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지함, 단결력, 애국심으로 뭉친 야구종가
▶ WBC 결승서 푸에르토리코 꺾고 첫 우승
22일 다저스태디움에서 열린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푸에르토리코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미국 선수들이 경기가 끝난후 포옹을 하며 기뻐하고 있다.[AP]
선발 스트로먼 6이닝 무실점 역투...킨슬러 선제 투런포
투타 완벽한 경기력으로 결승전 8-0 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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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종가' 미국이 마침내 '달라진 눈빛'으로 야구 국가대항전인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첫 샴페인을 터뜨렸다.
미국은 22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끝난 결승에서 푸에르토리코를 8-0으로 완파하고 2006년 출범한 이 대회에서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종전 최고 성적이 2009년 준결승 진출이었을 정도로 미국은 이 대회에서 맥을 못 췄다.
선수 전원을 세계 최고 리그에서 뛰는 메이저리거로 구성하고도 변방에서 온 복병들에 번번이 덜미를 잡혔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1, 2라운드와 준결승·결승 토너먼트까지 8경기를 치르는 동안 세 번의 탈락 위기가 있었지만, 미국은 모두 설욕전을 펼치며 승승장구했다.
미국은 1라운드에서 2승 1패를 거둬 지난 대회 챔피언 도미니카공화국(3승)에 이어 C조 2위로 2라운드에 진출했다.
2라운드에서 푸에르토리코에 패해 또 탈락 고비에 이른 미국은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단두대 매치'에서 6-3으로 승리, 1라운드 패배를 되갚고 준결승에 올랐다.
준결승에선 2009년 WBC 4강전에서 4-9로 패한 일본을 2-1로 어렵게 따돌리고 결승에 진출했다.
상승 무드를 탄 미국은 2라운드에서 5-6으로 석패한 푸에르토리코를 결승에서 다시 만나 공수에서 완벽한 힘의 우위를 뽐냈다.
정규리그 직전에 열리는 WBC를 메이저리그 시범 경기 정도로 여기던 과거 선수들과 달리 이번 미국 선수들의 눈에는 독기가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2006년 1회 대회 8강, 2009년 2회 대회 4강, 2013년 3회 대회 8강에 그쳤던 미국은 4번째 도전에서 야구 종가의 자존심을 세웠다.
이번 대회에서도 출발은 힘겨웠다.
1라운드 첫 경기에서 콜롬비아를 만나 연장 10회 끝내기 안타로 3-2, 신승을 거뒀고 도미니카공화국과 2차전에서는 5-7로 패해 탈락 위기까지 몰렸다.
미국은 1라운드 3차전에서 캐나다에 8-0 완승을 거두며 2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2라운드에서도 베네수엘라를 꺾었지만 푸에르토리코에 5-6으로 패해 2013 WBC 우승팀 도미니카공화국과 준결승 진출을 놓고 건곤일척의 승부를 펼쳤다.
미국은 경기를 치를수록 강해졌다. 도미니카공화국을 6-3으로 누르고 조2위로 준결승에 진출한 미국은 일본을 2-1로 누르고 WBC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 상대는 이번 WBC에서 7전 전승을 거둔 푸에르토리코였다.
이번 대회 마지막 경기에서 미국은 가장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미국은 3회초 조너선 루크로이의 중전 안타로 무사 1루 기회를 잡고, 이안 킨슬러가 푸에르토리코 선발 마이크 아빌레스의 시속 148㎞ 직구를 공략해 중월 선제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5회초 무사 1,2루에서는 크리스티안 옐리치의 우전 적시타로 추가점을 뽑고 이어진 2사 1,3루에서는 앤드루 매커천의 유격수 옆 내야 안타로 또 한 점을 얻었다.
미국은 7회초 3점을 뽑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2사 만루에서 브랜던 크로퍼드가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쳤고, 장칼로 스탠턴이 좌전 적시타로 한 점을 보태 7-0으로 달아났다.
8회 2사 1,3루에서는 매커천의 3루수 앞 내야안타로 추가점도 냈다.
미국 선발 마커스 스트로먼은 6이닝 동안 1안타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2라운드 푸에르토리코와 경기에서도 선발 등판해 4⅔이닝 8피안타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던 스트로먼은 이날 완벽한 설욕을 했다.
키 1m73㎝의 '작은 거인' 스트로먼의 구위에 눌린 푸에르토리코 타선은 7회말 선두타자 앙헬 파간의 2루타가 나올 때까지 무안타로 침묵했다.
미국 불펜진 샘 다이슨(1이닝 무피안타 무실점)과 팻 네섹(1이닝 1피안타 무실점), 데이비드 로버트슨(1이닝 1피안타 무실점)도 무실점으로 남은 이닝을 막았다.
2013년 WBC 결승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패했던 푸에르토리코는 이번 대회에서도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2회 연속 준우승에 그쳤다.
미국은 조 2위로 아슬아슬하게 조별리그를 통과하고 최대 난적으로 꼽힌 일본도 1점 차로 간신히 제치면서 미국 선수들의 경기 집중력이 나아지고 덩달아 미국 팬들의 관심도 높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명장 중 한 명이던 짐 릴랜드 감독의 통솔력도 미국 우승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릴랜드 감독은 1997년 플로리다 말린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지휘했다.
내셔널리그에서 두 번, 아메리칸리그에서 한 번 등 총 세 차례 리그 올해의 감독으로 선정된 그는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지도 철학을 실천하며 '모래알'이라던 미국 팀을 하나로 묶어 마침내 WBC 우승 숙원을 풀었다.
우승이 결정되는 이날 결승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세 번이나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어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버스터 포지 대신 자신의 선수 교대 출전 방침 대로 전날 쉰 조너선 루크로이(텍사스 레인저스)를 믿고 내보낸 것도 릴랜드 감독의 선수 기용 철학을 엿보게 한다.
선수들이 단기전을 치르면서 그간 몰랐던 동료를 더욱 잘 알게 돼 친밀도를 높인 것도 조직력이 배가된 이유다.
올림픽, 프리미어 12 등 국가 대항전을 상대적으로 자주 치른 우리나라나 일본과 달리 미국은 최고를 자부하는 메이저리거들이 단일팀을 구성하는 경우는 이 대회 말곤 없기 때문이다.
송 위원은 "전·현직 메이저리거를 앞세운 푸에르토리코, 네덜란드, 이스라엘 등의 선전이 미국 대표 선수들의 승리욕을 자극한 것도 선전의 이유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선전은 WBC 대회 사상 처음으로 관중 100만 명 돌파라는 대회 흥행으로 직결됐고 이 덕분에 야구 최강국 결정전이라는 대회 취지도 살게 됐다.
결국 '절대 강자' 권좌를 차지한 미국과 이제 미국을 넘으려는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 푸에르토리코, 한국, 일본 등 여타 경쟁국의 설욕 의지가 맞물려 이런 분위기가 2021년 열리는 5회 대회 흥행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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