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기에 별 증상 없다가 피로·혈뇨·부종 정기 검진 통해 조기 발견하는 게 중요
신부전·투석 악화… 5단계 신장이식해야
▶ 혈액검사·소변검사로 진단 체중 줄이고 운동·금연을
■ ‘침묵의 장기’ 신장
침묵의 장기’ 하면 대개 간을 떠올리지만, 콩팥(신장)도 침묵의 장기로 불린다. 절반 이상 망가져도 별다른 증상이 없고, 한번 망가지면 다시 되돌리기가 어렵다. 매년 3월 둘째 주 목요일은 세계 콩팥의 날(World Kidney Day) 로 올해는 3월 9일이었다. 또 3월은 콩팥 건강 인식의 달이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 콩팥병(신장 질환)은 주요 사망원인 9위에 랭크된 질환이다. 만성 콩팥병(만성 신부전) 초기에는 증상이나 징후가 없는 것이 문제다.
#콩팥병 위험요소 있다면 신장 검사 해봐야
강낭콩처럼 생긴 콩팥은 성인의 주먹만한 사이즈로 아래쪽 배 등쪽에 좌우로 하나씩 자리해 있다. 매 30분마다 혈액을 걸러주며, 노폐물과 독성 물질을 제거하고, 과다한 수분을 거르며 재흡수한다. 또한 고혈압 조절을 돕고, 조혈작용으로 적혈구 생성을 촉진하며, 뼈 건강을 지키고, 혈액 화학물질을 조절한다.
만성 콩팥병은 콩팥이 손상돼 있거나 콩팥 기능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상태가 3개월 이상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만성 콩팥병은 신장 기능을 악화시키고 조기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어느 나이에나 발생할 수 있지만 대개 70세 이상에서 발견된다.
신장은 아주 작은 수백만 개의 네프론이라 불리는 여과기로 구성돼 있다.
네프론은 콩팥 내 존재하는 구조적, 기능적 단위로, 신장에서 가장 작은 기능적 단위다. 그러나 당뇨병, 고혈압 등으로 네프론이 손상되고, 결국 신장 기능이 멈추는 만성 콩팥병이 발생한다. 치료하지 않고 그냥 두면 만성 콩팥병은 악화돼 신부전,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한 말기 신부전(ESRD, 만성 콩팥병 5단계)까지 진행될 수 있다.
#조기 발견이 중요
미국 국립 신장 재단(national kidney foundation)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3명 중 1명 꼴로 신장질환 위험을 갖고 있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콩팥병 위험인자를 갖고 있다면, 간단한 혈액 검사와 소변검사를 통해 정기적인 검진으로 신장 건강을 지켜야 한다. 조기 만성 콩팥병을 진단해 조기 치료를 시작하면 더이상 신강 건강이 악화되지 않게 막을 수 있다.
특히 아시안은 백인에 비해 1.5 배 정도 만성 콩팥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 또한 조기 발견은 빠른 치료로 신장 건강을 지키고, 심장질환 예방 및 조기 사망도 예방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는 혈당과 혈압을 잘 유지해야 하는데, 정상 범위로 수치를 안정화시키면 만성 콩팥병 위험을 33~40% 감소시킬 수 있다.
#검사는
신장질환 검사는 혈액 검사, 소변검사,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검사, 초음파 등을 하는데,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조직검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검사 중에서 만성 콩팥병의 조기 발견을 위한 진단 지표로 중요한 검사는ACR(Albumin-to-Creatinine ratio)와 GFR(Glomerular Filtration Rate) 두가지다.
조기 발견은 신장 건강 악화를 막는데 매우 중요하다. ACR검사는 소변 검사를 통해 알 수 있는데, 알부민 대 크레아티닌 비율 검사다. 알부민 또는 단백질이 걸러지지 않고 소변에서 발견돼 단백뇨가 측정되면 신장이 혈액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검사로 신장 질환의 조기 징후를 체크해 볼 수 있는데 검사 결과30mg/g 이상으로 나오면 단백뇨로 진단된다.
GFR검사는 사구체 여과율 검사로 혈액 검사를 통해 알 수 있으며, 신장이 손상되면 혈액 필터 기능이 떨어져 혈액에서 크레아티닌을 제거하는 감소되고 크레아티닌 수치가 높아진다. 혈청 크레아티닌 농도와 나이, 성별 등을 고려해 GFR 수치를 알 수 있다. 정상 사구체 여과율은 분당 90~120 ml/min/1.73m2정도.
사구체 여과율이 90~60사이로 나오고, ACR검사는 30mg/g이상으로 나온다면 만성 콩팥병 2단계로 신장 기능이 감소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혈압 등 적극적으로 관리해서 신장 기능이 더 악화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만성 콩팥병의 위험요인
미국에서는 약 15%의 성인에게 만성 콩팥병이 있는데 초기 만성 콩팥병은 증상과 징후가 없는 것이 문제다. 그러나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 만성 콩팥병 가족력이 있는 경우 등은 위험 요소가 있다는 얘기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은 주요 원인이다. CDC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3명 중 1명, 고혈압 환자의 5명 중 1명은 만성 콩팥병을 앓고 있을 수 있다. 또한 최근 젊은 인구의 제 2형 당뇨병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당뇨를 오래 앓고 있다면 당뇨 합병증으로 만성 콩팥병 같은 합병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예전보다 만성 콩팥병 발병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또한 비만, 루푸스(Lupus), 나이, 고 콜레스테롤 등도 위험요인들이다.
#콩팥병과 비만
올해 세계 콩팥의 날 주제는 콩팥병과 비만이다. 비만은 만성 콩팥병 위험을 83%나 증가시킨다. 여성 만성 콩팥병 환자의 24.9%는 과체중이나 비만이 원인. 또한 청소년기에 비만인 경우는 성인이 돼서 신부전에 걸릴 위험이 4.5배나 증가한다.
비만이 문제인 것은 비만 자체가 만성 콩팥병의 주요 위험요인이기도 하지만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요인이기 때문.
체중 조절을 위해서는▲건강하고 균형잡힌 식이조절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수분 섭취 ▲적절한 수면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
#만성 콩팥병의 단계
▲1단계: 사구체 여과율은 90 ml/min/1.73m2이상. 정상이긴 하지만 단백뇨 같은 소변 검사 이상이 나타나는 경우 신장 손상을 의미한다. 혈당, 혈압을 조절해야 한다.
▲2단계: 60~89 사이. 콩팥병 위험이 증가한다. 혈당, 혈압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3단계: 30~-59 사이. 사구체 여과율이 중증으로 저하된 상태. 콩팥 손상 단계. 빈혈,피로, 가려움증 등이 심해질 수 있다.
▲4단계: 15~29 사이. 사구체 여과율이 심각하게 낮아진 상태로 신장은 상당히 망가지고 겨우 기능을 유지하는 경우다.
▲5단계: 15 미만. 말기 신부전 상태로 혈액 투석, 신장이식 등이 필요하다.
#증상
만성 콩팥병은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병으로 초기에는 별 증상을 발견하지 못한다. 그러나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서 빈혈, 혈뇨, 짙은 소변색, 소변량 감소, 부종(발이나 손, 관절이 붓는다), 피로, 고혈압, 불면증, 피부 가려움증 지속, 식욕 저하, 남성은 발기부전, 야간뇨 증가, 근육통, 구토, 허리 통증, 갑작스런 체중 변화, 원인없는 두통, 중증으로 심각한 상태는 호흡 곤란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고혈압은 위험요인이기도 하지만, 콩팥이 먼저 손상돼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당뇨 전단계와 만성 콩팥병 예방하기
당뇨 전단계는 제 2형 당뇨병, 심장질환, 뇌졸중 등 질환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다. 또한 당뇨 전단계일수록 제 2형 당뇨병을 예방해야 신장질환 예방에도 도움된다. 미국 성인의 3명중 1명이 당뇨 전단계이며, 한국에서는 성인의 4명 중 1명이 당뇨 전단계에 해당한다.
CDC에서 진행하는 국립 당뇨 예방 프로그램(National Diabetes Prevention Program)에 따르면 생활 습관 팁은 4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체중을 5~7% 정도 줄인다. 200 파운드 정도 체중이 나간다면 10~15 파운드 줄인다. 140 파운드 정도라면 7~9.8 파운드 정도 감량을 목표로 삼는다.
또한 체중 조절과 유지를 위해 운동한다. 매주 적어도 150분(2.5시간) 정도 유산소 운동을 한다. 30분씩 빨리 걷기를 일주일에 5일 하면 좋다.
건강하게 먹는 것도 중요하다. 천연의 식재료로 식품 라벨은 꼼꼼하게 따져가며 체크하고, 채소는 많이, 염분은 적게 섭취한다.
마지막으로 금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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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온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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