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다사다난했던 2016년 병신년도 역사의 한 페이지로 사라지고 정유년 새해 역시 어김없이 찾아왔다. 시간의 흐름은 되돌릴 수 없는 영원한 진리라는 말이 새삼 실감난다.
그러나 시간도 가끔은 ‘실수’를 하게 되나보다. 새해 1월1일 1초의 시간을 추가하는 ‘윤초’가 전 세계에서 시행되며 관심을 끌었다. 윤초는 세슘 동위원소(원자번호 133)의 진동수(초당 91억9,263만1,770회)를 기준으로 삼는 ‘원자시’와 실제 지구 자전에 의한 ‘천문시’ 사이의 오차 때문에 생긴다. 천문시는 태양과 달의 조석력, 지구 핵과 맨틀 간 상호작용 등에 따라 달라지는 지구 자전 속도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시간의 흐름에 따라 두 시간 체계 사이에 차이가 생기게 된다. 이 차이가 0.9초 이상이 되면 국제지구자전-좌표국(IERS)이 윤초를 발표한다. 지구 자전속도가 빨라지면 음(1초를 뺌)의 윤초, 지구 자전속도가 느려지면 양(1초를 더함)의 윤초를 하게 된다.
일반인들은 “그까짓 1초가 뭐 중요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초단위로 거래되는 주식과 외환거래, 항공편 스케줄과 컴퓨터 등이 윤초로 인해 장애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단 1초 시간의 차이라도 반드시 시정해야 한다. 윤초가 시행된 1972년부터 올해까지 음의 윤초는 없었고 양의 윤초만 총 28차례 시행돼 지난 45년간 인류는 28초 늘어난 시간을 갖게 됐다.
인간은 모든 기록을 초, 아니 초의 10과 100, 1,000까지 나눠 세밀하게 분석한다. 수영이나 육상 기록의 경우 초의 100분의 1, 야구 타자의 타율은 1,000분의 1 단위까지 세분화한다.
인간이 이처럼 시간에 ‘집착’하는 이유는 새해를 맞아 각오를 다시 한 번 다지게 되고 새로운 계획들을 실행하기 때문이다. 비록 작심삼일에 그칠 수 있어도 많은 흡연자들이 새해를 시작하며 금연을 시도하는 것도 새해가 주는 특별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역사는 그래서 시간의 역사라고도 한다.
올해 미국은 8년 만에 대통령이 바뀌게 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정치와 경제, 국제 등 전 분야에서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벌써부터 경제학자들은 새해에 미국, 나아가 세계 경제의 가장 큰 변수로 ‘트럼프노믹스’를 뽑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위대한 미국과 경제 재건을 목표로 내건 트럼프노믹스의 핵심 정책은 납세자를 위한 감세와 함께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지출 확대, 금융과 에너지 업종을 중심으로 한 규제 완화, 보호무역 강화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정책이 대기업과 부유층에 대한 감세가 전체 부의 확대를 통해 중·저소득층까지 경제적 낙수 혜택을 준다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트리클다운 경제’(trickle down economy)를 연상시킨다며 트럼프의 감세 정책 역시 대기업과 부자들에게만 혜택을 줄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의 경제정책의 효과 여부를 떠나, 또 트럼프에 대한 호감 여부와 상관없이 8년 만에 새로운 행정부가 출범한다는 사실 자체에 미국 경제는 기대감에 들떠있다. 미국 경제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뉴욕증시의 다우존수 지수는 전년대비 13.4%나 상승하며 연말을 마쳤다. 또 지난해 11월 8일 대선 이후에만 1,566.55 포인트(8.5%)나 오르면서 역사적인 2만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어 ‘트럼프 랠리’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반면 많은 경제학자들은 올해 미국 달러의 강세로 인한 수출 감소와 제조업 경쟁력 약화, 상승하는 연방 기준금리와 모기지 금리 등을 미국 경제를 위협할 주요 악재로 보고 있다.
연방 기준금리와 모기지 금리는 크레딧카드나 자동차론 등 미국민 절대 다수 대출자의 재정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올해 5%까지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모기지 금리는 벌써부터 주택 및 재융자 시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한인들에게는 원/달러 환율의 향방도 주요 관심사다. 지난해 말 이미 1,200원을 돌파했던 원/달러 환율은 올해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가 4분기에는 1,300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다.
모든 경제 정책에는 빛과 그늘이 공존한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모든 사람이 경제적 혜택을 볼 수 없으며 피해자가 있기 마련이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가계 경제 원칙에 더욱 충실하는 것이다. 소득에 맞게, 그렇지만 건전하고 적정한 수준의 소비를 하면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미래와 노후를 위해 저축을 한다면 내일은 오늘보다, 내년은 올해보다 반드시 나아질 것이다. 또한 올해는 의식적으로 한인 업소와 한국 제품을 애용해주면서 어려운 한인 커뮤니티와 조국 경제에도 기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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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경제부장·부국장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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