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eing isn't believing. Believing is seeing.
보는 걸 믿는 게 아니다. 믿는 걸 보는 거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 백번 듣느니 차라리 한번 보는 게 낫다. A picture is worth a thousand words. 그림 한 장이 천 마디 말보다 나으니라. 척~! 보면 알 것을 왠 요설(饒舌)? Seeing is believing. 보는 게 믿는 것. 과연 그럴까요? Really?
동네 수영장에서 금발과 백발이 섞인 팔순(八旬) 노인과 말을 섞습니다. 고집스런 백인 눈매에 자기 주장이 세고, 또렷한 에고의 성상(性狀) 또한 도드라진 인상? 동네 장로교회에 다닌다며 지난 주말 부활절 행사로 바빴노라 말합니다. 그러면서 넌지시 묻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는가? Do you believe in the Resurrection of Jesus Christ?
믿는다고 대꾸합니다. Yes, I do. 그러자 약간 짖궂은 미소로 되묻네요. Did you see it? 그걸 봤냐는 겁니다.십자가 사건 뒤, '그 빈 무덤’[the Empty Tomb]을 버리고 당당히 부활하시는 장면을 두 눈으로 봤냐는 겁니다. 물론 아니라 했죠. No I didn't. 그래도 믿는다고 말 하려는 데, 쯧쯧! 하는 표정으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보지도 않은 걸 어째 믿누? How do you believe what you have NOT seen?
Seeing isn't believing. Believing is seeing.
본다고 믿는 게 아니다. 믿는 만큼 보이는 법.
그래서 이렇게 답했더랬죠. 옛적 산타클로스 영화에서 명대사로 들었던 말씀. 또한 많은 믿음의 선배들 입에 회자되던 말씀. 은혜의 말씀. 혜언(惠言). 자비로운 말씀. 봐서 믿나? 믿어서 보지. 믿어야 보인다네. 믿는 만큼만 보이는 법. 차라리 보이지 않기에 믿을 수 밖에 없다는 내 말에 제법 고무된 백인 노인. 슬쩍 주제를 바꿉니다.
평평한 지구를 믿느냐 묻네요. Do you believe in the flat Earth? 둥근 지구 말고 태곳적 인류가 믿었음직한 평평한 지구를 믿느냐는 것. 둥글든지 평평하든지 둘 중 하나지, 뭘 믿고 말고? 21세기 지구촌 인류에게 너무나도 뻔~!한 사실[a fact]인 둥근 지구를 의심한다?
대학에서 Public Speaking을 오랫동안 가르쳐 오면서 이미 여러 차례 "Flat Earth Theory"를 토의 했던 바, 그럼에도 짐짓 신기한 듯 반백 노인의 지적 호기심에 동조합니다. 그래 당신 생각은 어떻소? 최첨단 NASA 망원경들이 명명백백히 증거하는 둥근 지구를 무시하고 여즉 '평평한'[flat] 지구를 읊조리신다?
Seeing isn't believing. Believing is seeing.
보는 게 믿는 게 아니다. 믿는 게 보는 거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익숙한 반론을 제기합니다. NASA 사진들은 누가 무엇으로 어떻게 찍었는가? 결국 사람의 눈과 손으로 만들어진 기기들로 기껏해야 사람의 눈으로 밝혀 놓은 게 아닌가? 지극히 제한된 사람의 두뇌, 바로 그 두뇌 작용에 불과한 시각으로 발명(?)해 놓은 게 둥근 지구 아니던가? 나름 무거운 어휘도 구사하며 그럴듯한 이론 체계를 아우르는 팔순 어른에게 공손하게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렇다니까. I am with you. 사실 보지 못하니 믿는 거지 다 본다면 따로 믿을 게 뭐람? 믿는 만큼만 보이지.Yeah, I'm on the same page. 그러자, 한 마디만 더하겠다며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 도마에게 하신 말씀을 상기합니다. "Blessed are those who have not seen and yet believe." 보지 않고도 믿은 자들은 복이 있도다.
Amen! 하며 동의하는 내 모습을 한껏 무시하며 휘적휘적 수영장을 빠져나가는 수척한 노인의 뒷모습에 홀연 벌거벗은 ‘그분’의 모습이 흐리게 오버랩되더라? Shal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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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영어서원 백운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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