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낮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는 표현은 말조심하라는 뜻이다. 군왕에 대한 불충스럽거나 불경한 말은 감히 못해도 군왕의 총기를 흐리는 간신의 농간은 참기 어려워 아내에게 소곤거리는 말조차 처마 밑 담벼락에 귀를 대고 듣는 정적의 염탐꾼의 과연에 목숨을 잃은 신하들이 적지 않았다. 서양 역사의 사정도 비슷했기 때문에 엿듣는다라는 영어표현이 ‘eavesdrop’이었다. 전자기기가 범람하게 된 21세기에는 물론 처마밑에서 밀담은 듣고자하는 사람이 필요 없이 극소형 녹음장치로 도청이 가능하게 되었지만 그런 현상은 아직도 ‘electronic eavesdropping’이라고 불리운다.
2010년에 미국 국무, 국방부의 컴퓨터를 해킹해서 수십만 건의 비밀문서를 공표했고 2013년에는 미국 첩보기관(NSA)에서 일했던 에드워드 스노든의 미국 시민들에 대한 NSA의 전화 기본자료 수집의 폭로를 도왔기 때문에 미국을 포함한 정부들을 긴장시켜온 위키리크스 조직이 또 일을 저질렀다.
미국의 중앙정보국(CIA)이 컴퓨터 해킹 전문가들을 고용해서 애플의 아이폰이나 삼성TV같은 최신 전자기기를 기계주인들도 전혀 낌새를 못 차리게 도청무기로 사용한다는 것을 이번 주 초에 폭로한 것이다.
CIA가 사용한 사이버 해킹이 불특정 다수를 감시하는 도구는 아니지만 의혹아래 있는 개인들의 전화, TV, 그리고 컴퓨터를 사용해서 본인들 모르게 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위키리크스의 최근 폭로의 수혜자들은 “IS 테러리스트들, 북한의 폭탄제조자들, 이란, 중국 그리고 러시아의 스파이들과 미국의 다른 적들”이라는게 포스트의 논평이다.
그리고 미국 정보기관들이 2016년 대선 기간 중 위키리크스가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여사에게 불리한 민주당 전당위원회의 이메일들을 폭로한 것이 러시아의 첩보기관과의 밀접한 협조로 이루러진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던 만큼 이번 위키리크스의 폭로에도 러시아의 손길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 같은 보도를 보면서 1주전 트럼프 대통령이 새벽 6시에 트위터로 오바마 전대통령이 자기와 트럼프타워를 선거직전에 도청하도록 명령했다고 주장해서 또다시 세상을 시끄럽게 만든 것을 상기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대통령이 미국시민에 대해서 도청을 명할수 없는 제도와 전통이 1950년대 후반이후에 확립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러시아, 이란, 북한들의 외교관들이나 외국인들은 NSA, FBI, 또는 CIA 등 첩보기관들이 항상 도청한다. 그런데 만약 전화를 받는 사람이 미국 시민인 경우하면 문제가 좀 복잡해진다. 그래도 전화내용을 문서화할 때 그 미국시민의 이름 대신 미국시민 A등으로 표기된다.
미국시민들이나 영주권자들이 외국첩보기관을 위해 일한다는 혐의가 있을 때 그들의 전화내용을 도청하자면 어떤 절차가 필요한가. 만약 내가 김정은의 핵무장이 미 제국주의의 한반도 지배 야망을 분쇄하기위한 한민족 애국적 방어 행위라고 칭찬하는 글을 계속 쓰는데 더해 관광객인 양 가장하여 버지니아 노폭 해군기지에 가서 항공모함 사진을 극소형 카메라로 찍어 북한으로 보낸다하더라고 FBI는 나의 전화를 도청할 수 있기전에 외국정보감시법(FISA) 법원의 허락을 받아야 된다. FISA 법원은 연방지방법원의 비밀비공개 법원이다. 물론 나도 모르는 사이에 FBI가 일방적으로 수집된 증거, 즉 나의 반미친북적 글들의 영어 번역과 항공모함의 사진 등을 FISA법원 판사에게 제출할 것이고 판사가 개연성이 있는 증거라고 결론을 내리면 나의 전화도청이 시작될 것이다.
트럼프의 트위터 주장이 극우파 가짜뉴스에 입각한 엉터리주장이라는 점은 그가 FISA법 절차에 대해 무식하다는데서 분명해진다. 대통령은 결코 미국 시민들에 대한 도청을 신청할 수 없고 FISA법에 의해서 FBI 등 수사 정보기관 만이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기 때문에 그처럼 황당한 주장을 했을 것이다. 트럼프의 뻔뻔스러움은 전임대통령을 범법자라고 명예훼손을 해놓고도 사과는커녕 연방상·하 양원의 정보위원회에서 그 진상을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계속 어거지를 보이는데서 분명해진다.
물론 작년 대선 기간 중 트럼프의 선거참모들이 러시아의 요주 인물들과 전화하는 것이 러시아의 첩보기관들에 대한 계속적인 도청에 의해 포착되었을 가능성은 있다. 그런 경우 FBI는 러시아 첩보관계자들이나 앞잡이들과 대화하는 미국시민들인 트럼프 참모들에 대한 도청을 허락받기위해 FISA 법원에 신청서를 냈을 것이고 그 도청이 이루어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트럼프가 직접 푸틴의 앞잡이들과 통화한 적이 없는 한 트럼프에 대한 도청은 발생할 수 없는 일이다.
정말로 트럼프는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다. 한주가 멀다고 기괴한 일들이 연달아 터지기 때문에 불안하기 짝이 없는 세월이다. <변호사 MD, VA 301-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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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선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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