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F 오페라, 의상 무대 조명에 이르기까지 새 프로덕션 선보여
SF 오페라가 현대적 연출의‘ 아이다’를 선보이고 있다.
푸치니의‘ 나비부인’과 함께 2016 가을 시즌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으로서, 지난 11월 5일부터 공연하고 있는 ‘ 아이다’는 고대 이집트의 왕궁과 신전 대신 이집트의 상형문자를 형상화한 무대를 바탕으로 현대적 연출을 선보이고 있는데 현대식 군복으로 개편된 의상에서부터 무대, 조명에 이르기까지 새프로덕션의 기대감을 모았던 작품이다.
LA 출신 아티스트 Marquis Duriel Lewis의 디자인으로 제작된 무대는 so-so 판정을 받았고, 원작과는 다소 동떨어진 괴리감을 주고 있는데 시각적 측면에서 볼거리는 조명정도라고나 할까. 작곡가 베르디가 봤다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만큼 어지럽고 해괴한 연출이지만 ‘ 아이다’의 별미인 개선행진곡 장면을 제외한다면 그런대로 봐줄 만한 효과도 엿보이는 무대.
음악은 루이소티가 이끄는 다이나믹한 오케스트라가 장면을 살려주고 있고 소프라노 Leah Crocetto가 부른 아이다역은 라다메스의 아리아 ‘ 청아한 아이다’ 만큼이나 청아하고 아름답지만 연기에서 다소 문제점을 드러내며 감점받았다.
장군 라다메스역의 테너 Brian Jagde는 미성을 뽑내며 부드러운‘ 청아한 아이다’를 부르진 못했지만 시종 드라마틱한 목소리로 관객들을 사로잡았고, 압권은 역시 주인공들을 받쳐주는 합창단들. 모두들 현대식 군복을 입고나와 전통적인 아이다 무대를 기대한 관객들에겐 다소 실망이었지만 음악과 무대, 조명들이 나름대로 크게 활약한, 말 그대로 실험무대로서의 아이다의 새로운 측면을 보여준 무대라고 하겠다.
오페라 ‘ 아이다’는 베르디가 남긴 가장 이색적인 작품 중의 하나였다. 흥행과 예술성 부문에서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이 작품은 사실 가장 베르디적인 작품은 아니었다. 베르디 역시 이 작품에 대해 스스로에 대한 의구심을 품고 있었는데, 아이다 공연의 일화 중에 ‘ 아이다’에 실망한 관객이 편지를 보내오자 자존심이 상한 베르디가 전액 배상하도록 한 전례를 보아 베르디 또한 관객의 입장(?)에서 이 작품에 크게 만족하지는 않은 듯.
아무튼 이 작품은 베르디가 두 차례나 거절할 만큼 원래부터 작곡할 마음이 없었던 작품이기도 하였다. 내성적이고 자기 스타일을 고집했던 베르디는 수에즈 운하 개통 기념으로 건축된 오페라 하우스의 축전 공연으로서 자신의 작품을 내놓을 마음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당시로서는 천문학적인 액수였던 15만 프랑을 받고 작곡에 착수한 베르디는 엄청난 양의 재정지원과 물자가 조달된 ‘ 아이다’에 점차 흥미를 느끼게 되고 이윽고 완성된 이 작품은 음악보다는 화려한 무대로 더 유명하게 되었다.
1871년 카이로의 Khedivial Opera House에서 초연되었을 당시에는 순금으로 제작된 왕관, 의상 등을 입고 공연되었으며 이듬해 밀라노에서는 베르디가 직접 나서 무대와 연출, 지휘까지 맡아 말 그대로 초만원 속에서 대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요란한 무대 만큼이나 이를 받쳐줄 음악 또한 초호화판으로 작곡되었는데 그중 개선행진곡 장면은 아무 극장에서나 연출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스케일이어서 초기에는 대극장 위주로만 선별적으로 공연되었다고 한다.
프랑스 이집트 고고학자인 오귀스트 마리에트의 쓴 시나리오를 기초로, 카미유 뒤 로클이 프랑스로 대본을 작성하였는데 이 대본은 베르디가 아이다를 작곡하게 된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이것을 근거로 안토니오 기슬란초니가 이탈리아어 대본을 작성하였는데 초연은 1871년 12월(카이로), 유럽에서의 초연은 1872년 2월 밀라노의 라 스칼라 극장에서 막이 올려졌다.
내용은 에티오피아의 공주인 아이다가 이집트에 끌려와 노예가 되었는데 이집트의 장군 라다메스와 이집트 공주 암네리스와의 삼각관계를 이룬다는 이야기. 그중 장군 라다메스는 아이다를 향한 사랑과 파라오를 향한 충성 사이에서 갈등하게 되는데 이를 알게된 파라오의 딸 암네리스의 질투는 결국 이들을 파멸로 이끌게 된다.
라다메스는 에티오피아와의 전쟁에서 승리, 화려하게 개선하게 되지만 전쟁에서 패하고 포로로 끌려온 아이다의 아버지(에티오피아의 왕)을 돕게 되고 결국 이 때문에 반역죄로 체포된다. 자신을 항변하지 않고 산 채로 무덤에 갇히게 되는 라다메스는 그곳으로 숨어 들어온 아이다를 발견, 결국 두사람은 사랑의 죽음을 맹세하며 무덤 속에서 시체로 변해간다는 내용.
▶공연기간: 12월 6일까지(11월 27일, 30일, 12월 3일, 6일)
▶장소 : SF 워 메모리얼 오페라 하우스
▶티켓 : www.sfoper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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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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