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who has an ear, let him hear.
귀 있는 자는 들을지어다.
귀 있다고 다 듣는 게 아닙니다. 눈 있다고 다 보는 게 아니죠. 귀 있고 눈 있어도 듣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게 사람의 한계!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 스펙트럼은 보여도 빨강/보라 밖의 적외선(赤外線)/자외선(紫外線)은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개가 듣는 걸 사람은 못 듣지요. 그래도, 사람을 일컬어 '만물의 영장(靈長)'이라니. 삼라만상 가운데 영묘한 우두머리 ‘영장’이 사람? 보이는 것만 보고 들리는 것만 듣는 사람은 한계인. 육신의 눈에 보이지 않고 육신의 귀론 들을 수 없는 경계를 인지해야 비로소 자유인.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들리는 만큼 보이는 만큼 자유로운 법. 폴 사이먼의 노래 "Sound of Silence"에 이런 가사가 있지요. "People talking without speaking / People hearing without listening." 사람들은 말 없이 떠드네 / 사람들은 듣지 않고 듣는다네.
듣지도 않으면서 그저 듣는다네. 건성으로 흘려 듣는다네. 귀 기울여 경청하지 않는다네. 눈여겨 보지 않고 그저 대충대충 본다네. 눈 있어도 시각장애인이요 귀 있어도 청각장애인이라네. 그래서 하신 예수님 말씀. "If ye were blind, ye should have no sin: but now ye say, We see; therefore your sin remaineth." 너희가 눈멀었다면 너희에게 죄가 없으려니와 지금 너희가, 우리는 본다, 하고 말하므로 너희 죄가 남아 있느니라. [요한복음 9:41]
He who has an eye, let him see.
눈 있는 자는 볼지어다.
사람 마음은 참으로 신통방통(神通-通)하니 모든게 마음먹은 대로 지어지나니. 그래서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 어젯밤 달게 마신 해골물이 비록 오늘 아침엔 구역질나는 오물이지만 마실 땐 그토록 달디단 생명수였음을 어쩌랴? 그저 모르는 게 약이라. Ignorance is bliss! 그래서 듣는 귀와 보는 눈이 중요해집니다. 마음으로 듣고 마음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똑같은 걸 보고 들어도 사람마다 보고 듣는 게 다릅니다. 제 눈에 안경이요 제 귀에 귀걸이라. 사람마다 보고 듣는 게 제각각이니, 사람의 보고/들음은 결코 신뢰할 바 아닐 터. 좀더 솔직하게 까놓고 말하자면, 사람은 다만 보고 싶은 걸 보고 듣고 싶은 걸 듣습니다. 소위 사회심리학자들이 말하는 "인지부조화," 그게 관건! Cognitive Dissonance. 카~그니티브 디~써넌스. 제법 그럴듯 의미심장한 표현? 사람 인식의 "불협화음/불일치/부조화"는 꽤나 불쾌한 것으로서 사람은 누구나 애써 피하고 싶어하는 법. 그러니 '애써'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골라 인지하는 것. 그래, "Selective Perception," 선택적 인지(認知)라 합니다. 보이는 걸 보고 들리는 걸 듣는 게 아니라, 사람마다 제각각인 인식 세계의 틀에 맞춰 골라 듣고 골라 본다는 것.
He who has an ear, let him hear. He who has an eye, let him see.
귀 있는 자는 들을지어다. 눈 있는 자는 볼지어다.
현상계를 초월한 영계(靈界)를 논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오늘, 선택적 인지(認知)를 들먹이고 "인지부조화"를 논하는 이유는 다름아닌 작금의 대한민국 사정 때문. 촛불과 태극기 무리들이 극한적으로 대치하는 이른바 대통령 탄핵 정국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저마다 행동하는 양심이요 용기있는 지성이라 내세우지만, 사실 모두 "선택적 인지(認知)"의 올무에 걸린 희생양들? 다들 듣고 싶은대로 듣고 보고 싶은대로 봅니다. 정반(正反)을 넘는 합(合)을 다들 모르는 듯? 그래서 예수님께서 사도 요한에게 계시하신 말씀 가운데 "귀 있는 자는 들을지어다!" 바로 그 말씀이 가슴에 사무치는 겁니다.
Shal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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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영어서원 백운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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