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입가이드 / 인성 평가 분명해진 올해 입시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대학입시에서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갖추기위해서는 인성의 힘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음을 하버드대학의 한 리포트는 잘 보여주고 있다. 하버드 대학 캠퍼스. [AP]
올해 가을학기 신입생 합격자 발표가 끝났다. 많은 예비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이번 입시결과에서 합격률에 많은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 지원하게 될 대학들의 경쟁률이 자신들의 입시전략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는 판단에서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론 합격률에 크게 비중을 두지 않는다. 물론 경쟁이란 측면에서 이를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꿈의 대학 진학에 필요한 수준의 스팩을 갖췄을 때는 사실 특별히 더 해야 할 것이 없고, 결과만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프린스턴 대학의 입학사정 결과에 따르면 지원자만 3만명이 넘었지만 합격자는 불과 1,890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2만9,000명이 불합격한 것인데 불합격자들이 합격자에 비해 스팩이 떨어졌다고 볼 수는 없다. 지원자의 절반 가까이가 GPA 4.0이란 높은 성적을 가지고 있었고, SAT점수에서 1,400점 이상이 1만4,000여명이나 됐다. 사실 이 가운데도 만점자 또는 거기에 근접한 학생들이 상당수란 점을 생각한다면 숫자만 놓고선 우열을 가리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가 된다.
결과적으로 지명도가 높은 우수한 명문 사립은 지원자들 자체가 상당한 수준의 스펙을 갖춘 지원자들이 몰리게 돼 있고, 대학은 그 가운데 자신들이 원하는 사람을 고심끝에 선발하게 되기 때문에 우수한 학생들 사이에서의 합격률이 과연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너무 포커스할 필요가 없는 것이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오히려 나는 이번 입시결과들을 살피면서 한 가지 주목할 만한 것을 발견했다. 바로 지원자들의 인성평가에 대한 비중이다.
하버드 대학의 입학처장인 윌리엄 핏츠시몬스는 하버드 대학신문 크림슨(The Harvard Crimson)과의 인터뷰를 통해 입시결과에 대해 설명하는 가운데 지원자들의 학업이나 전통적인 과외활동 이면에 대한 평가를 독려했음을 밝히면서 지난해 하버드 교육대학원이 발표했던 ‘터닝 더 타이드’(Turning The Tide)의 보고서가 이번 입시에 영향을 미쳤음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점이다.
핏츠시몬스 입학처장은 “대학이 무엇이고, 지원자들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장기적인 노력의 하나로 이 보고서를 보고있다”며 “공부하는 것에 더해 지원자들이 한 것들을 중요하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아무리 뛰어난 스펙을 갖췄어도 그것이 합격을 보장할 수는 없다는 아주 간단한 개념에서부터 치열한 경쟁 속에서 매우 훌륭한 인성을 갖춘 지원자가 대학의 관심을 더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본다.
또 조금 더 강한 표현을 사용한다면 아무리 뛰어난 스펙이라도 인성적인 면에서 대학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합격 가능성이 그만큼 낮아진다고 볼 수도 있다.
나는 지난해 한국일보 지면을 통한 칼럼에서 ‘터닝 더 타이드’를 고정된 관념의 입시준비를 벗어나 가족과 커뮤니티에 대한 보다 진지한 접근과 헌신을 통한 가치를 깨닫게 함으로써 균형잡힌 인성을 갖추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정의한 바 있다.
다시 말해 높은 GPA와 대입학력시험 점수, 그리고 과외활동이란 일종의 룰이 지배하는 현 입시제도가 결국 장기적으로 제대로 된 인간성을 갖춘 우수한 인재를 발굴하는데 장애가 되는 만큼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게 이 보고서의 핵심인 셈이다.
물론 핏츠시몬스 처장의 언급이 하버드 대학의 입학사정에서 인성 부문이 절대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냥 스쳐갈 수는 없는 비중으로 자리잡게 될 것임은 분명히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는 다른 명문 사립대들도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같은 변화는 예비수험생들에게 또 다른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 분명하다. 특히 인성 부분을 어떻게 부각시킬 것인지를 놓고 수많은 방법이 동원될 것도 불을 보듯 뻔하다.
나는 예비수험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작은 것에서 찾기를 당부하고 싶다.
우선은 가정에서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서 자신이 책임질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충실할 것을 권한다. 동생들의 학업을 도와주고, 간단한 가사 중 하나를 자신이 맡는 일도 좋은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학교에서도 남들이 싫어하는 일, 무관심해 하는 것들에 대해 솔선수범하는 작은 행동이 나중에 큰 힘이 될 수 있음도 강조하고 싶다.
그리고 과외활동에서는 캡틴이나 회장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이 맡은 역할에 충실하면 전체의 변화를 이끄는데 일조를 한다면 더할 수 없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볼 때 많은 수험생들이 너무 큰 것에만 매달리면서 정작 자신을 확실히 차별화 시킬 수 있는 것에는 소홀한 것들을 많이 발견하곤 한다. 그러다 보니 수많은 지원자들의 스팩이 거의 똑같아 보이게 되는 현상을 불러오게 만드는 것이다.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 남을 배려하고 필요한 곳에서 헌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는 내가 아닌 학생 자신이 스스로 찾아 실천해야 한다. 만약 이를 하나의 또 다른 입시 공식으로 생각한다면 이를 정말 잘못된 자세임을 항상 기억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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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 김 시니어 디렉터 어드미션 매스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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