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통령 선거가 9일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다각도로 내면적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상적 절차에 의한 선거가 아니다. 현직 대통령을 탄핵 구속시킨후 치러지는 보궐선거다. 지금까지 분위기로 볼 때 대통령에 출마한 당사자들이나 투표해야 할 국민들이나 매번 그래왔던 것처럼 표 모으기에만 여념이 없어 탄식을 자아내게 한다.
현직 대통령을 자리에서 끌어내 감옥에 보내면 바로 다음날부터 나라가 잘 되리라고 그렇게 믿었던 것만은 아닐터이다. 어찌하여 우리는 현직 대통령을 탄핵하고 법정에 세워 처단해야만 했던 것인가. 이 엄청난 역사의 질곡 앞에 정치인은 물론 국민 모두가 반성하고 절절한 책임을 통감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 하나 현직 대통령을 중도에 하야시킨 슬픈 역사를 빚어낸데 대해 아무런 반성도 책임도 절규하는 사람도 눈에 띄지 않는다. 대통령 탄핵은 부정비리는 없는 그리고 국정이 비선 조직에 의해 농단되는 악폐를 근절하자는 것이었다.
처벌받는 사람은 있되 승자나 패자가 있어서는 안된다. 사회분열을 낳은 탄핵은 그야말로 본말의 전도다. 탄핵정신을 사적인 이익의 기회로 삼으면 그 결과는 필연적으로 정치 혼란을 불러오기 마련이다.
지금 눈앞에 15명이나 되는 인물들이 등장하여 저마다 대통령이 되겠다고 국민들 앞에 목청을 돋우고 있다. 그들중 어느 한 사람이라도 우리 민족의 절대과제인 국가 주권 강화, 남북통일 문제, 가로 막힌 경제난, 교육문제 등등의 뚜렷한 청사진을 내놓은 인물이 없다. 당장이라도 당선이 되면 대한민국을 지상낙원의 이상국가로 만들겠다고 호언하고 있지만 내막을 살펴보면 모두가 헛소리 공염불이다. 바로 며칠 후 투표일을 앞에 두고도 국내외 국민들이 뽑을만한 인물이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이 현실이 우연만은 아닌 것 같다.
지금 한국이 처한 세계속의 상황을 점검해보면 더더욱 기가 막힌다. 대한민국 존재 자체가 증발되어 버린 느낌이다. 북에서는 김정은 일당이 오로지 자기네 영구집권을 목적으로 핵무기를 만들며 미국을 상대로 전쟁 불사의 으름장을 놓고 있다. 세계 제 2의 강대국으로 커버린 중국은 자기네 방어선을 지키기위해 북한 정권을 한껏 옹호하면서 남한에겐 방약무인 태도로 일관한다. 미국은 사드를 거의 일방적으로 한국에 반입해 놓고 10억 달러의 대가를 요구하고 있다. 마치 밀입국자 방지한다며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고 그 비용을 멕시코 정부더러 부담하라는 요구와 무엇이 다른가.
중국 외교부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 우다웨이가 한국에 들어와 대통령 후보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사드 도입 문제 등을 직접 위협한 사실이나, 철통같은 동맹국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안하무인 태도나 우리를 분노케 하기는 매 한가지다. 더 한층 답답한 일은 대통령 하겠다고 나온 후보들 가운데 이런 국가적 수모 앞에 거부 반응을 보이거나 당당한 인물이 한 사람도 없다는 사실이다.
미국이 한반도 평화안정 대책을 강구한다며 중국 일본과만 심도 있는 의논을 하며 정작 이 땅의 주인인 한국을 번번이 소외시키는 이 따위 태도는 뭔가. 그리고 일본은 남북긴장의 틈새를 이용하여 계속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고 있다. 독도를 국제분쟁 지역화 하려는 간특한 속셈이다. 얼마전 소녀상 철거 문제를 트집 잡고 6개월이나 자기네 나라로 건너가 몽니를 부렸던 주한 일본대사가 서울로 귀임하며 첫마디가 뭐였나. “한국 대통령(권한대행) 만나자”였다. 외교장관, 차관이 있는데 이 무슨 국제관례에 어긋난 버르장머리 없는 짓인가.
대통령 출마자들에게 그리고 온 국민에게 역사적 분노를 알고 지금 눈앞에 전개되고 있는 우리 비극을 바로 보라고 호소하고 싶다. 마치 그리스의 신화, 커다란 바위를 끊임없이 산 위로 굴려 올리던 시지프스의 시련 같은 우리 민족의 연이은 수난을 목격하고 있는 느낌이다.
지금 후보들 가운데 정말 정국을 관통하고 장대한 민족의 장래를 시원하게 열어 줄 인물은 없는가. 정치 허무주의의 만연이 우려된다. 그러나 어쪄랴.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택해야만 하는 것이 우리 앞에 놓여진 필연의 과제다. 학연, 지연, 이념, 인연 등의 속박에서 유권자 스스로가 자유로워져야 공정하게 후보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깨어 있는 국민이라야 나라가 산다.” 함석헌 선생의 가르침이 아직도 귀를 때린다.
(571)326-6609
<
정기용 자유광장 상임대표 페어팩스, VA>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