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노벨문학상은 문학인이 아닌 가수 밥 딜런(Bob Dylan)에게 수여되었다. 기상천외의 선정이 아직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기상천외라는 말은 그가 12월 10일 스웨덴에서 행한 연설문에도 나타난다. 그가 수상을 받아들이겠다고 멈칫거린 날짜도 사실 그 스스로 믿기 어려워 망설이고 있었다고 변명했다.
그는 주 스웨덴 미국대사가 대독한 수상 연설에서 그가 젊은 시절 즐겨 읽었던 토마스 만, 펄 벅, 알버트 카뮤, 에너스트 헤밍웨이도 노벨상을 받으리라고 기대하지 않았으리라는 말과 영국의 대문호 윌리암 쉐익스피어도 그가 연극인으로 생각하고 살았던 것이라고 추측하며, 문학인이라고 자처 했던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하여튼 지난해 노벨 문학상은 오래 오래 논란의 대상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결국 이 논란이란 다음의 물음을 낳고 있다. 문학이란 무엇인가? 시인이란 누구인가?
딜런을 음유시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가 정말 시인인가? 정일품 시인일까? 그 물음에 대한 답이 선명하지 않다. 유행가 노랫말이 시가 되느냐? 시가 될 수도 있다. 문학이 유행가 가사까지를 포함한다고 폭 넓게 문학을 정의한다면 시비될 문제가 없다. 그렇게 되면 문학의 영역은 지극히 확대되고 종이위에 문장은 문학이냐는 물음에 도달한다.
60년대 미국의 월남전 반대에 앞장섰던 20대 심상찮은 유행가 가수가 201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게 된 이유나 배경은 지금도 궁금하다. 그는 75세. 60년대에 대한 향수, 히피 스타일 젊은 가수의 노랫말이 그 당시 전쟁 종식에 도움이 된 것도 사실이고 그 이후 이 가수는 미국의 대중가수로써 이름을 떨쳐왔다. 1961년 젊은 무명가수가 기타 하나 들고 뉴욕 그린위치 빌리지에 나타난 후 지금까지 “1400회 이상 공연을 해온 가수가 바로 미국이다” 라고 설파한 문인도 있고 가사 만이 아니라 그 공연 전체가 바로 문학이라고 설파한 논객도 있다. 거기에 토를 탈 생각은 없다.
아직도 이 가수를 말할 때 많은 사람들이 아래의 노랫말을 기억할 것이다. “하얀 비둘기는 얼마나 많은 바다를 날아서 건너야 모래톱에서 쉴 수가 있는가? 몇 번 탄환이 날아야 탄환의 비는 영원히 그치는가? 그 대답은 벗이여, 바람에 마구 불리고 있네.”
나는 노벨문학상 위원회가 빗겨간 수많은 시인, 작가가 노벨상 권위를 하강시키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그래서 구차하게 노벨문학상을 구걸하듯 하는 한국의 문단이나 시인, 작가들을 비웃고 있다. 스웨덴 한림원이 밥 딜런을 찾아가듯 한국문학을 찾아오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품위 있는 문학인의 자세다. 한국의 모 정치인이 미국에 망명하면서도 노벨평화상 수상 로비를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문학도 그와 같이 하면 되는 줄 안다. 물론 한림원을 찾아오는 자들을 고려의 대상이 되는 줄 안다. 그러나 어느 상이던 로비를 해서 받는다면 그 가치는 서푼 어치도 안되는 것이다. 상금이 백만 달러가 넘는다 해도. 밥 딜런은 그 유명한 백만 달러 상금의 상을 받으러 스웨덴에 가지 않았다. 수상 연설을 주미 스웨덴 대사가 낭독할 정도였다. 보리스 파스테르낙은 노벨 문학상 수상식에 갈수도 없었다. 소련 공산당 감시 하에 살고 있었으니. 불란서 문필가 사르트르는 노벨상을 공식적으로 거부한 사람이다.
1901년 노벨문학상 첫 회에 수상자이어야 할 레오 톨스토이가 빠진 것부터 시작해 러시아 문호 체홉, 고르키, 아일랜드의 윌리암 버트러 에이츠, 제임스 조이스가 빠진 것, 독일문학의 거장 라이나 마리아 릴케, 미국의 저명한 시인 로버트 후로스트, 작가들 가운데 마크 트윈, 존 앞다이크, 필립 로스가 노벨문학상이 빗겨간 작가들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운데 3분지 1은 “최선의 선정”이 아닌 “이상한 선정”이었단 말을 듣고 있다. 미국 작가들 가운데 노벨문학상을 빗겨간 분들이 밥 딜런보다 한 수 아래라고 단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 지구상에 존재하고 있는 200여개 나라에서 한 시인이나 작가를 고르는 일도 어려울진대 이 지구상에서 매년 한 사람을 선정하는 일 자체가 불가사의한 일, 아니겠는가.
노벨상은 기다리지 않는 자에게, 나라에게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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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홍 시인 페어팩스 스테이션,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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