 보고했었다는 뉴스는 코미를 해고시켰기 때문에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에게 인계된 FBI의 수사가 이제 대통령 집무실 문지방을 넘으려는 찰라에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불똥이 어디로 튀어 어떤 변고가 생길지 예측하기 어려운 가운데 한 가지 짐작할 수 있는 것은 트럼프의 정치적 장래가 판가름 나는 것이 워터게이트처럼 1년 7개월이 아니라 앞으로 몇 달 있으면 될 것 같은 점이다.
뉴스 사이클이 24/7인데다가 그보다 더 빠른 SNS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가짜뉴스로 권력을 잡은 사람이 진짜뉴스 때문에 중도 하차할런지가 초미의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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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선우 변호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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