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국 환경규제 강화 전기차 개발 불가피, 도요타·마즈다 등 속속 양산 계획 발표
▶ IEA “2025년엔 3,000만대까지 늘어날 것”
전기차 모델이 다양해지고 성능이 개선되면서 앞으로 2025년에는 전 세계에서 전기 차 3,000만대가 도로를 달릴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자동차 제작사들의 전기차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유럽과 미국, 중국 등지에서 이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 배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자동차 제작사들은 사실상 의무적으로 전기차를 개발할 수밖에 없어서다. 올해 세계에서 판매된 자동차는 100만대가 채 안 된다. 하지만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도 2040년 4,100만대로 글로벌 판매량의 35%를 전기차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세계 에너지 시장 관련 보고서에서 연비 기준 강화와 세제 혜택 등으로 전기차 혁명이 곧 일어나 개솔린 수요가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IEA는 현재 세계 도로 위에 130만대의 전기차가있는데 2025년에는 3,000만대, 2040년에는 1억 5,000만대의 전기차가 도로를 달리게 될 것이라고 봤다.
세계 전기차 시장 1위인 중국에서는 기존 업체들 외에 전기차 스타트업이 우후죽순으로 생겼다. 독일의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나 미국GM 등도 전기차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일본은 일찌감치 전기차를 시작한 닛산 외에 도요타와 혼다까지 양산 경쟁에 가세했다.
특히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이면서하이브리드차의 선구자인 도요타는 2020년까지 전기차 대량생산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그간 도요타는 궁극적 친환경차로 수소연료 전지차를 내세웠지만 결국 대세로 자리 잡은 전기차를 받아들였다. 도요타가 수소차에서 전기차로 방향을 튼 것이라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온다.
도요타는 우선 사내에 소규모 전기차 개발팀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 향상된 성능의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지난 24일 발표했다. 이를 통해 지금보다 주행거리가 최대 15% 늘어나는 배터리를 2∼3년 안에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도요타는 기대했다.
도요타는 지난해 1회 충전으로550㎞를 달릴 수 있고 빠르면 3분만에 충전할 수 있는 수소차 ‘미라이’를 출시했다. 하지만 수소차는 여전히 비싸고 인프라의 뒷받침도 부족하다.‘ 미래’라는 뜻의 미라이는 지난해 출시 이후 가격을 내렸지만 1,000대도 팔리지 않았다.
도요타의 전기차 개발 결정에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의 환경규제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경제 매체 차이신(Caixin)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순수 전기차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수소차 등의 판매 비중을 2018년까지 전체의8% 이상으로 높이지 못하는 메이커는 벌칙을 받게 하는 내용의 초안을 마련했다. 이 비중은 2020년에는 12%로 높아진다. 중국에서 신에너지차로 불리는 이런 차량의 능력이 없는 자동차 메이커는 사실상 금지되는 것이라고 중국 국영 언론들은 전하고있다.
일본 업체 가운데 도요타와 함께 전기차에 회의적이었던 마즈다도 전기차를 2019년에 양산하겠다고 최근발표했다. 도요타와 마즈다는 중국과 미국의 엄격한 이산화탄소 기준을 맞추려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혼다는 2030년에 순수 전기차 또는 부분 전기차의 비중을 전체의 30%로 높일 계획이라고 올해 앞서 공언한 바 있다. 전기차가 15%,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가 15%를 각각 차지한다.
일본 메이커 가운데 닛산은 기술과 노하우에서 세계적으로 앞서 있다. 닛산은 베스트셀링 전기차 모델리프를 보유하고 있다. 르노 닛산 얼라이언스의 카를로스 곤 CEO는 중국에서 가격을 8,000달러까지 낮춘 전기차를 몇 년 안에 팔 것이라고 최근 말했다.
중국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떠올랐다. 중국은 자동차 번호판 경매 제도로 오염 많은 차량을 억제하고 전기차에 후한 보조금을 준다. 그 결과 중국의 전기차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힘차다.
중국에서는 BYD(비야디)를 비롯해 BAIC(베이징자동차), SAIC(상하이자동차), JAC(장화이자동차) 등이 전기차를 생산하는 대표적 업체다.
BYD는 억만장자 투자자 워런 버핏이 투자한 회사로 유명했으며 삼성전자로부터도 약 5,000억원을 투자받기도 했다.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도 부쩍 늘었다. 2014년 설립된 넥스트 EV는 지난 21일 ‘니오’ (NIO)라는 브랜드와함께 EP9이라는 이름의 전기 슈퍼카를 공개했다. 10월에 독일 뉘르부르크링의 20.8㎞ 서킷을 전기차 최고 기록인 7분 5초에 주파한 이 차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전기차’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EP9은 1대 생산비용만 대당 120만달러다. 내년에 중국을 시작으로 세계 시장까지 판매가 확대될 예정이다.
한국은 기술이나 물량에서 훨씬앞선 다른 나라들을 뒤늦게 따라잡아야 할 처지다. 현대차가 올해 내놓은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주행거리가 191㎞로 제주도 일주가 가능한 수준이다. 현대차도 도요타처럼 수소차인투싼 ix35가 있지만, 판매량은 미미하다. 현대차는 2018년을 목표로 1회충전 주행거리 300km 이상의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 한국 시장의 전기차 연간 판매량은 고작 3,000대 수준이다. 다만 내년에 테슬라의 상륙과 주행거리 383㎞인 GM 볼트 EV의출시를 계기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218년까지 연간 생산 대수를 5만대로 2015년보다 10배 늘릴 계획이다.
소비자들은 아직 전기차 구매에 소극적이지만 자동차 제작사들은 각국 정부의 규제 강화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업체들은 전기차의 미래를보고 장기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배터리가 싸지고 성능이 향상되면 전기차 가격이 내려가고 주행거리가 늘어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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