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당신의 자녀가 연락이 두절된 채 두 달 가까이 생사여부조차도 확인이 안 되고 있다면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 지난 1월28일 칼라바사스 지역에 사는 남자 친구집에 다녀오겠다고 나간 후 말리부 지역 코랄캐년 비치 인근에 차만 남기고 사라진 한인 여대생 일레인 박(20)의 실종 스토리를 상당수의 한인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고 있을 것이다. 어머니 수잔 박씨는 아직도 딸의 생사를 알지못한 채 현재 가슴이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실종 초기만 해도 일레인이 의도적으로 연락을 끊었던 것으로 여겨졌던 이 사건은 며칠 뒤인 2월2일 자동차 키와 셀폰 등 모든 소지품이 남겨진 상태로 그녀의 차가 말리부에서 발견된 후 실종으로 전환되어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LA 한인회가 사건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지난 3월7일 열었을 당시 이번 사건을 총괄하고 있는 글렌데일 경찰의 로버트 윌리암 서전트는 “일레인의 차량을 글렌데일 경찰서로 가져가 수사를 했지만 차량내에서 폭행이나 싸움의 흔적 등 어떠한 증거도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의 수사가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않자 라크레센타에 거주하고 있는 수잔 박씨의 이웃을 비롯해 지역 주민을 포함한 자원봉사자들 70여명이 지난 12일 일레인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칼라바사스 남자 친구의 집 인근 멀홀랜드 하이웨이와 라스 버지네스가 만나는 지점에 모여 결정적인 제보를 하는 사람에게 현상금 5,000달러를 지급한다는 내용을 담은 전단지를 가가호호 돌리고 헬기와 드론을 동원한 수색을 펼쳤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수색끝에 여러 개의 옷가지를 발견했지만 이번 사건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사설탐정에게도 수사를 의뢰한 가운데 지난 18일 자신의 딸이 일레인과 같은 초중고를 다닌 한 학부모 린다 스톤-아브람스의 라크레센타 가정집에서 야드세일을 펼쳐 3,000여 달러에 달하는 수사기금을 모으기도 하는 등 커뮤니티의 온정이 답지하고 있다. 현재 사립탐정 고용과 집중 수색을 위한 모금 프로젝트(
https://www.gofundme.com/facebook-com-helpfindelainepark)를 통해 1만5,000여달러가 모금된 상태이며 목표액수는 5만달러이다.
1.5세 여성기업인 토니 고씨는 친구의 딸이 일레인의 친구라며 온라인으로 5,000달러를 기부했다. 그녀는 “정말 생각하기도 끔찍한, 어느 가족에게도 일어나서는 안될 이같은 사건이 빨리 해결되고 고통을 겪고 있을 가족을 돕기 위해 이번 기금모금에 동참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LA한인회가 기금모금사이트에 500달러를 기부하고 LA북부한인회도 일레인의 모친 수잔 박씨에게 300달러를 전달했으며 LA 한인회는 글렌데일 시장과 경찰국장에게 이번 사건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는 것은 물론 한인사회와 주류사회의 관심을 환기하는 또 한 차례의 기자회견 및 기금모금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과연 일레인은 어디에 있을 까? 개인의 소지품과 차량을 놔두고 납치되었는지, 증발했는지, 살았는지, 죽었는지 아무 것도 속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족들은 경찰의 수사가 진척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로선 그녀가 남자친구 집을 나선 후 차량이 발견되기까지 나흘간의 종적을 추적할 수 있는 남자친구집의 CCTV 자료와 그녀의 통화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셀폰의 암호 확보, 마지막으로 그녀를 본 목격자의 증언이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나깨나 오로지 딸의 안위만 걱정한다는 수잔 박씨는 “사건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남자친구집의 CCTV 자료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어 이 부분에 경찰의 수사력이 집중되어야 한다” 고 강조하고 “현재 글렌데일 시장과 LA카운티 관계자들의 협조를 얻어 현상금을 3만달러 이상으로 올리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레인 수색작전에 나선 자원봉사자들은 “일레인을 찾을 때까지 그녀가 무사하기만을 바라며 일레인을 사랑한다”고 기도했다.
현재로선 경찰의 끈질긴 수사를 촉구하고 범 커뮤니티적으로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결정적인 제보를 해줄 목격자가 나타나거나 증거가 확보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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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률 특집2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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