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장 잦고 연비 나쁘다는 인식 팽배… 지난해 점유율 고작 0.3%
▶ 트럼프 “각종 규제로 진입 막아”… 일본정부, 눈치 보며 달래기 부심
미국 자동차 70여대를 사고 팔아온 마쓰이 요시히로. 그는“일본차는 고장은 잘 안 나지만 지루하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옆면이 성조기 무늬로 장식된 마쓰이 요시히로의 포드 개조 자동차는 미국 차에 대한 그의 사랑을 보여준다. 이런 열정은 도요타와 혼다 같은 국내산 차들이 압도적인 일본에서는 이례적인 것이다. 올 67세인 마쓰이는 “일본 차들은 고장이 잘 안다. 그런데 너무 지루하다”고 말했다. 모델 T를 개조한 차량 말고도 그는 빛이 나는 하얀색 포드 썬더버드를 갖고있다. 이 차는 그가 그동안 샀다 팔기를 계속해온 디트로이트 산 70대 가운데 가장 최근 것이다.
마쓰이는 “이런 차를 타면 확 눈에 띈다”고 말했다. 디트로이트는 일본 거리의 미국 차들이 더 이상 유별나지 않게 될 날을 고대하고 있다. 일본 차들은 미국시장에서 상당한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데 반해 일본에서 미국차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 미국 자동차 기업 관계자들과 통상 협상가들은 좌절감을 나타내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 아래서 새로운 정치적 마찰의 원인이 되고 있다.
트럼프는 일본이 각종 규제와 환율 조작으로 미국 차의 일본 진입을 막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일본은 우리 차들이 팔릴 수 없도록 하고 있다”고 최근 미국 기업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말했다. 이런 발언은 일본을 긴장시키고 있다. 최근 열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트럼프 간의 정상회담에서는 이 문제가 논의 됐다. 일본은 일본 연금기금을 미국 인프라 사업에 투자하는 등 트럼프를 달래고 양국 간 무역수지 균형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검토해 왔다.
일본인들에게 무역장벽에 대한 트럼프의 주장은 낯설게 들린다. 마쓰이는“물론 미국 차들은 일본에서 팔리지 않는다”며 미국 자동치 기업들의 마케팅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미국 차들은 이미지가 나쁘다. 연비도 좋지 않고 고장도 자주 난다. 딜러들은 소비자들을 확신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TV에서 광고를 본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확실히 미국 차들은 일본 거리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지난 해 일본에서 팔린 약 500만대의 승용차와 경트럭 가운데 미국산은 1만5,000대, 단 0.3%에 그쳤다. 캘리포니아의 한 메가 도요타 딜러에서 팔린 차가 이 보다 많았을 정도다. 수즈키 마사토는 도쿄 외곽에서 수입 미국 차를 파는 딜러를 운영하고 있다. 그의 딜러 주차장에는 거대한 링컨 내비게이터 SUV들과 풀사이즈 상업용 밴들, 그리고 닷지 차처스와 포드 머스탱 같은 머슬 카들이 서 있다. 이런 차들이 일본에서 소비자들이 찾는것들이다. 고객의 절대 다수는 남성들이다. 수즈키는“ 하지만 이런 차를 파는 것조차 드물 정도”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수즈키가 이 딜러를 연 것은 미국차들에 대한 평판이 바닥으로 떨어졌던 24년 전이다. 그는 “차들은 항상 고장이 났고 고객들은 분노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두 개의 딜러를 더 오픈했지만 이곳에서는 일본에서 인기가 있는 유럽산 차들을 판매한다. 조금 작고 가격이 저렴한 미국 차들로 확대할 생각도 있지만 이런 차들은 일본 기업들이 강세여서 잘 팔리지 의문이라고 수즈키는 덧붙였다. 무엇보다도 소비자들 생각에 각인된 미국 차들의 내구성과 연료효율에 대한 회의가 문제다.
가격 또한 문제다. 그는 일본이 트럼프 주장처럼 환율을 조작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지만 엔화 강세가 미국 차 판매를 위해서는 좋다는 트럼프 생각에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금융위기로 엔화가 강세였던 지난 2008년 수즈키의 딜러는 한 달에 100대 가량의 미국 차를 들여왔다. 하지만 엔화가 약세인 지금은 당시의 10분의 1 정도만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 무역정책 옹호론자들은 일본이 그 어떤 국경세도 부과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반면 미국은 일본산에 대해 2.5%의 관새를 부과한다. 또 이들은 일본 시장에서 약 6% 정도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유럽산 차의 성공을 지적한다. 일본상공회의소 한 관계자는“독일 차들은 일본에서 잘 팔린다. 그런데 미국 차들은 거의 팔리지 않는다”며“일본에서 차를 팔려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유럽 자동차 기업들조차 세금과 안전기준, 그리고 일본산 차들에 유리한 규정 등 일본시장 상황이 대단히 배타적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들은 무역협상과 더불어 구조적 이슈들에 관련된 압력을 넣고 있다. 한 예가 헤드라이트 문제다. 많은 국가들에서는 안전을 이유로 낮에도 헤드라이트를 켜는 것이 일반적이고 차들도 이렇게 제조된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이것이 규정위반이었다. 외국 자동차 기업들은 일본 시장을 위한 차를 따로 만들어야 했다. 이것은 추가 생산과정과 비용 상승을 의미했다. 협상을 통해 지난해에야 이런 조항이 폐지됐다.
이런 규정 완화와 함께 경차들에 부여하던 세제 혜택도 줄여가고 있다. 경차는 일본 내 차량 판매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일본 업체들에 의해서만 제조되고 있다. 세제 혜택 축소의 영향으로 지난해 경차 판매는 9%가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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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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