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결핵의 날로 본 치료와 예방

세계보건기구(WHO)의 2015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180만 명이 결핵으로 목숨을 잃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1위의 결핵 발생국이다. 한국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인구 10만명 당 80.2명의 결핵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연방 질병예방통제센터(CDC)의 2015년 보고서에서도 미국 내 아시안은 인구 10만명 당 18.2명으로 결핵 환자 발병률이 높다. 미국 전체 발병률은 인구 10만명 당 3명꼴. 매년 3월24일은 세계 결핵의 날이다. 결핵은 치료와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다. 의학뉴스 전문매체 메디컬뉴스투데이(medicalnewstoday.com)과 웹엠디(WebMD)에 실린 자료들을 통해 결핵에 대해 알아본다.

#결핵(tuberculosis, TB)이란?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전염성 질환으로 주로 폐가 공격당해 폐결핵으로 알려져 있지만, 림프절이나 척추, 뇌, 신장, 위 등 다른 곳에도 발병할 수 있다. 척추에 감염되면 척추결핵(결핵성 척추염), 결핵균 때문에 림프절에 만성 염증이 생기는 질환은 림프절 결핵, 뼈 조직에 결핵균으로 염증이 생기면 뼈 결핵, 뇌를 침범하면 결핵성 수막염, 신장을 침범하면 신장 결핵 등으로 나타난다. 간과 신장을 침범하면 노폐물을 거르는 기능이 손상되며, 소변에 피가 보일 수도 있다. 또 결핵균이 심장의 펌프질 능력을 손상시켜 심장눌림증이 나타나면 생명이 위급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결핵균에 감염됐다 하더라도 발병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대개 항생제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다. 치료 기간은 최소 6~9개월 걸리며 1년 정도 치료하기도 한다.

#어떻게 감염되나?
감기나 독감처럼 공기를 통해 전파될 수 있다. 폐결핵에 걸린 환자가 기침, 재채기, 대화 등을 할때 미세 물방울(droplet)이 공기 중에 퍼져 나가며, 주변 사람이 공기 중의 균을 호흡해 감염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정말 쉽게 전염될 것 같지만 감기처럼 쉽게 걸리는 것은 아니다. 균 자체가 천천히 자라기도 하며, 보통 주변에 결핵 환자가 있는 경우 걸릴 위험이 있다. 면역력이 강한 사람은 결핵균이 몸 안에 들어온다고 해서 다 발병하는 것도 아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결핵환자와 접촉한 사람의 25~30% 정도에서 결핵이 발병할 수 있다.

결핵 환자와 악수를 하거나 혹은 음식을 같이 먹는다고 해서 걸리는 것도 아니다.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나 세균이 문 손잡이 등에서 살아있는 것과는 달리 사물의 표면에 생존해 있을 수 없다. 물건이나 침구를 공용한다고 해서 폐결핵에 전염되는 것은 아니다. 결핵균이 체내 들어와 폐를 감염시키면 폐결핵으로 발병하는데, 증상은 만성기침, 발열, 체중 감소, 식은땀, 객혈, 객담, 피로감 등이 나타난다. 2~3주 이상 오래 기침을 하거나 혹은 피가 나온다면 한번 검사를 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잠복 결핵과 활동성 결핵
잠복 결핵은 결핵균이 몸 안에 들어왔지만 면역 체계가 결핵균의 활동을 막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다. 증상도 없고, 별로 아프지도 않으며, 전염성도 없어 타인에게 옮기지도 않는다. 그러나 면역력이 약해지면 균이 활동할 가능성이 있어 항생제 치료를 해야 한다. 치료하지 않고 그냥 두면 5~10%는 활동성 결핵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피부반응 검사(투베르쿨린 반응 검사)나 혈액검사를 하면 주로 양성으로 반응하지만 X-레이 검사는 정상으로 나오며, 객담도말 검사(객담 결핵균 검사)는 음성으로 나온다.

WHO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의 1/3 가량이 잠복 결핵을 갖고 있다.

활동성 결핵은 결핵균이 증식하고 증상이 나타나며 다른 사람에게 옮길 가능성도 있다.

3주 이상 심한 기침이 계속되고, 기침할 때 피가 섞인 가래를 뱉거나 기침할 때 피가 나오기도 하며 가슴통증, 체중 감소, 식욕 부진, 고열, 한밤 중 식은땀, 오한, 하루종일 피로감 등 증세가 나타난다.

검사 시 피부반응 검사는 주로 양성이며 혈액검사도 양성으로 나온다. X-레이 검사도 비정상으로 나온다. 객담도말검사에서도 양성으로 진단되며, 결핵균이 검출되면 치료를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한편 활동성 결핵을 앓고 있는 경우 적절한 치료를 2주 이상 받으면 전염성도 없어진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위험군
가족이나, 친구, 직장 동료 중에 활동성 결핵을 앓고 있는 사람의 경우 발병 위험이 있다. 그러나 면역력이 강한 경우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결핵균이 들어온다고 다 발병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HIV 에이즈 환자, 당뇨병, 심각한 신장질환, 두경부암 환자, 영양실조 환자, 화학요법을 받는 환자, 장기 이식으로 약물 복용 중인 환자, 류마티스 관절염, 건선 환자 등 면역력이 약한 경우는 활동성 결핵균에 취약할 수 있다. 또한 흡연자 역시 결핵균에 취약할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결핵 환자의 20% 이상은 흡연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IV와 결핵에 동시에 감염된 경우는 HIV에 걸리지 않은 사람보다 활동성 결핵에 걸릴 위험은 20~30%로 높다.

#다제내성 결핵(Multidrug-resistant TB, MDR TB)은
결핵을 치료하는 주요 항생제에 대해 내성이 생긴 결핵이다. 장기간 항생제 치료를 하기 때문에 환자가 항생제를 복용하다 말다 하거나, 완치되기 전에 약을 끊으면 환자 몸에 남은 결핵균이 약에 대항할 수 있는 변종으로 바뀔 수 있다.

#치료는
환자의 나이, 전체적인 건강 상태, 잠재적인 약에 대한 내성 등을 고려해 환자마다 치료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잠복 결핵인지, 활동성 결핵인지와 폐결핵인지 혹은 다른 장기 침범인지에 따라 약물 종류나 복용 기간은 달라진다.

잠복 결핵은 한 종류의 항결핵약을 복용하며, 활동성 결핵으로 특히 내성이 있는 경우는 3~4가지를 한번에 복용한다. 항결핵약으로는 아이소나이아지드(Isoniazid), 리팜핀(Rifampin), 에탐부톨(Ethambutol), 피라지나마이드(Pyrazinamide) 등이 있다. 내성 결핵의 경우 플루오로퀴놀론계(fluoroquinolones) 항생제와 아미카신(amikacin), 카나마이신(kanamycin), 카프레오마이신(capreomycin) 등 주사제를 조합해 치료하기도 하는데, 20~30개월 장기 치료한다. 그러나 이 조합에서 약물 내성이 생기는 환자도 있다.

또한 항생제 치료를 받게 되면 흔하지 않지만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데, 진한 소변색, 열, 황달(간에 대한 영향 때문), 식욕저하, 구토나 메스꺼움, 소화불량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전문가들은 활동성 결핵환자의 경우는 다른 사람에게의 전염성을 낮추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한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입을 가린다. 또한 잠복 결핵은 꼭 치료한다. 결핵에 걸려도 여러 달 동안 감기 같은 가벼운 증상이 지속될 수 있으므로, 기침이나 가래 등이 동반되는 증상이 2~3주 이상 지속되면 결핵은 아닌지 한번 검사해 본다.

<정이온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