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체면을 만신창이로 구겨버리고 역사상 최악의 정치 혼란을 야기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그리고 고속도로에서 차에 치어 널부러진 짐승의 시체를 보고 묘하게도 함수 관계가 연상된다.
길은 정도로 따라가야 하는 것이지 무단횡단하는 것은 바로 파멸이라는 교훈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함부로 길을 가로 지르는 것은 치명상을 불러오게 마련이다. 어느 길을 가든 올바른 길로 바로 가지 않는 것은 화를 불러오는 지름길이다. 좁은 길 일지라도 빨리만 가려고 욕심내면 돌부리나 예상못한 장애물에 걸려 넘어지는 큰 낭패를 보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과 요괴처럼 마각이 드러나고 있는 최순실 그 일당의 정치적 사회적 갖가지 전횡들이 적나라하게 밝혀지면서 고속도로를 함부로 가로 지르려다 비명횡사한 동물의 처참한 마지막이 떠오르는 것이 무리한 환상이었나.
100만명이 넘는 국민들이 두 차례나 집회를 갖고 “박근혜 즉시 물러나라”고 외친 그 함성의 여운이 타국땅에 와 사는 우리들의 심금을 아직도 울리고 있다. 그런데도 박근혜는 95%가 넘는 전 국민의 함성을 무시하고 오히려 적으로 삼아 덤벼드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분명히 바른 길로 가지 않은 무단횡단 만행이다. 해볼테면 해봐라, 나는 검찰의 공범 판결을 무시하겠다, 국민들의 물러나라는 외침도 짓뭉개고 권력을 끝까지 놓지 않겠다며 배 째라는 태도다.
다시 고속도로를 질러 가다가 죽은 짐승의 시체가 뇌리에 떠오른다.
지난 1960년 4.19 당시 대만에 쫒겨나있던 장개석 중국 총통이 이승만 당시 대통령에게 위로 서신을 보내왔다. “한국에서 학생들의 소요가 그렇게 심하니 얼마나 걱정이 크시겠습니까. 불손한 자들은 어느 사회에나 있는 법입니다. 분발하십시오.” 이런 내용이었다. 이 서신에 대해 이승만은 비서에게 답장을 쓰게 했다. “장 총통, 격려서신 대단히 감사합니다. 그러나 나는 최근의 우리 한국 소요사태를 보고 오히려 우리나라의 미래에 희망을 보았습니다. 우리나라 젊은 청년학생들과 국민이 이토록 민주주의를 사랑하다니 정말 새로운 한국의 희망을 본 것 같습니다..." 당시 경무대 출입기자였던 원로 언론인 남재희 씨(4선 국회의원, 보사부 장관)에게서 직접 들은 얘기다.
이런 답장을 장 총통에게 보낸 이승만은 그 며칠 후 “국민 대다수가 원한다면 기꺼이 하야 하겠습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홀연히 하와이 망명길에 올랐다. 비록 독재자로 원성을 듣고 지탄받던 그였지만 지도자로서 마지막 선택은 국민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이었고 그의 통 큰 하야 결단이 국민과 국가를 위한 길이였다.
지금 박근혜 대통령은 정도로 가지 않고 국민과 정면 대결하는 길을 선택했다. 바로 엊그제까지만 해도 잘못했다고 울먹이며 두 번씩이나 사과성명을 내더니 이제와서 물러서지 못하겠다고 당돌 황당한 태도를 보이다니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정도가 아니다.
이 만큼 절절한 국민의 피 끓는 호소를 들었으면 됐지 않은가. 얼마나 역사의 순리를 역행하다가 비참한 결말을 맞으려는 건지 연민의 정마저 느껴질 지경이다. 검찰도 박근혜를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과 공범으로 발표했다. 박근혜는 피의자라는 의미다.
지금 이 대한민국의 혼란한 사태 해결책이 복잡하고 어려울 게 뭐 있나. 국민의 절실한 요구대로 어떤 형태로든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나면 되는 것이다. 우리 헌법 81조에 따라 대통령 권한대행을 여야 정치권에서 동의하는 인물에게 총리직을 물려주고 정치 혼란의 핵인 대통령이 물러나면 그만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래 단 한 순간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 여야 정치인은 물론 언론, 국민들과의 소통이 메말라 사방에서 원성이 끊이지 않았다. 이른바 국민들이 지어준 ‘수첩공주’ 원성이다. 현역 의원들을 내쫓고 자신의 비서진들을 지역에 내보내 공천을 감행하는 정치폭행으로 새누리당의 내분이 일어나 총선에서 참패, 여소야대의 정국이 되었다.
그리고 꼬리가 길면 잡힌다는 격언처럼 드디어 최태민, 박근혜, 최순실로 이어지는 정치 추행이 일어나 전 세계적 국제망신을 당하고 국민 반발의 발화점을 빚어내게 된 것이다. 일백가지 잘못을 한두가지 궤변으로 모면하려는 추태을 더 이상 보이지 말고 흔쾌히 물러나는 품도를 보일 것을 촉구한다.
국민저항이 수그러들 것으로 안다면 불행밖에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자꾸만 고속도로에서 길을 가로 지르려다 비참한 최후를 맞은 짐승의 모습이 뇌리에 어른거린다.
박근혜 대통령은 진정한 국가와 국민 사랑이냐, 개인적 탐욕이냐의 기로에 서 있다. 국민에 대한 진정성을 가지고 판단해 보라.
전화 (571)326-6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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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용 자유광장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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