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랍어에서 유래한 ‘cracy’란 접미어는 통치체제를 의미한다. 그래서 민중을 의미하는 ‘demo’와 합치면 민주주의를 뜻하는 ‘democracy’가 되고 자기 자신이라는 의미를 가진 ‘auto’와 연결시키면 1인 독재의 의미를 가진 ‘autocracy’로 둔갑한다. 도둑을 의미하는 ‘klepto’와 연결시키면 도둑정치(kleptocracy)가 되는데 주로 독재 국가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최근 미국 영화배우로 유명한 조지 클루니와 그의 공동저자는 워싱턴포스트의 오피니언 면에 실린 한 기고문에서 남수단 정부의 대통령을 위시한 관리들을 도둑정치꾼이라고 불렀다.
남수단공화국은 1956년에 독립된 수단의 남부지역 사람들이 중앙정부의 독재에 항거해서 150여만의 희생자들을 초래한 20여년의 내전 끝에 2011년에 독립된 세계의 최신국가이다. 남수단은 60여 인종들로 구성되었기 때문이지 독립 후 불과 2년 만에 대통령과 부통령이 원수가 되어 다시 내전이 벌어지는 비극을 겪고 있는 중이다. 전쟁 때문에 국민의 20퍼센트 이상인 220만 정도의 국민들이 피난민으로 떠돌이 처지가 되었으니 식량생산이 엄청나게 줄어들어 기근 현상이 심각하다는 보도이다.
클루니와 그의 공동 집필자는 그 칼럼에서 기근은 자연의 재난 때문만이 아니라 인재(人災)때문이라는 보통 격언에 더해 남수단의 재난은 정부가 만든 것이라고 해야 정확할 것임을 강조한다. 왜냐하면 살바키르 남수단의 대통령과 정부군은 반군과의 전쟁에서 민간인들의 생존수단이자 상업거래의 기본을 이루는 암소 등 가축들을 살육하기 때문에 경제기초가 무너지고 피난민들만 아니라 아직도 제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마저 천정부지의 물가폭등으로 먹을 것 구입을 못하게 되는 현상이란다.
흉보면서 닮는다고 반군들도 정부 편에선 마을들을 공격할 때 똑같은 수법을 쓰니까 이래저래 굶어죽는 사람들이 생기는 현실이지만 키르대통령과 다른 관리들은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있다.
조지 클루니와 존 프렌더개스트는 보초병(Sentry)이란 조직의 공동 창립자들이다. 그 조직은 인종말살 등으로 돈을 버는 네트워크를 폭로해서 교란시키려는 인도주의적 정책분석가들, 지역 전문가들과 재정 범죄 탐정들로 구성되었다. 그 조직이 조사한 결과를 보면 남수단 정부 관리들과 직계 가족들이 외국으로 많은 돈을 빼돌렸기 때문에 직계가족들은 외국 땅의 고급저택에 살면서 고급차를 굴리는 등 호사스러운 생활을 한다. 또 남수단 정부나 반군만이 아니라 어느 나라의 독재세력의 치부와 재산은닉에 있어서도 중간 역할을 하는 금융, 법률, 로비 회사들의 조력도 지탄 받아야 마땅하다.
도둑정치의 압권으로는 공산주의의 후예자들이 있다. 중공은 아예 공산당 독재를 헌법에 넣고 있는 상황에서 등소평 이후에 10년 주기로 최고 권력자가 바뀐다지만 태자당들의 부정부패는 거의 천문학적 수치에 달한다는 보도다.
푸틴 밑에서 총리를 하다가 한 임기동안 대통령직을 수행한 후 원래 자리로 돌아간 메드베데프도 엄청난 넓이의 토지 소유와 요트 두 대를 포함한 10억불 이상의 부를 축적했다는 주장도 독재 정권아래서 야당이나 언론이 제 역할을 할 수 없는 도둑정치 아래서나 가능한 일이다. 김정은 정권도 당. 정. 군사의 고위층들은 굶주리는 인민들 위에 군림하는 도둑들의 양상을 띠고 있다.
소위 민주주의 국가들로 법치주의, 삼권분립의 균형과 견제 그리고 독립된 언론기관과 시민단체들이 존재하는 사회에서는 도둑정치의 현상이 독재국가들에 비해 훨씬 덜하다고 볼 수 있다. 박근혜씨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최순실씨와 함께 만들어 최씨를 이롭게 하려고 했든지 혹은 자신의 퇴임 후의 활동터전을 삼으려 했든지 간에 언론의 폭로와 야당들의 아우성 때문에 탄핵되고 형사범으로 포토라인에 선 신세가 된 것이 한 예다. 재벌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낸 액수가 7,000만 달러에 불과하다는 것을 독재국가들의 부패규모에 비교해 볼 수 있다.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건축업과 도박업체들로 치부하는 과정에서 한 번도 주식회사로 이사회나 연방정의 증권 감독기관 등의 감시를 받아보지 않은 개인회사를 운영해왔기 때문에 무소불위의 독재적 성향이 있다. 더군다나 세 번이나 파산 선고를 해서 채권자들의 돈은 떼어 먹으면서도 자신의 재산은 보호해 온 극단적인 이기주의자다. 그러나 미국 헌법 아래서의 견제와 균형 및 언론의 활동이 있기에 트럼프의 전횡은 견제를 받을 것이며 불법 행위가 들어나면 탄핵이 뒤따르게 되는 것이 불행 중 다행이다. 미국에도 부정부패가 심하지만 결코 독재 국가의 도둑정치에 미치지는 않는다.
<변호사 MD, VA 301-622-6600>
<
남선우 변호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