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란 하늘, 따스한 햇볕 정원마다 꽃의 향연
▶ 스미소니언 캐슬→ 하웁트 가든→ 로즈 가든→ 리플리 가든→ 내셔널 가든→ 바르돌디 공원
바르돌디 공원의 대형 조각분수(위). 하웁트 가든의 문게이트 가든.
봄이 많이 무르익었다. 무르익어가는 봄의 증표는 단연 꽃이다. 그런데 꽃을 보려면 들로 산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조금 달리 생각해보면 꽃은 들과 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도심에도 있다. 워싱턴 디씨 안에도 정원이 있다. 그러니 꽃을 즐기기 위해서 도심 한가운데로 나가보는 것도 재미있다. 디씨가 갖는 또다른 특징은 수많은 박물관과 미술관을 들 수 있다. 그것도 무료가 대부분. 그렇다면 이 봄에는 디씨 안으로 들어가서 만발한 꽃도 보고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문화생활을 즐겨보면 어떨까?
디씨 안에서 봄꽃을 만날 수 있는 곳은 여러 군데가 있지만 여기서는 스미소니언 캐슬(방문자센터)에서 의회의사당 앞 식물원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걸어본다. 전체적으로 보면 스미소니언 캐슬(Smithsonian Castle)의 인디펜던스 애비뉴쪽에 있는 하웁트 가든(Enid A. Haupt Garden), 그 동쪽 즉 국회의사당 쪽의 아트 앤 인더스트리 빌딩의 제퍼슨 드라이브쪽에 있는 로즈 가든(Kathrine Dulin Folger Rose Garden), 아트 앤 인더스트리 빌딩과 허쉬혼박물관 사이의 리플리 가든(Mary Livingston Ripley Garden) 그리고 의회의사당 앞에 있는 국립식물원 앞 내셔널 가든(National Garden)과 바르돌디 공원(Bartholdi Park), 이 다섯을 말한다. 걷는거리는 편도 1Km 남짓.
디씨 안의 주차사정을 감안해서 오늘도 전철로 출발. 전철 스미소니언역(블루라인/오렌지라인/실버라인)은 출입구가 크게 둘인데 몰쪽에 있는 12번가와 제퍼슨 드라이브(12TH & Jefferson Dr.)쪽 출입구가 더 편리한 것 같다.
전철역에서 나와서 스미소니언 캐슬로 가면 하웁트 가든을 만난다. 스미소니언 캐슬앞에 있는 정원이다. 하웁트 여사(1906-2005)의 이름을 붙인 이 정원의 면적은 4.2에이커이고 1987년에 개장. 이 정원은 세 구역으로 나눌 수 있는데 서쪽에서 부터 살펴보면 15세기 중국 명나라 건축물인 천단(天壇, Temple of Heaven)에서 영감을 얻은 문게이트 가든(Moongate Garden), 빅토리아풍의 정원(Victorian-style parterre) 그리고 14세기 스페인의 알함브라 궁전에서 따온 분수정원(Fountain Garden)이 그것이다.
그냥 간단히 살펴보면 커다란 돌의 가운데를 둥근 달(Moon)처럼 파낸 입구(gate)가 있으니까 문게이트 정원이라고 생각하면되고, 가운데 마름모꼴로 꽃들을 배열한 곳이 빅토리아풍 정원이고 그리고 여러개의 분수가 있는 곳이 분수정원이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사방에 있는 꽃들을 천천히 감상하시길. 여기는 곳곳에 벤치가 있어서 휴식을 취하기도 좋은 곳이다.
분수공원에서 스미소니언 캐슬쪽으로 가까이 와서 오른쪽 건물과 사이에 있는 길로 나서면 제퍼슨 드라이브를 만나는데 바로 그 오른쪽에 작은 정원이 있다. 바로 로즈 가든이다. 긴 직각 삼각형의 모양을 한 이 가든은 장미를 주제로한 정원이다. 이 정원도 크게 두 구역으로 나눌 수 있는데, 스미소니언 캐슬 쪽에 있는 분수 부근은 향기가 강한 장미이고 나머지 부분은 다양한 종류의 장미가 심어져있다. 그런데 지금은 장미를 만나기에는 다소 이른 때. 이 아쉬움을 달래주는 것이 다음에 있는 리플리 가든.
인디펜던스 애비뉴에서 바라본 하웁트 가든 입구(맨위). 리플리 가든(두번째줄). 아프가니스탄 젊은 장인의 문짝 제작 솜씨(세번째줄 왼쪽). 로즈 가든.
집 가까이 이런 좋은 곳이 있으니 행운
로즈 가든에서 제퍼슨 드라이브를 따라 허쉬혼박물관 쪽으로 걸어가면 오른쪽으로 깊이 들어간 작은 정원을 만난다. 리플리 가든이다. 이 정원은 좌우로 커다란 건물들을 두고 제퍼슨 드라이브와 인디펜던스 애브뉴 사이를 연결하는 그런 모양이다. 정원 가운데에 퍽 우아한 분수가 있는데 여기도 사방에 벤치가 많아서 쉬어갈 수 있는 곳. 도심 속의 오아시스 같은 분위기의 이 정원은 다소 화려한 느낌의 꽃들이 많다.
다시 길로 나와서 동쪽 즉 의회의사당 쪽으로 걸어가면 국립식물원(United States Botanic Garden)을 만나는데 그 앞에 있는 야외 정원이 내셔널 가든이다. 내셔널 가든은 나비정원, 영부인 수상 정원(First Ladies Water Garden), 중부 대서양 연안지역 정원 그리고 장미 정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 4월 초순에 여기서 잠자리 한 마리가 작은 연못 위를 비행하고 있는 것을 본 곳. 이 정원 안에 난 길을 자분자분 걸으면서 한 바퀴 둘러본 후 장미 정원을 거쳐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국립식물원에 대해서는 전에 소개한 적이 있으므로 여기서는 생략한다. 인터넷으로 찾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미주 한국일보(http://www.koreatimes.com/)로 간 후 상단에서 <워싱턴DC>를 선택한다. 그런 후 <한인사회>를 선택한 후 2016년 12월 30일을 찾아가면 된다.
마지막으로 가는 곳은 바르돌디 공원. 내셔널 가든의 장미 정원쪽 출입구로 나오면 인디펜던스 애비뉴를 만나는데 그 길 건너편이 바르돌디 공원이다. 커단란 분수조각이 있는 곳이다. 여기에도 많은 의자가 비치되어있어서 발을 쉬면서 주위경치를 둘러볼 수 있다. 이 공원은 의사당과 워낙 가까이에 있어서 항상 경찰을 볼 수 있다. 치안 만큼은 만점인 곳이다.
여기서 가장 가까운 전철역은 페더럴센터역(블루라인/오렌지라인/실버라인)이지만 디씨 까지 와서 꽃구경만 하기에는 아쉬울 터. 다시 스미소니언역으로 가면서 국립 아메리칸 인디언 박물관, 항공우주 박물관, 허쉬혼박물관과 그 야외조각공원, 국립 아프리카 미술 박물관, 새클러 미술관, 프리어 미술관, 스미소니언 캐슬 중에서 입맛에 맞는 곳을 골라 시간이 허락하는 한도까지 들러볼 것을 적극 권장한다.
그 중에 한 곳인 새클러미술관(Arthur M. Sackler Gallery)의 전시회 하나. ‘아프가니스탄’하면 떠오르는 것이 소련의 침공, 탈레반,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 따위가 떠오르겠다. 그런데 그곳의 예술에 대해서 생각해보신 적은 있으시려나? 아프가니스탄의 한 산악도시에서 피어나는 예술과 젊은 장인들에 관한 전시회가 있다.
전시회 입구의 커다란 화면에서 한 노인이 전쟁으로 폐허가 된 마을을 복구하면서 벌어지는 젊은 장인들의 분투를 개략적으로 설명한다. 소련의 침공에 따른 10여년에 걸친 전쟁, 그 후의 탈레반 때문에 발생한 고난, 그리고 지금도 진행 중인 전쟁 상태… 그리고 그 가운데서 피어나는 젊은 장인들의 예술혼… 여러가지 분야가 전시되어있는데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문짝. 아름다운 디자인의 아주 정교한 문짝은 우리 전통의 것들과 흡사해서 한참이나 들여다 보게된다. 못을 전혀 쓰지 않고 짜맞추는 그런 문짝. 우리의 경우 궁궐이나 절에서 만나게되는 바로 그것.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자신들의 문화를 지켜나가는 젊은 장인들의 모습에 잔잔한 감동이 가슴에 퍼져온다. 전시회 이름은
이고 올해 10월 하순 까지 진행된다.
봄꽃의 향연과 문화의 향기가 어우러지는 워싱턴 디씨. 집 가까이에 이런 좋은 곳이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말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 법. 더 늦기 전에 전철을 타고 디씨로 나들이를 나서보시길.
방문 정보
● 스미스소니언 캐슬
-인터넷 : https://www.si.edu/museums/smithsonian-institution-building
-주소 : 1000 Jefferson Dr SW, Washington, DC 20560
-개장시간 : 아침 8:30 - 오후 5:30, 성탄절은 휴관
● 국립식물원
-인터넷 : https://www.usbg.gov/
-주소 : 100 Maryland Ave SW, Washington, DC 20001
-내셔널 가든 : 아침 10:00~오후 5:30
●바르돌디공원 : 일출~일몰
● 새클러미술관
-인터넷 : http://www.asia.si.edu/
-주소 : 1050 Independence Ave SW, Washington, DC 20560
-개장시간 : 아침 10:00 ~오후 5:30, 성탄절은 휴관
* 공통사항 : 입장료 없음, 별도 주차시설 없으므로 도로주차
<글/사진 김성식 (VA, 스프링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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