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줄 죄기 도미노?…유럽·英·日·中 중앙은행 주목
미국의 기준금리가 15일 1%대를 회복한 가운데 글로벌 초저금리 시대가 드디어 끝을 향해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금융위기 이후 기준금리를 '0'에 가깝게 낮추고 7년간 유지했지만, 경제가 살아난다는 낙관 속에 통화정책의 방향을 틀었다.
2015년 12월 9년 만에 금리가 오른 데 이어 지난해 12월과 이날까지 금리 인상은 이어졌다. 이날까지 포함해 올해 금리가 3차례 또는 4차례 오를 것으로 경제 전문가들은 본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이 시작한 '돈줄 죄기'가 다른 주요국으로 도미노처럼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라는 극약 처방을 하며 돈을 풀어온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 등은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벌어져 한층 높은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년 전만 해도 일본과 유럽 등은 디플레이션 공포와 바닥을 기는 성장률에 절절매면서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하거나 자산 매입을 확대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 전망이 낙관적으로 변한 데다 국제유가 회복세 속에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진 가운데 이제 이들 나라의 중앙은행은 공격적인 통화정책의 출구 찾기를 고심하고 있다. 향후 주요국들의 통화정책 동조화 현상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미국 금리 인상 속도나 프랑스의 대통령선거 결과 같은 지정학적 요인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일본은행은 영국 중앙은행(BOE)과 나란히 16일 통화정책 회의를 연다. 이들 나라는 모두 이번에 금리를 동결하고 경제 전망을 상향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이미 양적 완화를 은근슬쩍 축소하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일본은행이 공개한 이달 자산 매입 계획을 분석한 결과 이 추세라면 연간 자산 매입 규모가 66조엔으로 목표치인 80조엔에서 18% 못 미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추산했다.
일본에 인플레이션이 1년 만에 돌아온 것은 일본은행에 희소식이다. 신선 식품을 제외한 1월 근원 물가는 1년 전보다 0.1% 올랐는데 물가 상승률이 플러스로 돌아선 것은 2015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 금리 인상 기대로 달러 가치가 오르고 엔화는 약세를 보여 일본 수출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진 것도 일본은행의 추가 조치 부담을 덜어줬다.
일본은행의 다음 행동은 지금의 극단적인 통화정책을 서서히 접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로이터가 최근 설문한 이코노미스트 35명 가운데 28명이 답했다. 이는 불과 2개월 전의 조사 때와 상반된 결과다.
이런 변화가 올해 하반기에 시작될 것이라고 본 사람은 10명이었고 5명은 내년 상반기, 5명은 내년 하반기로 예상했다. 8명은 2019년 또는 그 이후로 봤다.
대부분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일본은행이 국채 10년물 금리 목표치를 현재의 0% 정도에서 인상하는 것으로 정책 이동의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봤다. -0.1%인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일본의 근원 물가 상승률이 올해 하반기에 1% 정도로 올라갈 수도 있다고 기대하기도 한다.
유로존에서도 출구 전략론이 솔솔 나온다.
유로존의 인플레이션도 ECB의 목표치인 '2% 바로 밑'을 4년 만에 처음으로 넘었다. 유로존의 2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2%로 전월의 1.8%보다 상승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주 현행 통화정책을 유지하기로 하고 나서 "추가 조치를 할 긴급성은 더는 없다"면서 ECB가 새로운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이코노미스트 올리비에 가니에는 ECB가 극도로 느슨한 통화정책에서 출구 전략을 찾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ECB의 테이퍼링이 진행 중이라면서 투자자들이 ECB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선진국에서는 미국을 따라 올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가장 큰 나라로는 영국이 꼽힌다.
영국의 BOE는 브렉시트로 파운드 가치가 하락해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너무 많이 또는 너무 오래 넘으면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했다. 영국의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8%로 2014년 6월 이후 최고였다.
중국도 이미 자산 버블 위험을 줄이기 위해 통화 긴축을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단기유동성지원창구(SLF) 대출금리를 인상하고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 금리도 올렸다.
이밖에 호주에서도 주택 가격이 과열된 가운데 금융시장이 점치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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