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인에 소액투자 받은 후 탕진하거나 유용
▶ 2012년 관련 규정 완화된 후 기승
전문가들“보다 엄격한 관리 필요”
크라우드펀딩을 악용한 창업 사기를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하는 라이언 페이트. <뉴욕타임스>
라이언 페이트는 크라우드펀딩의 꿈을 추구하기 위해 연봉이 높은 프라이빗 에퀴티 회사를 떠났다. 올 33세로 와튼 스쿨 출신인 페이트는 워싱턴을 수차례 방문, 소액 투자가들도 창업기업 주식을 살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는 로비를 벌였다. 그리고 트라우드펀딩으로 자금모금을 하려는 기업들을 올리는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하지만 페이트는 자신의 사이트 시드인베스트(SeedInvest)를 개설한 이후 보게 된 것은 열정에 찬물에 끼얹는 것들이었다. 지난 2년 동안 뉴욕에 기반을 둔 이 회사는 이 웹사이트를 통해 창업자금을 모으려던 업체 수십 개를 거부했다. 페이트가 보기에 일부는 투자가들에게 명백히 위험한 업체들이었다. 이들은 거절당한 후 다른 웹사이트에 이름을 올려 순진한 투자가들로부터 수십만 달러의 투자금을 모았다.
그가 초기에 거부한 업체들 가운데 하나는 사기업체로 당국에 의해 폐쇄됐다. 이 업체는 500만 달러를 모았다. 페이트는 이 업체가 마지막이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페이트는 “많은 이들이 투자금을 날리게 될까 걱정된다. 창업기업 투자는 대단히 위험이 크다. 중고 카우치를 사는 것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제정된 ‘점프스타트 아워 비즈니스 스타트업스’, 일명 잡스(Jobs) 법은 크라우드펀딩이라는 새로운 투자방식의 문을 열어주고 보통사람들로부터 기업들이 자금을 모으는 것을 막아온 규제를 낮추는 획기적인 법으로 환영받았다. AOL 창업자인 스티브 케이스와 오바마 대통령까지 이 법을 높이 평가했다. 이 법에 따라 기업들은 페이트가 만든 것과 같은 사이트들을 통해 수익 약속과 함께 돈을 모으고 지분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크라우드펀딩이 보다 본격적인 비즈니스가 된 것이다.
성공 스토리들도 있다. 크라우드펀딩으로 자금을 모은 회사들 가운데는 잡스 법이 도우려 했던 그런 기업들이 포함돼 있다. 실리콘밸리로부터 멀리 떨어져 벤처캐피탈 접근이 힘든 기업들이다. 텍사스 어스틴의 한 수제 맥주 회사는 수개월 사이에 100만 달러 모금에 성공했으며 인디애나의 한 실내농업 회사는 60만 달러 이상을 모았다.
하지만 페이트 같은 크라우드펀딩 옹호론자들은 초기 기업들의 낮은 규정 준수율과 투자자들에게 제공되는 나쁜 조건들에 대한 우려를 표명해왔다. 테네시 법대 조앤 맥글리오드 헤민웨이 교수는 “활기 넘치는 시장에 대단히 위험한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문제 기업들은 항상 있다”고 말했다. 헤민웨이 교수는 이 업계의 규정 준수 상황을 조사하는 크라우드체크라는 회사와 함께 일해 왔다. 크라우드체크는 증권거래위원회가 규정한 사항들을 완벽히 준수한 회사는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약 40%의 회사들은 법이 규정한 수익상황 감사를 받지 않았다.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낮은 규제 장벽은 증권거래위원회가 개별 기업들에 대해 규정을 잘 준수하고 있는지 조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역할은 시드인베스트먼트 같은 크라우드펀딩 기업 공시 사이트들의 몫이 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사이트들은 시드인베스트먼트 만큼 엄격하지 않다. 크라우드펀딩 업계 기관을 이끌고 있는 크리스 타이렐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들이 당국 승인 위주로 공시 허용 여부를 결정하고 사후 관리를 거의 안하기 때문에 ‘업계 차원의 위험’이 있음을 시인했다. 타이렐과 페이트는 자금모금 회사들을 심사할 때 사용할 수 있는 표준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해 12월 타이렐이 이끄는 기관은 법이 정한 기본적인 기준을 따르지 않은 채 기업들을 받아온 유펀딩포탈이라는 사이트를 폐쇄시켰다. 하지만 이 조치는 이 업체가 수개월간 영업을 벌인 후에야 취해졌다.
이런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이 투자자들 돈을 모두 날려 피해를 입힐 가능성은 아직 그리 크지 않다. 기업들이 인터넷을 통해 누구에게나 주식을 팔 수 있도록 한 관련법의 핵심조항은 지난해 5월부터 효력을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 규정에 따라 투자금을 모아온 회사는 200개 정도에 불과하다. 또 일반 투자가들로부터 모을 수 있는 총액은 100만 달러로 제한돼 있다.
그러나 연방의회는 현재 기업들의 온라인을 통한 자금 조성을 좀 더 용이하게 만들어 주는 법안을 심의중이다.
크라우드펀딩 컨설팅 전문가인 셔우드 니스는 일반 대중은 나쁜 회사들을 가려내고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만큼 현명하다고 말했다. 니스는 그 증거로 법률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채 유펀딩포탈을 통해 돈을 모으려 한 수십개 업체들을 들었다. 이들 가운데 수십만 달러 이상 모은 업체는 단 한곳도 없었다.
하지만 투자가들은 아세너지라는 이름의 회사가 안고 있는 문제점까지 잡아내지는 못했다. 네바다에 있는 이 회사는 원유와 가스 비즈니스를 할 계획이라며 투자자로부터 500만 달러를 모았다. 이 회사는 잡스 법에는 들어있지만 잘 언급이 되지 않던, 보다 전문적인 투자자들로부터는 100만 달러 이상을 모금할 수 있다는 규정을 이용, 투자금을 조성하 것이다. 지난 2015년 당국이 이 업체를 폐쇄조치 했을 때 원유업계와 관련한 어떤 전문기술이나 계약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세너지가 문을 닫았을 당시 이 회사는 90명 이상 투자가들로부터 모은 돈 대부분을 탕진하고 난 후였다. 돈은 거의 다 창업주의 개인적 용도에 쓰였다. 이 회사의 투자 공지를 거부했던 페이트는 확연한 사기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안겨 줄 것으로 보이지도 않고 충분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 회사들이라고 밝혔다.
특히 스스로의 가치를 과대 산정하는 기업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회사들은 투자자들에게 돈을 돌려줄 확률이 거의 없다며 자신의 사이트는 이런 회사들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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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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